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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길의 신안초점] 비브리오 청정지역을 선언하자
지자체의 인식과 의지가 필요하다.
2003/05/31 13:04    

매년 이맘때면 우리 지역에도 어김없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바로 비브리오균의 출현이다.
국립보건원은 5월 26일 전국에 비브리오 주의보를 발효했다.

전남 함평과 영광의 갯벌에서 이 균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국립보건원은 주의보 발효와 함께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바꾸어 말하면 “바다에서 나는 것은 모두 익혀서 먹으라는 것”이다
지방정부도 늘 해왔던 것처럼 반상회보나 자체 소식지, 언론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고를 그대로 홍보해왔고 올해도 또 그렇게 할 것이다.
물론 필자는 시군 보건소가 어패류를 판매하는 횟집이나 식당 등에 대한 위생지도와 감독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비브리오 청정지역의 실현은 민관이 협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사진/네이버검색)
실제로 비브리오 환자로 밝혀진 사람들은 시장이나 부둣가, 바닷가에서 구입한 생선이나 바지락, 굴, 고막, 맛 등의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고 균에 감염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업소에서 이들 음식을 먹고 환자로 판명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도, 단속이 잘되었든지 아니면 업소 스스로 비브리오 예방조치를 취했든 횟집이나 식당에서 어,패류를 먹고 환자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비브리오균이 출현했다는 소리만 나오면 횟집마다 비상이 걸린다.
비브리오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예전과 달리 주의보 발효와 함께 횟집에 손님 발길이 뚝 끊기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민 마저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피하는 이유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자신이나 일행이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임이 명백하다. 아직 우리는 심리적으로 비브리오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신선 수산물과 접할 기회가 비교적 적은 외지 관광객은 이러한 심리적 불안이 더 크게 마련이다.
신안, 목포 등 전남 서남부를 찾는 수 십 만 명 관광객의 절대 다수가 여름철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에게 팔 수 있는 지역의 대표 음식은 다름 아닌 신선한 수산물이다.
하지만 여름철 특히 피서철에는 연중 바닷물 수온이 가장 높아 비브리오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여서 관광객 입장에서는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생선회를 먹기가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
보이지 않게 비브리오가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비브리오의 현주소

비브리오균이 바닷물 특히 갯벌이 많은 지역에 주로 퍼져 있다는 것, 수온이 섭씨 8도 이하로 내려가는 11월 중,하순께부터 활동을 중지했다가 5월경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 등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이 균은 저항력이 약한 간질환자나 당뇨환자의 몸 속에 들어오면 패혈증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세균이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55명의 환자가 발생해 33명이 사망하고, 전남에서만 22명의 환자중 13명이 숨져 치사율이 50%가 넘는 것만 봐도 이 말이 사실임이 증명됐다. 심지어 국립보건원은 간질환자와 당뇨환자는 상처가 있을 경우 바닷물에도 들어가지 말도록 권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이 균이 바닷물 밖에만 나오면 대단히 약해져 가열했을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민물(담수)에서는 채 1분도 안 돼 사멸하고 만다는 것도 밝혀졌다.
밝혀질 것은 다 밝혀진 셈이다.

그렇다면 국립보건원과 지자체의 권고처럼 여름철에는 모든 수산물은 익혀 먹어야만 하는가.
아니다.
신선한 횟감은 회로 먹자.
대신 걱정거리인 비브리오균은 없애면 된다.
비브리오 걱정 없이 신선한 회를 즐길 수 있어야하며 또 그렇게 해야만 관광객의 발길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을 수 있다.
그 방안은 이미 목포지역 횟집의 대부분이 채택한 해수냉각기와 오존살균기 등 살균제제의 사용이다.
국립보건원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을텐데 아직도 신선한 횟감을 익혀서만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대안 없이 규제만 하는 행정의 관행에 얽매여 있지 않나 싶어 씁쓸하다.

비브리오 청정지역 만들기

먼저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하다
비브리오 청정지역은 지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뿐 아니라 관광수입 증대, 지역 이미지 제고와 직결되는 만큼 지자체의 인식과 의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두 번째, 유용한 대안을 마련하자.
해수 살균제는 오존살균제뿐 아니라 염소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업소의 부담을 고려해 비용과 효율성이 가장 우수한 제품을 선택, 목포시 산하 수질검사소의 시험과정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자.

세 번째, 업소 설치를 의무화하자.
목포시의 경우 횟집 등에서는 대부분 냉각기와 살균기를 갖추고 있으나 일반음식점은 아직 시설이 없는 곳이 많고 신안 등 군 지역의 경우 이러한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미리 확보한 살균제에 대한 데이터를 놓고 업소와 협의, 실정에 맞는 살균시설을 갖추도록 하자.
필요하다면 시군 의회에서 이를 조례로 지정하고, 지자체가 시설비나 약품의 일부분을 지원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

네 번째, 청정지역을 선포하자.
이러한 준비가 끝나면 신안군이나 목포시가 먼저 청정지역을 선포하자.
아니면 행정협의회 등을 통해 공동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하다.
서둘러 시행하면 올 피서철이 시작되는 7월 말 이전에 선포가 가능하다고 본다.
경기부진으로 업소의 참여가 정을 경우 올해는 시범실시만이라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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