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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다시 쌀 문제를 고민하면서...
양파사랑 2009/12/03 23:07    

쌀 얘기만 나오면 왜 이리 쌀쌀맞게 들리고, 또 쌀쌀스럽게 와 닿는지! 과연, 쌀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있기나 하는지! 생산자인 농민이 받고 싶은 가격을 받으면서 쌀농사를 지을 수는 없는지! 왜, 남아도는 쌀 북녘 동포들에게 보내자는 말만 꺼내면 쌍심지를 추켜들고 좌익용공 운운하는지?


기둥을 쳐야 보가 울린다고! 언제부터인가 농민단체의 관공서에 나락 쌓는 일은 연례행사(?)가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 오죽했으면 이렇게 까지 할까? 대문 밖만 나서면 고향 후배고 동네아저씨고 동생들인데, 또 어디어디서 나온 나락(가마니)이라고 하면 누구네 것이라는 것쯤은 빤히 알고도 남을 터인데, 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


많은 양은 아니지만 청사 앞에는 금년에도 어김없이 나락이 적재되었다. 하지만, 주무부서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과 농민단체의 양보(?)로 일단락이 되어 인근 미곡종합처리장으로 옮긴다고 해서 본청에 발걸음을 해봤다. 한 솥 밥을 먹는 동료들이건만, 근무부서가 다르고, 또 농정부서가 본청과 떨어지다보니, '고생한다'라며 낯익은 얼굴들이 인사말을 건네지만 달갑지가 않다.


그래!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데, 이곳에 쌓인 나락 가마니가 농업부서 공무원들만의 몫이고, 농민들만의 잘못인가? 좀 더 당당해 지자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게차에 들려 대형트럭에 옮겨지는 톤 백 자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담배 한가치를 꺼내 물면서 지난 몇 년간의 기억들을 더듬어 본다.


이중 곡가제가 폐지되고 도입되었던 공공비축미곡 매입제와 쌀소득보전직불제 업무를 담당하며 일선에서 겪었던 우여곡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늘 그렇듯 농사꾼의 아들답게 매사를 공무원의 잣대가 아닌 농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들을 이해하며 고민해 왔다. 하지만, 쌀 문제만큼은 딱히 ‘이것은 이렇다.’ 라고 단언하기가 어렵다. 그것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논리 이전에 연 28조 3,771억원에 이르는 논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떼어 놓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생산자인 농민이 받고 싶은 가격을 받으면서 쌀농사를 지을 수는 없는지! 왜, 남아도는 쌀 북녘 동포들에게 보내자는 말만 꺼내면 쌍심지를 추켜들고 좌익용공 운운하는지.. ©우리힘닷컴

쌀 문제를 고민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지역신문과 인터넷 언론에 기고했던 글들을 블러그에 올려놓았는데, 누군가가 봤나보다. 그러면서 쌀 문제에 대한 해법이 무엇이냐는 쪽지를 남겼다. 그래! 여기나 저기나 온 나라가 쌀 문제로 골머리깨나 썩히나 보다. 쌀쌀스럽게만 와 닿는 얘기들을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본다.

먼저, 대북 쌀 지원문제만큼은 정치적인 견해나 이념적인 색채를 희석시키지 말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만 한다. 헐벗고 굶주린 북녘 동포를 생각해서 보냈는데 군량미로 둔갑이라도 된다면 누가 책임을 짓느냐는 코미디 같은 논쟁은 접어야 한다.


그 다음은 재배면적을 적정 수준까지만 유지하자는 것이다. 매년 줄고 있는 소비량과 의무수입량 등을 감안 생산량을 조절하자는 것이다. 물론, 생산비를 더 낮추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지만 전업화·규모화라는 전제 조건이 선행되지 않고는 분명 생산비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또, 그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규모 영세농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어렵다.


벼 재배면적의 적정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전에 도입했다가 중단된 쌀생산조정제를 보완해서 시행하자는 것이다. 참여농가의 경작규모를 감안한 윤작개념의 휴경이여야 한다는 부언 설명까지 해 준다. 멀쩡한 문전옥답 삼년씩 묵혀 쑥대밭을 만들고 갈대밭은 만드는 누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연간 콩 수요 171만t중 8%만 자급하고 169만t의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콩을 수입해야 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배가 가능한 논에 콩을 심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그 동안 쌀 가공산업에 대한 연구나 투자가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밥 대용 쌀국수 얘기가 나오는가 싶더니, 햅쌀로 막걸리를 빚고, 또 막걸리와 국내산 쌀을 원료로 막걸리 빵이 만들어 지는 등 쌀의 소비를 늘리기 위한 논의가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농업이라는 산업이 같은 일을 반복해 오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발전시켜 왔듯 이런 고민들도 즉흥적이고 일회성의 전시적인 것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고 책임자가 바뀌더라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관료조직의 속성상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농민들의 시각에서 정책을 편다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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