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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산지 유통센터. 단순한 냉장고지원사업이 아닌데..
산지유통 종합계획 평가를 앞두고..
양파사랑 2011/03/11 23:53    

“냉장고(저온저장고)를 짓고 싶은데, 지원(사업)은 없소!”
“저온저장고가 필요한데, 사업신청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루에도 몇 차례씩은 받는 통화의 내용들이다. 농림사업 신청 접수기한이 임박해 오면서 걸려오는 전화의 대부분은 이런 내용뿐이다. 하기야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재정여건만 풍족하다면 주민이 요구한다는데, 못 들어줄리도 없을 것이고, 그리만 된다면 이런 전화는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안전한 국민의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것이 농업인의 소명이라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말 속에는 사람의 힘으로 해낼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대자연과 맞서야 하는 '농업생산 활동일 것이다. 또, 그런 과정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 값을 받는 일일 것이다. 농산물의 가격은 생산량의 5%가 등락을 좌우한다고 한다. 적정 수요량의 5%만 더 생산이 되면 폭락을 하고, 반대로 적게 생산되면 폭등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돼지고기 값이 장난이 아니다. 구제역 확산을 우려한 나머지 사육두수의 30%에 가까운 돼지를 산 채로 매장을 했기 때문이다. 살처분 조치의 적정성과 적법성을 떠나 생산 환경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농업의 어려움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어디 그 뿐인가? 가격파동을 우려해 적정량만 생산하기 위해 묘상면적을 줄이고, 수확을 앞든 농작물을 갈아엎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수급조절을 한다고 해도 재해가 되었건 재난이 되었건 기상이변이라도 있게 되면 수포로 돌아가는 게 농산물의 가격 안정대책이니!

냉장고. 즉 농산물의 가격안정과 수급조절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저온저장고 얘기를 하련다. 일선 농정부서에서 유통시설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서두와 같은 민원들이 봇물을 이룬다. 사실, 우리 지역은 주작목이 양파․마늘이라는 특성상 농산물 저온 저장시설이 많은 편이다. 또 일정한 자격과 요건을 갖춘 생산자단체에 농산물 생산과 유통계열화 촉진을 위해 정부지원으로 건립된 시설만도 12개소(전국 320개소)나 된다. 또, 이러한 시설들은 일정 면적의 저온창고와 선별․포장시설이 완비되다보니, 생산활동에만 전념해 온 사람들까지도 저온저장고가 들어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다.

'종이 한 장'으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하는 위치(?)지만 업무를 맡으면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오로 나름 고민도 했었고, 우여곡절도 겪었다. 무엇보다 열악한 재정여건 탓에 몇 개월씩 준비했던 사업이 특정업체에 대한 중복․편파(?)지원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원예산 전액이 삭감되는 걸 지켜 볼때는 허탈감이 들기까지 했다. 지나간 일 되짚어 무엇하랴만 매취가 되었건 수탁이 되었건 이렇게 지원된 시설들이 있었기에 수확이 끝난 뒤 팔리지 못한 붉은 빛깔의 양파망들이 색이 바랜채 고약한 악취와 함께 여기저기서 썩어가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으니 어쩌면 다행인 셈이다.

그렇다면 냉장고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산지 유통 정책과 각종 지원사업에 대한 정부의 방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규모화와 전문화된 조직육성’에 키워드가 맞춰 설계가 되어 있다. 열 평 스무 평씩, 심지어는 서너 평까지 개별농가에 소규모 지원으로는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고, 또 자금력과 조직력이 앞선 소비지의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정부에서는 산지 유통정책에 대한 현황진단과 함께 사업체계 개선방향을 내 놓았다. 그 동안 자금지원 위주 정책집행과 일선 지자체의 나눠먹기식 사업지원으로 우후죽순처럼 난립된 산지 조직을 통합하고 수직계열화를 시킨다는 것이다. 또, 중복․편파지원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포함하여 매출액이 아닌 ‘공동계산 취급액’을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데, 신규시설에 대한 지원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그것이다.

늦은감은 있으나 퍽이나 고무적인 일이다. 이와 궤를 같이 하여 우리군에서도 장장 2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산지유통 종합계획’이 마련되었다. 제도권(?)내 유통업체 대표들이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핵심주체를 선정하고 이행협약을 체결하는 등 머리를 맞대고 그린 그림(?)이지만, 중앙 평가가 남아 있다. 평가를 통과한다고 해도 그것이 한낱 계획서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정책방향과 의도대로 교섭력을 높여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참여조직과 출하농가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의적절한 ‘당근과 채찍’그리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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