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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방송파업과 사라진 ‘하나뿐인 지구’
아찌 2017/10/17 13:44    

교육방송에서 방영했던 '하나뿐인 지구'는 우리나라의 방송 현실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공익성이 강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방송이자 공영 방송이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었고 시청률은 보잘 것이 없었겠지만 유일한 환경 프로로써 존재가치가 매우 큰 프로그램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의 적절한 사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이해를 돕는 주제를 다뤄주기도 하고 다양한 환경 문제를 다각적으로 접근하여 의외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례를 제시하는 등 유익한 교양 프로로서의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주었다. 개발만이 능사이고 땅을 가진 자가 부를 독점하고 땅이 부를 늘려가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능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이를 되짚어 보고 다른 길을 찾아보려는 '하나뿐인 지구'의 모색과 시도는 지금이야말로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무런 예고나 설명도 없이 이 프로는 갑자기 폐지되었고 폐지를 항의했다는 담당자가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고 다시 부활하려는 그 어떤 움직임도 없어 보인다. 망가진 공영 방송을 되찾아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구성원들이 기존에 있던 공익성이 큰 프로그램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외면하는 걸 보면서 그들의 주장이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고 큰 것에만 집착하고 작지만 소중한 것은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져 안타깝다.
공영방송 사장 퇴진이 갖는 의미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구성원을 좌파로 규정하여 색출하고 자신이 해오던 일에서 배제시켜 솎아내고 관련 부서와 관련이 전혀 없는 한직으로 몰아낸 행위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사장을 퇴진시키는 문제 하나에만 귀결되고 집약되어 있는 것은 아닐진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가운데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 ‘하나뿐인 지구’라는 환경 프로그램은 없어도 되거나 있으나마나 한 생색내기 프로그램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기존의 방송이 모두 다 문제였던 것은 아니고 정권과 관련이 없이 유지되어 오던 좋은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지만 존재하다면 이를 살려내면서 내용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언제든 계속되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한꺼번에 다 제거해버리고 새판을 짜는 방식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적폐를 청산하는 명쾌한 해법일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몰아내려는 물갈이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방송을 장악하여 권력의 사유물로 만든 사장을 퇴진시키는 것 못지않게 개발지상주의에 짓밟혀 신음하는 자연이 겪는 실상을 직시하자는 작은 외침이 전파를 타는 것도 중요하다.

독자 의견 목록
1 . 잘봤습니다 김민수 2017-11-17 / 22:01
2 .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글. 오주현 2018-09-07 /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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