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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부처님 전 상서
박남인 2016/08/29 08:31    

부처님 전 상서

자비로운 부처님이시어
엎드려 비나이다
이제 업보처럼 고질적인 관절염
시달리지 말고 일어나세요
지금은 한가로이 좌선할 때가 아닙니다.
헛되이 항마촉지인도 풀고
그 손가락으로 똑바로 가리켜
스님과 중생 보살에게 맡기지 말고
그 길로 함께 나아가소서
은혜로우신 부처님
한 법문에 머물지 않으시며
과거에도 미래에도 머물지 않으시고
눈 부릅떠 법당을 박차고 나와
게송 따위 묵은 염주처럼 던지시어
뜰 앞의 잣나무도 베허버리고
망나니처럼 망나니처럼
큰 사발 막걸리를 단숨에 들이켜
모든 침묵을 기다림을 단칼에 내리치소서
그게 부처님이다
미륵보살의 재림이리니
오오 부처님이여
우담바라 묵은 곰팡이와
백팔 고뇌를 털고
협시보살 어깨동무하여
당신께서 기꺼이 십자가를 메고
아직도 깊은 바다 번데기처럼
떠오르지 못하는 아홉 나비들
진도 팽목항에서
폭탄돌리기 성주 칠곡 김천 지나
광화문까지 행진하라
그것이 바로 하화중생!
참 나를 만나는 것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부처님 왜 뒤에 숨어 계십니까
죽지 않고 피흘리는 사람들
앉은뱅이 노릇은 그만하세요
자비를 물리치고 일어서신
거룩하신 부처님
당신께 귀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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