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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권리와 "물러나게 할" 권리
-주민소환제 필요하다!
풀꽃 2003/07/30 20:33    

모두가 잘 아는바와 같이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발전해온 민주주의(democracy)는 그리스어의 'demokratia'에서 유래한 'demo'(국민)와 'kratos'(지배)의 합성어로서 '국민의 지배'를 의미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지배"를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여성,노예 제외)들이 입법의원이 되어 도시의 일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형태였다.
△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사진/네이버 검색>

그러나, 이것은 소규모의 도시국가 였기에 가능한 제도였고 이후 광대한 영토와 국민을 가진 근대국가가 성립하면서 민주주의의 이상인 '국민의 지배'를 어떻게 관철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제도의 출현을 보게 된다.

그 제도들은 크게는 두 가지의 흐름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대의제)민주주의'가 그것이다.

북구와 남태평양의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직접민주주의는 비효율성으로 인하여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대다수의 국가는 간접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현대민주주의 추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접민주주의는 국가의 모든 일을 결정, 집행하는데 모든 국민의 직접참여가 곤란한 만큼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표자로 하여금 대신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간접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효율적인 제도이긴 했으나 위임받은 대표의 선의와 능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결함을 지닌 불완전한 제도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서구민주주의의 성공은 그들이 위임한 대표의 선의와 능력에 의존하여 이루어진 것인가 하고 묻고 싶어진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수 백년 거쳐왔으며, 아직도 '진도 느리고 문제 많은' 민주주의의 학생일 뿐이다.

오히려 서구 민주주의의 건강성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지방자치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고 한다. 이는 근대 민주주의의 초기 사상가들이 '민주주의는 곧 지방자치'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지방자치에 높은 관심을 가졌고, 그 결과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가능하게 된 까닭이다.
이러한 유럽의 선택은 정부구성에 있어서 '민주성'과 '효율성'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서 당연한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곧 지방자치'

현재 지방자치는 "국민의 지배"라는 본래적 의미의 민주주의에 가장 근접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대의제로 운영되는 중앙정부 시스템을 견제하고 보완하는 효과적인 장치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결코 짧지만은 않은 지방자치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강압적 정치체제 하에서 지방자치는 거추장스러운 걸림돌이었을 뿐이었다. 정부수립 직후에 도입된 지방자치제는 이승만과 박정희에 의해 왜곡되고 중단되었으며 문민정부 들어서 1995년에야 비로서 진정한 의미의 출발을 하게된다.

이후 작년까지 세 번의 선거를 통하여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단체장들을 선출해 왔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지방의 모습도 많이 바뀌어 축제도 생기고 공무원들도 부드러워지고, 단체장들은 지역민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평가는 이러한 긍정적인 면들을 압도하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능한데다 부패하기까지 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지방자치는 요지경이라는 한숨소리 마져 들린다.

한국 지방자치의 문제는 부패한 지역의 정당 주변세력들이 지역토호들과 결합하여 단체장을 압박하거나 공모하여 자치단체 예산을 농단하며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부패한 먹이사슬 구조가 강력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전남 정무부지사의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고흥, 신안과 완도 등 세곳에서 수해복구비로 책정된 천억이 넘는 예산이 썩은 고기에 몰려드는 하이에나 같은 지방정치 모리배들과 지역의 힘있는 토호들에 의해 농단되었고, 검찰의 철퇴를 맞았다.

반면 전남의 대다수 농가들은 1년 내내 들판에서 뼈가 휘도록 일하고서도 년간소득 천만원도 안되는 생존의 한계선상에 놓여 있으며, 여기에다 WTO농업개방이니 FTA니 하여 수매도 안받고 정부지원도 받기 어려워 져서 농업은 존폐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 있다.

바로 그들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돈들이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가?

그런 단체장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라고 뽑아놓은 지방의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지역민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던가?

안타깝게도 현재의 우리나라 지방자치제에는 결정적 과오를 저지른 단체장에도 형법적 통제외에는 어떠한 법적 통제수단이 없다. 다시 말해서 현행 한국의 지방자치에 있어서 "국민의 지배"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뽑을' 권리가 있다면 '물러나게 할' 권리도 주어져야 마땅하다.

현행 한국의 지방자치에 있어서 "국민의 지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구청장의 아내가 공무원 승진과 관련해 2년에 걸쳐 10여명의 공무원으로부터 수 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제3자인 구청장의 아내가 직무(공무원 승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았으므로 '제3자 뇌물취득죄'를 저지른 것이고, 구속 수감되었다. 이것과 관련해 구청장의 형법상 책임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것은 구청장과 무관한 제3자의 범죄인가?
정상적인 경우라면 공직을 사퇴했어야 했다. 그러나 사퇴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전국 최초로 7월 15일 부터 28일까지 실시된 광산구청장 소환투표 장면
이 문제에 대해 광산구의 시민들과 공무원노조는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렇게라도 해 보는 것이다. 그것은 시민의 분노를 확인 시킴으로써 본인의 사퇴를 유도하고, 주민소환제 도입의 필요성을 알리고자하는 시민들의 고민의 산물이었다. 광산구민 6천 6백여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92.8%가 구청장의 소환에 찬성했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주민소환제(Recall)'를 도입해서 단체장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해직청구는 물론 지방의회의 해산까지도 할 수 있도록 주민소환을 폭 넓게 허용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18개의 주와 절반이 넘는 시와 카운티 등 자치단체들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단체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소신있는 정책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임기중의 단체장이 주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주민들에게 묵과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단체장의 임기만료시까지 그것을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제 도입이후 임기제의 폐해가 도를 넘은 상황에 온 지금 더 이상 주민소환을 미룰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독자 의견 목록
1 . 우리지역부터? 해남 사람 2003-07-30 /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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