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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와의 약속 매니페스토
한용현 2006/02/23 09:34    

5. 31일 치러지는 제4차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운동단체가 뜻을 모아 각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 공약의 필요성, 실천가능성을 검증, 유권자에게 정당, 후보자의 선택기준으로 제시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 전개된다.

매니페스토는 라틴어로 “선언 또는 주장”이라는 의미이며 정치와 관련하여 정당이나 단체의 기본이념ㆍ강령의 제시ㆍ주장을 뜻하며 선거와 관련하여서는 유권자와의 약속 즉 계약으로써 공약의 목표와 이행가능성, 예산확보의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선거공약을 말한다.

선거공약의 구체성(Specific) 측정, 검증 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성(Achievable), 관련분야ㆍ지역과 연관된 타당성(Relevant), 추진일정명시(Timetable)를 “SMART”라 한다. “SELF"는 지속성(S. Sustainability), 자치력 강화(E. Empowerment), 지역성(L. locality), 책임있는 후속조치(F. Following) 의 4가지 평가기준을 말한다. 이 스마트ㆍ셀프 지수로써 각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을 분석, 평가하는 것이다.

선거와 관련한 매니페스토는 1834년 영국의 보수당 당수인 로버트 필이 이 개념을 처음 도입, 제안했다. 그는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으로 순간의 환심을 살수는 있다. 그러나 결국 실패 한다.”라는 말로 헛된 거짓 공약보다 실천 가능한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4년 미국의 하원의장이었던 공화당의 뉴트 깅그리치가 “미국과의 계약(Contract with America)을 선거구호로 내걸어 승리 한다.

이후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매니페스토를 제시해 집권에 성공한다. 2003년에는 일본 지방선거에서 마쓰자와 시게후미 가나가와 현 지사를 비릇한 일부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매니페스토(일본에서는 manifest. 정권공약)를 제시, 승리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해방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를 치루어 오면서 후보자의 공약이 정상적인지 비정상적인지 또는 필요 없는 공약인지 사전ㆍ사후에 제대로 검증해 보지 못했다. 또한 당선자의 공약이행을 강제하거나 실천 여부를 따지려하는 노력이 거의 없었다. 선거에 나서는 자는 다 똑같다 라는 말로, 공약은 으레 지키지 않을,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며 정치인에게 면죄부를 주고 유권자의 주인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포기해 왔다.

주인인 유권자가 일꾼이 되고자하는 선거후보자나 일꾼인 정치인의 거짓 약속을 당연시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니 나라의 혁신을 선도해야할 정치 분야의 개혁이 너무도 더딘 것이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한국에 도입ㆍ시작되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당연히 정당과 후보자의 참여가 늘고 있으며. 중앙선거관리 위원회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우리 선거문화는 크게는 호남과 영남의 지역성이고 작게는 혈연, 학연, 금귄으로 나뉘어 왔다. 후보자의 청렴성, 도덕성, 비전, 공약의 우선순위, 실천가능성 등은 선거의 앞자리에서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이제까지의 선거에서는 어느 정당, 어느 후보든 공천이 우선이고 공약은 다음이었다. 불가능은 없다는 식의 추상적이고 환상적인 공약으로 두리 뭉실 넘어가면서 서로 모순되는 공약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실천이 가능하지도 않고 실천하고자 노력할 일도 없는 헛된 거짓 공약을 마치 최고의 공약인 것처럼 약속하는 부도덕한 정치 행태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계속되어온 것이다.

나라의 주인, 정치의 주체는 국민이다. 그러나 너무도 오랫동안 그 당연한 권리를 정치인과 정당에게 백지 위임해왔던가 횡령당해 왔다. 그 결과가 지금의 모순과 갈등, 부패와 비효율로 가득 찬 우리 사회의 후진적 모습이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시민단체의 낙천ㆍ낙선운동이 정치권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정치인과 정당에게 빼앗겨왔던 주인으로서의 원천적 권리를 되찾아 오려는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5.31 지방선거에 대비한 매니페스토 운동은 2000년의 낙천ㆍ낙선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운동의 방법론을 좀더 구체화 한 것이다.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당선되면 그만 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후보자, 그런 무책임한 부적격 후보자를 공천한 무책임한 정당을 가려내어 유권자에게 알려 투표로써 책임을 지우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본격화 되면 각 정당의 정강정책,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하고 꼼꼼히 따져보아 투표하려는 유권자 또한 늘어날 것이다.

역사적 경험과 학습, 세계적 변화에 의해 정당과 정치인이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켜 나라 정치를 선진화시키고 국민행복지수를 상향 발전시켜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는 국민행복지수를 낮추어온 대표적인 주범 취급을 받아왔다. 정당과 정치인은 권력의 확대 재생산과 “사적 이익추구를 위한 권한의 남용” 즉 부정부패에만 전념해 왔다. 정당과 정치인이 스스로 자신을 변화 발전시킬 의지도 역량도 없고 국가비전을 선도해내고자 하는 책임감도 없다는 점을 국민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매니페스토에 의해 선거가 거짓말 시합이 아닌 진짜 정책공약 대결로 치루어 진다면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수준을 상향, 발전시킬 것이고 정치선진화를 이루어 내는데 견인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天下憂樂在選擧라! 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이 선거에 달려있다는 뜻으로써 조선 순조 때의 실학자 최한기의 “人政 選人門篇”에 실린 글이다. 어진자를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세상 모든 백성이 평안하게 되나 그른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세상 모든 백성은 근심과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는 말이다.

독자 의견 목록
1 . 선거판에 최소한의 보안장치죠 만다라 2006-02-24 /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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