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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경쟁산업이 아니다
농업에 대한 관점교정 하나
최병상 2006/01/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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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들아, 이러코롬 좀 해 봐라!
쌀농사, 냅둬부까?
쌀 값 올려줄 돈이 없다고?
쌀 한 끼 값이 커피 한 잔 값보다 못한..
쌀 값을 폭락시킨 범인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진단을 잘못하면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없어 낫기 어렵다. 배탈이 났는데 감기로 진단하여 감기약을 준다면 배탈이 그치지 않고, 감기 걸렸는데 배탈로 진단하고 배탈 그치는 약을 준다면 감기는 독감으로 전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농업위기가 도래할 때마다 많은 처방을 내놨다. 86년 농어촌종합대책, 87년 농어촌경제활성화대책, 88년 선진화합대책, 91년 농어촌구조개선대책, 94년 UR종합대책, 96년 쌀산업종합대책......

대책 이란 게 뭔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단기적 응급처방이 대책이라는 것인데 우리나라 농업은 그래서 요 모양 요 꼴인지 모른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똑같지만 부자들은 스키장을 떠올리며 기뻐할 것이고, 농민들은 하우스 걱정에 축사 걱정에 밤잠을 설칠 것이다. 똑같은 눈 앞에서 이렇게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사회적 존재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값 싼 외국농산물이 들어와야 저임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체들과 식품가공업자들은 농업을 경쟁 산업으로 치부하면서 개방하기를 바란다.

농업이 갖는 원천적인 약점(비교열위성)

1. 생산력 발전이 더디다

처음 나왔을 때의 핸드폰은 300만원을 호가하여 상당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불과 10여년이 지난 지금, 핸드폰은 비싸야 30~40만원이고 기회가 좋으면 그냥 얻기도 한다. TV나 컴퓨터도 비슷한 추세다. 공산품은 생산력발전이 초고속이어서 처음엔 하루에 10개 만들다가 나중엔 100개 1,000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값을 낮출 수 있는데 농업은 어떤가? 벼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지금 200평당 1마지기에 4~5섬을 수확한다. 그럼 10년 전엔 얼마를 수확 했는가? 역시 4~5섬을 수확 했다. 10년 후에는? 역시 4~5섬 일 것이다. 지금 같은 약탈농법 (유기질 비료로 지력을 보강해주지 않고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농법)을 계속 한다면 오히려 수확량은 감소할 것이다. 이래도 농업이 경쟁 산업인가?

2. 천재지변 앞에 속수무책이다.

최고의 품종을 구입해서 밤잠을 설치며 최고의 농법을 동원해서 최고의 농사를 지어 놓고 기쁨에 차있었는데 아침 일찍 들에 나가보니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간밤에 난데없는 우박이 쏟아져 벼의 낱알들이 쩍쩍 갈라진 논바닥에 수북이 떨어져버린 것이다. 그래도 콤바인으로 훑었는데 900평(4,5마지기)1단지에서 겨우 6가마밖에 수확치 못했다. 불과 4~5년 전 일이다.

지난해 김장배추는 어쨌는가? 12월초에 내린 폭설로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배추 값은 뛰는데...... 태풍 앞에서, 한파 앞에서, 우박 앞에서, 폭설 앞에서, 가뭄 앞에서 농민들의 수고는 수포로 돌아간다. 옷 공장이, 과자 공장이, 자동차 공장이 신발 공장이 이상의 자연재해 앞에 영향을 받는가? 이래도 농업이 경쟁 산업인가.

3. 생산기간이 길어 자금회전이 느리다.

최단 기일 내에 수확할 수 있는 게 뭘까? 쪽파다. 심은지 25~30일이면 뽑아내니까. 쌀은 4월에 못자리하여 10월에, 보리는 11월에 파종하여 이듬해 5월에 수확하니까 딱 6개월 걸린다. 일부 채소농사를 제외하곤 모든 농사는 년 1회밖에 못 짓는다. 그러니까 새벽같이 일어나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도, 낮이 다 되어서 일어나는 게으른 사람도 쌀농사는 1년에 한 번밖에 못 짓는다. 그래서 벼, 보리, 양파, 마늘, 고추, 깨 등의 농사는 일생동안 지어도 100번을 못 짓는다. 한살 때부터 농사를 지어도 100세에 죽어야 100번 짓는다. 한 살 때부터 어떻게 농사를 지으며 100세까지 장수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산다고 한들 100세까지 일할 수 있겠는가. 공산품, 가전제품, 의류제품 등 농산물을 제외한 타 산업 제품들은 6개월씩이나 소요 되는 게 없고 가장 빨리 수확하는 쪽파재배기간 25일이 소요되는 것도 없다. 하루에 수십 개, 수백 개 아니 한 시간에 수천 개도 만들어내고 있지 않은가. 이래도 농업이 경쟁 산업인가?

4. 저장성이 취약하다.

수확하여 거둬들인 모든 농산물은 죽지 않고 살아 있다. 말을 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죽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벼도 고구마도 호박도 양파도 마늘도 숨을 쉬면서 말똥말똥한 눈으로 우릴 보고 있다. 그냥 생각 없이 바라보는 게 아니라 걱정 하면서 말이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주인아주머니가 자신을 집어서 찬물에 씻어 솥단지에 집어 넣을 때 비로써 고구마는 “아이고! 나는 이제 죽는 구나~” 비명을 지르며 생을 마친다. 취사선택 되어 씨 고구마로 분류된 고구마는 희희낙락 이듬해 봄 햇살을 기다리고. 벼란 녀석도 마찬가지다.

정미소 아저씨가 자신을 들어 트럭에 싣고 윙윙대는 RPC. 공장으로 달려갈 때 죽음을 예감하고 땡볕에 서 있었던 자신의 고향, 논을 바라보며 하직인사를 올린다. 역시 볍씨로 뽑힌 녀석은 콧노래를 부르고...... 모든 농산물은 생명이 있는 것이기에 무한정 저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산품이나 가전제품 등은 값이 맞지 않으면 그냥 창고에 가두면 된다. 그런데 농산물은 가락동 시장에 내놨다가 값이 맞지 않다고 하여 다시 가져올 수 없다.시들고 썩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임도 안 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버리듯 팔고 온다. 경매인들은 그런 약점을 이용해 장난을 치고, 농민들은 빈속에 깡 소주를 부어대고...... 이래도 농업이 경쟁 산업인가?

5. 개별 분산적이며 소경영이다.

2004년12월말 현재,124만호의 농가에서 341만 명의 농민들이 호(戶)당 평균 13.5마지기의 농사를 짓고 있다. 벼농사를 주로 하지만 콩, 깨, 팥, 녹두, 배추, 시금치, 버섯 그도 모자라 소, 돼지, 닭 등 한 농가에서 적어도 5종 이상의 농사를 짓고 있으니 완전히 백화점식이다. 이런 모순을 극복하고 추슬러서 대기업들과 대등한 관계에서 대항키 위해 농협이 있다. 그런데 현 농협들은 이런 영세한 경영의 생산물들을 규격화하고 모아서 좋은 값에 팔아주지 않고 신용사업과 구매사업, 공제사업만 그것도 창의성을 발휘하지도 않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호(戶)당 평균 1정보도 안 되는 면적에서 이것저것 다 재배하는 상황에서 설령 값이 조금 오른다고 해도 타(他)산업과의 경쟁은 어불성설이다. 이래도 농업이 경쟁 산업인가?

△ 농업을 경쟁산업으로 보는 관점은 교정되어야 한다

(왜 농업이 경쟁 산업이 아닌가? 충청도와 전라도 농민들이 경쟁하고 사과재배 농가와 배 재배 농가가 경쟁하고 김 서방, 이 서방이 경쟁하는데......)

농업내부의 동일품종간, 타품종간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현상을 경쟁이라고 치부하여 농업을 경쟁 산업으로 분류하게 되면 곧바로 시장경제에 농업을 떠넘기게 되는 것이다. 벼농사 보다 사과농사가 수지맞는 다고 모든 논에다 사과나무를 심을 수는 없지 않은가!

틈만 나면 농업도 경쟁 산업이라고 떠벌리며 지난해 가을부터 주곡인 쌀값도 장사꾼에게 결정하라고 넘겨주고 말았다. 단군할아버지 이후에 이처럼 쌀이 푸대접 받기는 처음이어서 치욕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자! 정부의 이중적인 잣대를 보라!

농산물가격안정법 시행령 제10조(과잉생산된 농수산물의 수매 및 처분)

1항 : 농림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은 법 제9조의 규정에 의하여 저장성이 없는 농수산물을 수매함에 있어서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확 이전에 생산자 또는 생산자단체로부터 이를 수매할 수 있으며 수매한 농수산물에 대하여는 당해 농수산물의 생산지에서 폐기하는 등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가)생산조정 또는 출하조절에도 불구하고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경우
나)생산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농협법 제9조(국가 및 공공단체의 협력 등)

1.국가와 공공단체는 조합등과 중앙회의 자율성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2.국가와 공공단체는 조합등과 중앙회의 사업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하여야 한다. 이 경우 국가 또는 공공단체는 필요한 경비를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다.
3.중앙회의 회장은 조합등과 중앙회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국가와 공공단체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이 경우 국가와 공공단체는 그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여야 한다.


이상의 두 가지 법안의 내용을 보면 농업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대비한 법안이 분명하다. 농산물가격안정법에서는 농산물의 저장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며 농협법 9조는 국가나 공공단체가 우선적으로 농업에 배려해야 한다는 이 역시 농업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보완키 위한 법안이다.

유럽 농민들은 소 1마리당 하루에 2.2달러씩 보조금을 받으며 농업 예산 중 직접지불 비중은 미국이 20%, 캐나다 43%, EU 77%,스위스(55%, 산악108%), 영국 123%나 되는데 우리나라는 겨우 4%에 불과하다.

우리보다 훨씬 농업강국인 이들도 보호 산업으로 인정하여 많은 보조금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 자유경쟁, 시장경제 운운하며 주곡인 쌀값을 3년간이나 동결 시키고 올핸 그도 모자라 쌀 80kg 1가마에 3~4만원씩이나 떨어뜨린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농민살인 행위다!

세계가 농업을 보호 산업으로 보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경쟁 산업으로 취급하는 이유가 뭔가? 미국의 사준가? 무식한가?


무안군농민회 몽탄지회장 최병상

독자 의견 목록
1 . 빈부차..... 서해 2006-01-17 / 09:19
2 . 자본도 종류가 있거늘... 관전자 2006-01-19 / 20:30
3 . 아 참! 관전자 2006-01-19 / 20:38
4 . 농업을 지켜야.. 짱퉁이 2006-01-20 / 19:42
5 . 농민은 당연히 잘살 권리가 있다. 젊은농부 2006-01-31 /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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