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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땡전 뉘우스’ 혹은 ‘촛불’
망각과 각성의 경계에 서서
율전 2009/09/27 02:08    

노컷뉴스에 따르면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40% 중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난번에는 청와대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40%를 돌파노라며 낯뜨거운 자화자찬을 해대더니 이제는 한나라당부설 여의도연구소 조사결과 이명박 정부 지지율이 40% 중반대를 기록했다고 용두질을 하고 있다. 참으로 가관이다.

오죽 국정에 자신이 없으면 자신들의 손아귀에 있는 모든 여론조사기관을 동원해서 지지율을 둔갑시키고 또 그것을 발판삼아 지지율 뻥튀기까지 나설까? 그러나 이들의 지지율 뻥튀기보다는 그 뒤가 더 걱정이다. 벌써 CBS 노컷뉴스까지 저런 홍보성 기사를 싣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지금 정권을 쥐고 있는 자들의 의도대로 방송이 이들에게 완전히 장악되는 날에는 이런 뉴스거리들이 날마다 방송가를 도배할 것이고, 그 경우 과거에도 그랬듯, 국민들은 그에 세뇌되어 또다시 반민주주의적이고 반인권적인 정권의 단단한 반석 역할을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방송사 뉴스 시간을 알리는 “땡”소리가 나기 무섭게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 ”로 뉴스 진행자의 말이 시작되곤 해 이를 가리켜 ‘땡전뉴스’라 했다.

바로 이런 점이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들에게는 방송계를 장악하고 싶은 유혹에 끊임없이 빠져들게 하고 반대로 그런 상황을 염려하는 이들에게는 어떻게든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을 막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감에 쌓여있는 상황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 이들만의 저항으로 권력자들의 방송장악 의지가 분쇄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역사를 봤을 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컨대 MBC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굳세고 튼튼한 의지를 가진 노조가 버티고 있고 또 그들을 지지하는 연대체가 있다 하더라도 이들만의 힘으로 내ㆍ외부의 적들을 막아내기란 역부족일 것이다.

이미 MBC를 접수하기 위한 첨병 역할에 나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경우 엄기영 사장 흔들기와 MBC내부의 이간질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방문진의 이사인 김광동은 MBC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사매거진2580’, ‘뉴스후’, ‘PD수첩’과 같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통폐합과 같은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광동의 이러한 주장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웃기는 주장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따르면 MBC는 이병순 체제하에서 거의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KBS를 젖히고 이미 국민적 신뢰도 1위에 오른 언론기관이기 때문이다.

김광동은 국민적 신뢰도 운운했지만 사실은 자신을 비롯한 소수의 권력층에 대한 신뢰 회복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대단히 비열하고 간사한 술수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권력에 방송계를 헌납하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비빌 언덕은 결국 국민들이다. 그러나 사실은 바로 이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이 아니던가. 김광동이 위와 같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그런 선동에 아무런 생각이나 의심 없이 넘어가는 국민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약 70% 정도의 국민들은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이명박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바로 여기에 희망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대단히 희귀한 ‘정통 보수’라고 할 수 있는 윤여준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6~7백만에 달한 조문객 중 상당수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윤여준은 노 전 대통령 장례기간에 볼 수 있었던 ‘꼭 투표하겠습니다’란 플래카드에 주목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들이 이제는 ‘투표한다’고 다짐을 했으니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그의 이런 발언이 현 정부에 대한 우려 차원에서 나온 것인지 어쩐지는 모를 일이나 나 역시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한다. 사실상 직접민주주의가 어려운 현 상황에서 그나마 국민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선거야 말로 현재와 같은 반민주적인 권력을 교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윤여준이 했던 “지켜보겠다”는 말의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말의 이면에는 역시나 잊어버리기 좋아하는, 무엇이든 쉽게 망각하곤 하는 우리 국민들의 성향에 대한 의구심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역시나 그렇기에 나는 지금부터라도 잊어버리지 않게, 아니 잊어버리지 못하게 적절한 선거참여 운동에 돌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명박을 선택하지 않았던 70%가 결집할 수 있어야만, 천정배의 표현을 빌리자면, “야만에 야만을 더한 권력자들”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선거참여 운동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반민주적인 권력에 대한 분노다. 이 분노의 지속이야말로 때가되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MBC를 비롯한, 그나마 정권에 대해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방송계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지 않도록 견인하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방송계야말로 반민주적인 권력에 대한 분노를 지속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싸움은 국민적 망각과 국민적 각성과의 싸움이다. 그 경계에 방송을 비롯한 언론계가 서 있기에, 또 이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분노를 통한 각성과 망각에 대한 정도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기에 이들의 중요성이 이쪽저쪽으로 그만큼 더 대두되는 것이다.

반민주적인 권력에 대한 분노를 지속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잃어버리는 것이야 말로 이 정권 차원을 넘어, 지난 우리의 역사에서 보듯이, 수십 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을 또 다시 반민주적이고 반민권적인 세력에게 지속적으로 권력을 대물림하는 초석이 될 것이기에 방송계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은 물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정당, 사회단체들이 연대하여 정권의 방송계 장악 음모에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공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할 방송을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시키려는 이 정부에 대한 분노를 촉발시키고 다시 방송이라는 수단을 통해 분노를 지속시켜나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혹자는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만 지나면 모든 것들이 저절로 풀릴 듯이 이야기하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너무 허망하다. 우리 국민들 중 다수가 아직도 자신의 영혼을 얼마간의 물질적 풍요와 맞바꾸었던 시절의 지도자를 추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우리의 ‘친절한 국민씨들’은 지난 97년 단지 얼굴마담만 바뀌었을 뿐 속알맹이는 그대로인, 나라 살림을 거덜 낸 세력과 민주화 세력과의 한 판 싸움에서도 겨우겨우 민주화 세력의 손을 들어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과거에도 가능했고 현재도 가능한 것은 언제고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던, 방송계를 비롯한 언론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에 의해 끊임없이 세뇌당하고 그 결과 망각에 망각을 더해 온 국민들이, 물론 그들은 그 사실 자체도 느끼지 못하겠지만,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는 현재는 물론 미래 우리 자손들의 삶까지 좌우할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장 치러지는 재ㆍ보선보다 훨씬 더 중대한 싸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독자 의견 목록
1 . 좋은 내용의 글입니다. 한용현 2009-09-27 / 09:25
2 .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Mr.Cerulean.B 2009-09-28 / 20:37
3 . 궁민이나 시민 혹은 유권자를 욕하기고 그러고 안 하기도 그러고 꼴통 2009-09-28 /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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