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9년 7월 26일 금요일
손님 활기찬 하루 되세요



[동영상] 목포 쭈꾸미낚시


 졸음운전,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
 여름철 물놀이 안전수칙
 여름철 건강관리 요령
 완강기 사용법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 관리방..
 기획공연 연극『난영』 공연
 일본역사테마기행
 삼학도 문화제전 사진모음
 해남군립예술단 성인합창단 신규..
 2007 삼학도문화제전 행사진행표
 법과 규제가 사람을 죽이[evil]..
 도둑은 수천이라도 잡아야 하며 ..
 함평군립 미술관 건립 추진을 충..
 "왜"함평군은 군민의 눈,귀,입를..
 [동참] 부패한 종교, 시민의 힘..
 실손처리하세요
 오늘의 날씨
 제네시스
 제네시스
 아파트 쇼핑
독자칼럼


군말산책 15
경대를 닦으면서
최기종 2010/08/23 15:12    

이제 경대도 많이 낡았다.
신혼 때 백양사 토산품 가게에서 사 온
아내가 화장하면서 줄곧 사용해 오던
경대가 이젠 검버섯 투성이다.

느슨한 연결고리는 강력본드로 붙이고
해묵은 손때를 살살 닦아내면
우리 사이 토닥거리지는 않을 거다.
볼상스런 검버섯 따위들 벗겨내면
아내 모습이 예전처럼 다가 올거다.

입김을 ‘호호’ 불면서 경대를 닦으면
에코벨라 향수 허브 내음새가 피어나오고
선홍색 립스틱 입술이 솟아나온다.
기미, 검버섯 덧칠하던 화운데이션이 사라지고
노을빛 볼터치 얼굴이 미소 짓는다.

입김을 ‘호호’ 불면서 경대를 닦으면
심술궂던 바람이 잔잔하다.


최기종 시집 <<나무 위의 여자>> 중에서



군말


   공휴일 아침부터 아내와 말다툼을 했다. 사소한 불만들이 불거져서 누가 잘 했니 못 했니 티격태격하다가 그만 큰소리까지 낸 것이다. 그러니까 아내도 덩달아 별 것도 아닌데 큰 소리 낸다며 콧바람 씽씽 불면서 집을 나갔다. 나도 그때는 심술이 난 상태라 말리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 없는 집은 너무 허전했다. 둘이 다투던 열기가 식어 가면서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다.
   서재를 나와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방바닥에 아내 옷가지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것을 주우려고 몸을 구부리는데 경대에 내 모습이 비쳤다. 외롭고 쓸쓸하고 못난 얼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째서 심술스럽고 고집불통으로만 보여서 서글펐다.
   경대는 신혼 때 내가 아내에게 선물한 것이다. 직장 동료들에게 자문까지 받아서 사온 것인데 아내도 만족하며 줄곧 사용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경대가 이제 많이 낡아 있었다. 연결고리는 부러졌고 기미, 검버섯이 잔뜩 끼어 있었다. 강력본드를 찾아서 부러진 연결고리를 붙였더니 튼튼해지고 잘 돌아간다. 해묵은 손때를 물수건으로 살살 닦아냈다. 그리고 기미, 검버섯 따위들도 벗겨냈다.
   그러니까 거울에서 아내의 붉은 입술이 솟아나올 것만 같았다. 노을빛 볼터치 얼굴이 미소 짓고 에코벨라 향수 허브 내음새가 새어 나오는 것만 같았다.
   입김을 호호 불면서 경대를 닦으니까 잔뜩 굳어 있던 내 얼굴이 환해진다. 심술궂던 바람도 잔잔하다. 
 
 

독자 의견 목록



의견글 쓰기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글쓴이 비밀번호
제 목
내 용



  [최기종] 야간 응급실에서 2010. 09. 12
  [최기종] → 군말산책 15 2010. 08. 23
  [최기종] 군말산책 14 2010. 07. 31
  [최기종] 군말산책 13 2010. 06. 17
  [최기종] 전교조 때리면 대박이 난다고 2010. 05. 25
  [최기종] 군말산책 - 부부성(夫婦星) 2010. 05. 20
  [최기종] 6·10의 날을 맞이하여 2009. 06. 10
  [최기종] 작은 비석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시 2009. 06. 05
  [최기종] 봉화의 꿈은 사라지는가? 2009. 05. 25
  [최기종] 어머니 2009. 05. 09
  [최기종] 귀 4 2009. 05. 04
  [최기종] 2009. 02. 04
  [최기종] 치자꽃[2] 2008. 08. 25
  [최기종] 촛 불 2008. 07. 13
  [최기종] 가오리연 (시) 2008. 02. 20
  [최기종] "한 번의 입시로 사회신분 결정, 대학평준화로 해결" 해야 2007. 12. 10
우리힘소개 | 개인정보보호정책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제휴문의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Copyright © 2003 인터넷신문우리힘닷컴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Tel : (061) 277-5210 / Fax : (061) 277-5290
신문 등록번호 : 전남 아 1 등록일 : 2005.08.11 발행인 : 김은정 / 편집인 : 오승우 34.238.19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