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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일요일에는 성당에 가자
4대강 반대 서명에 동참하자
아찌 2010/03/21 15:15    

안치환이 노래했던 것처럼 우리는 저항마저 빼앗긴 시대를 살고 있다. 괜히 찍히지 않을까 지레 겁을 먹고 눈치나 살피며 현재의 위치에서 도태되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속에 안주해 하루하루를 그냥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잔뜩 주눅이 들어 웅크린 채 버텨내면서 마음속에 담긴 응어리를 말로 표현하고 말로 풀어내고 싶지만 답답한 마음을 누구에게든 하소연 할 길도 없다. 말은 소통의 수단이지만 이 시대의 말은 가식과 자기 치장과 일방적인 독선을 강요하는 수단일 뿐, 본래 말이 담고 있던 진실한 의미의 전달이라는 효용성은 완전히 상실해 버린 지 오래다.

당장 나부터 무엇을 하자한들 시큰둥하고 해본들 그게 될까라는 부정적인 의문을 먼저 떠올리는 습성을 내면화해 가는 중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현명한 대처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그런 분위기에 순응하면서 제법 잘 적응해 내면서 순탄한 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의 나는 나 자신이 과거에 비해 더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더 효과적인 사회 참여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나 스스로에게 내린 다짐 속에 “참여연대”와 “풀꽃 세상을 여는 사람들”에 회원으로 새로 가입하였다.

이를 계기로 나는 절망의 늪에서 빠져 나오고 싶다. 저항을 빼앗겼다고 해서 작은 몸부림마저 다 포기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세상을 다 포기하고 사는 것과 다름없기에 희망을 안고 희망을 만들어 가고 싶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종교적인 양심을 걸고 4대강 반대에 나서신 천주교계의 서명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당에 나갈 생각이다. 간단하게 서명만 하고 나올 수도 있고 이왕 간 김에 미사를 함께 드리며 종교의 벽을 넘어 타종교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율 스님은 지금 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참히 파괴되는 죽어가는 강을 외면하지 말고 낙동강 순례 길에 나서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일만 명 정도의 사람만이라도 찾아 준다면 무언가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을 토로 하면서 안타까움의 일면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간도 없을 뿐더러 거리가 만만치 않은 경상도까지 간다는 것은 우리에겐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본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집 근처의 가까운 성당에 찾아가면 된다. 이만큼 손쉬운 방법도 없을 것이다.

법과 절차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강행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검증하고 짚어야 할 사안을 제대로만 짚어 준다면 들끓어 오르는 여론의 역풍 때문에 이렇게 무모하게 밀어 붙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언론은 이 시대의 가장 크고 중요한 4대강 사업이란 이슈 앞에서는 모두가 다 입을 닫고 침묵하고 있다.

“PD수첩”에 가해진 권력의 가공할만한 린치를 목격한 이후 언론은 권력의 최대 관심 사항에 대해서만큼은 스스로 알아서 비껴가는 게 상책이라는 교훈을 터득하고 이런 원칙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언론에서는 4대강이 어디론가 증발되었고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진 강에서는 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이 순식간에 몰살당하는 변란이 일어나고 있고, 참혹하게 파헤쳐진 강바닥은 속살을 드러낸 채 망신창이가 되어 철저하게 남김없이 유린당하고 있다.

우리는 언론이 없어도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하고, 언론이 없어도 작은 미동으로 움직여야 하며 여론화에 미력하나마 나 하나를 보태야 한다. 그러므로 일요일에는 성당에 가자. 서명 용지에 이름 석 자라도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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