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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는 강하다(한 호남인의 바람)
이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이다.
율전 2003/08/08 03:49    

며칠 전 고 정몽헌 의장의 죽음은 그 자체로 나에게 대단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어제 나는 그에 못지 않은 충격적인 일을 경험하였다.

내가 사는 곳은 전라남도 목포시이다. 이곳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96%라는 놀라운 득표율을 안겨 주었던 곳이다. 이는 단일 선거구에서는 전국 최다 득표율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호남 몰표 현상에 대한 해석들이 구구하고 각각의 해석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겠지만 나는 호남의 몰표가 지역이기주의에 근거한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 목포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96%라는 놀라운 득표율을 안겨 주었던 곳이다. (사진/네이버검색)
호남에서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던 사람들의 경우 두 가지 층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독립된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층이며, 다른 하나는 민주당 후보로서의 노무현(곧 DJ노선의 계승자로서의 노무현)에 대한 지지층이라는 것이다.

한 부류 즉, 독립된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층이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지난 대선 과정과 지금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한 때 전국적 지지도가 10% 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 물론 당시 호남에서도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을 하기는 하였지만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남지역에서는 그 낙폭이 적었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7/11∼12,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0.4%에 그친 반면 호남의 경우 54.9%였다) 그리고 이렇게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도의 변동폭이 적은 이유를 나는 독립된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층이 그만큼 호남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른 한 부류 즉,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서의 노무현을 지지했던 지지층의 경우엔 좀 더 복잡한 면이 있다. 이 부류의 경우 민주당 후보로 누가 선출되었다 하드라도 민주당 후보를 찍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내면적 이유로 DJ에 대한 연민과 애정, 그에 뒤따르는 안티 이회창 안티 한나라당 정서, 중앙 정치무대에 대한 호남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결과 이들은 그 때 그 때의 대세에 따라 이인제로부터 노무현으로, 정몽준으로, 다시 노무현으로 쏠림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양 계층을 딱히 무엇을 기준으로 판가름하기가 어려운 면도 있다. 즉 독립된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층이었다 하더라도 만일 대선 과정에서 노무현이 중도 탈락하거나 민주당의 정서가 완전히 노무현으로부터 벗어났다고 했을 때 과연 이들이 끝까지 노무현을 고수 했을 것인가 하는 점과, 누가 민주당의 주류가 공인하는 후보로 나섰다 하더라도 그가 수구적이고 안티 DJ노선을 천명하였을 경우 그를 끝까지 민주당 후보로 보고 지지하였을까 하는 점을 고려해 보면 양 계층을 엄격한 기준으로 나누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결국 독립된 몇 가지의 기준으로 이들을 분류하기보다는 한 개인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사고들이 그 때 그때의 정치적 상황과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이쪽과 저쪽을 왔다 갔다 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호남은 전체적으로 90%가 넘는 표를 노무현에게 몰아 주었고 그 이면에는 노무현 개인이 그간 보여왔던 정치역정과 '국민통합'을 부르짖었던 그의 신념 그리고 민주당의 후보로서 DJ노선의 계승자, 안티 이회창 안티 한나라당의 선두주자, 과도한 중앙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적임자 등등을 복합적으로 추구하던 호남 사람들의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신뢰 혹은 그를 선택했던 자신의 정치적 판단에 대한 신뢰를 적어도 아직까지는 호남사람들의 다수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제 나는 나의 그러한 생각에 금이 갈 정도의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일하는 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 정몽헌 의장의 죽음에 관계된 뉴스를 듣던 도중 문득 나이 드신 분께서 지나가는 투로 말씀하셨다. "결국 이북 놈들이 아까운 사람 목숨 하나 뺏어 갔구만, 쯧쯧" 순간 나는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내가 아는 한 그 분은 조중동과 같은 수구 대변지는 볼 기회가 없는 분이다. 오로지 TV 뉴스와 주변인들과의 대화만이 그 분이 유일하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라인이다. 그리고 그 분은 지난 대선 때 다른 누구보다도 더 노무현에게 호감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노무현을 홍보하고 다니셨던 분이다. 그런 그 분이 문득 조ㆍ중ㆍ동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 그것은 내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치에 굉장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정치에 관한 정보를 TV의 뉴스를 통해 취득하지 않는다. 내가 정치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는 주요 라인은 인터넷이다. 주로 오마이뉴스와 인터넷한겨레, 연합뉴스, 시대소리, 프레시안, 동프라이즈, 우리힘닷컴, e윈컴을 서핑하고 정치에 관한 정보를 주워 듣는다. 그러나 나와 같이 인터넷만을 통해 정치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는 사람이 과연 주위에 몇이나 될까? 설혹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취득한다손 위에 열거한 싸이트들만 돌아다니며 정보를 취득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그 날 오랜만에 '디지털조선'과 '동아닷컴'을 들어가 보았다.

△ 수구는 강하다. 소시민들의 의지를 소리 없이, 티 안 나게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사진/네이버검색)

다음은 그날 '디지털조선'에서 고 정몽헌 의장의 죽음에 관한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추천을 많이 받았다는 댓글들이다.

▶ 독자추천 100자평

하경철(hkyung) 등록일 : 08/04/2003 07:23:26 추천수 : 490
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결국 김대중 정권의 대북사업은 아까운 젊은 인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로써 대북사업은 끝은 내야 합니다. 정말 가슴아픔니다. 왜 죽어야 할 장본인은 죽지 않고 있는데...

이승복(lsblwc1) 등록일 : 08/04/2003 07:34:04 추천수 : 271
참 가슴아픈 일이 벌어지고 말았군요. 그러니까 모든 일이 정도를 걷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대북송금이 몇몇 사람의 뜻과 욕심에 의해 이루어진 게 화근이겠지요.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이 어떻게 될까요? 대북송금이 잘 한 일이라고 게거품을 물었던 자들! 반성하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병상(treeeye) 등록일 : 08/04/2003 07:44:04 추천수 : 253
평생을 국민기만과 음모로 살아온 늙은 前통치자의 더럽고 추악한 현시욕이 기업인 한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군요. 삼가조의를 표합니다. 노벨평화상의 수상의 뒤안길에 평화가 아닌 이러한 불행이 얽혀 있다니 아이러니일 뿐입니다. 현정부 또한 전정부의 이런 불행한 전철을 밟고 있음에 착찹합니다.

최효준(capitan) 등록일 : 08/04/2003 07:31:50 추천수 : 209
고인이된 정회장도 정치의 희생자 아닌가?김대중김정일놈들이 저지를 죄악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생각케한다.아까운 사람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강복구(k1000buin) 등록일 : 08/04/2003 07:48:43 추천수 : 188
개대중이가 드디어 아까운 인재까지 죽여놨구먼. 박지원이란 놈허구 합작해 죽여놨으니 이 일을 어쩜 좋겠나? 정주영이 이용해 먹고 뭐가 또 모자라 요리조리 수단방법가리지 않고 주리 틀어가며 이용해 먹더니... 실로 비극이로구나. 한국적 비극이다. 아, 이 비극을 한 몸으로 만천하에 고발하니 고인이시여! 부친과 함께 편히 잠드소서! 모두 고인의 명복을 빌고 때려 눕히려 갑시다.

주경숙(adore2) 등록일 : 08/04/2003 07:35:47 추천수 : 152
아래 이진오,이종규님 특검과 조선일보가 원인이 아니고 슨상님의 그잘난 불법 대북송금이 문제였습니다.

박건영(pakcci) 등록일 : 08/04/2003 07:32:51 추천수 : 130
누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갔나? 무엇도 아쉬울 것 없어 보이던, 우리나라에서 첫째 둘째하던 그 대기업의 총수가.... 정작 목숨을 끈어야 할 그 어떤 분(?)은 버젓이 큰소리치며 떵떵 살고있고, 아직도 그를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수 많은 무리에 둘러 쌓여 있는메....

최효선(hina) 등록일 : 08/04/2003 08:10:40 추천수 : 127
정작 죽어야할 노망난 노인네는 평화상 껴안고 유유자적인데 아직 할일도 많은 분이 이게 무슨일인지...잠깐 감옥생활을 하게 되시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또 곧 복권 될수 있을것을..대통령을 두번이나 잘못 뽑으니 엄한 사람 여럿 잡는구나.휴..

조현진(chopenguin) 등록일 : 08/04/2003 07:40:40 추천수 : 117
죽을놈은 안죽고.............정몽헌이가 희생양이 되는군... 누가.........이사람을 뛰어내리게 했을까...............

박정숙(kittylove7) 등록일 : 08/04/2003 07:38:35 추천수 : 112
아침에 참 슬픈소식을 접하니 가슴이 답답하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때중이가 벌린 대북송금에 대한 의혹은 한 점도 빠짐없이 철저히 조사해 정몽헌 회장의 죽음이 헛된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여기서 나는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추천수와 댓글 수가 장난이 아니다. 내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언론싸이트인 오마이뉴스의 경우 같은 뉴스에 대한 댓글과 댓글에 대한 추천수는 많아야 이의 십분의 일에 불과한 정도였다.

문득 시대소리 주황님의 글 중 '최병렬은 강자다'라는 글제가 떠올랐다. 그렇다. 조ㆍ중ㆍ동은 강자다. 아니, 이 땅의 수구세력은 여전히 강하고, 주류이고, 정치와 생활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누군가의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개혁의 반대는 수구다. 보수의 반대는 진보다' 솔직히 나는 진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개혁이다. 그러므로 나는 개혁의 반대, 수구를 때려 부수고 싶다. 개혁이 의미하는 사전적 의미가 어떠한지 나에게 물어보면 제대로 답할 자신이 나에게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남한사회에서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부류가 누구냐고 물어 본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청와대, 민주당 신ㆍ구주류, 개혁정당, 민노당, 시대소리의 눈팅맨들, 동프라이즈의 눈팅맨들, 준만이스트, 노사모, 오마이뉴스의 독자들 등등.

그리고 그 중심에 언제나 화두로 존재하는 것은 청와대이다.

개혁의 반대는 수구다. 그리고 지금 수구는 강하다. 엄청나게 강하다. 아니, 단지 강한 정도가 아니라 개혁을 원했던 소시민들의 의지를 소리 없이, 티 안 나게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교활한 자들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 조ㆍ중ㆍ동이 있다.

이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의 적전분열은 없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끼리의 열띤 토론은 수구와의 대회전을 앞둔 내부 결속용이었어야 한다. 몇 달 후 우리는 사상 최대의 전투를 벌여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지 않다.

P.S : 나를 뭐라 평해도 좋다. 그러나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님, 지금 현재의 곳에서 고개를 조금만 왼쪽으로 돌려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조금만 왼쪽으로 돌려 주십시오"

독자 의견 목록
1 . 광주일보에 특검,정몽헌회장님,햇볕정책이 나왔길레. 임장백 2003-08-08 / 07:54
2 . 진짜 수구와 기득권 / 이글 지우지 마싶시요 임장백 2003-08-09 / 11:06
3 . 율전아, 참아라 똥털 2003-08-09 / 20:54
4 . 똥털님께/ 율전 2003-08-10 / 00:10
5 . 너무 성질내지 말드라고, 알았제 율전아 똥털 2003-08-10 / 09:14
6 . 빼 먹은 글자가 있어서 똥털 2003-08-10 / 09:41
7 . 똥털님/ 율전 2003-08-10 / 20:13
8 . 이렇게 정색하고 달겨드니 꼬리를 내릴라요 똥털 2003-08-10 / 23:52
9 . 카만..... 똥털 2003-08-11 / 00:00
10 . 똥털님/ 율전 2003-08-11 /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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