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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명사십리 해안사구”, 개발보다 보존이 우선
성급한 난개발보다 지역 정체성 확립위한 장기계획수립 먼저
한용현 2009/06/09 16:30    

지난 5월 28일 완도군과 전남개발공사는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에 150억 원을 투자, 최고급 호텔을 건립고자 투자합의 양해각서를 체결,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전남개발공사는 호텔 건립자금 150억 원을 투자하고 완도군은 해당 토지매각, 건축허가 등 기타 행정절차, 도로와 기타 기반시설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완도군 신지면 임촌, 신리, 내정리, 대곡리 울몰 해안의 넓이 약 80~150m. 길이 약 3.8km에 이르는 백사장과 백사장 뒤편의 넓은 해안사구와 소나무 숲을 포함한 전남과 완도의 대표적인 명승지 중 하나이다.

완도군과 전남개발공사가 호텔건립 장소로 예정한 제2주차장 부지는 명사십리 백사장과 이어진 해안사구를 콘크리트로 포장, 한여름 탐방객 주차장으로 이용해온 곳이다. 제2주차장 바로 옆 제3주차장도 명사십리 해안사구이다. 매년 태풍과 폭풍우가 몰아치면 먼바다로부터 명사십리 백사장으로 성난 파도가 끝없이 밀려온다. 이때마다 명사십리 해안사구는 거센 바람과 높은 물결, 파도로부터 백사장 뒤편 농경지와 마을을 지켜주는 소임을 다해왔다.

명사십리 해안사구

이처럼 명사십리 해안 사구를 포함, 전국 해안사구는 쓸모없는 버려진 모래밭이 아니다. 성급하고 무분별한 개발논리를 앞세우다 보면 명사십리 해안사구는 빠르게 사라져갈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백사장에 바로 잇대어 호텔이나 기타 영리 목적의 관광위락 편의시설을 세워 운영하다 보면 이를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하기 어려운 주민, 관광객은 자꾸 관광복지 정책의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점이다.

같은 차원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관광객 편의를 위한 제2, 제3 주차장을 호텔 등의 부지로 쓴다면 다른 곳에 주차장을 만들어 주차수요를 충당해야 한다. 완도군은 백사장 뒤편 소나무 숲을 지나 도로 건너 논을 구매, 새로운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한다. 국가와 완도군 소유 땅은 무상이나 헐값에 넘기고 개인 논은 비싸게 사주면 특혜를 받아 좋아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명사십리 제3주차장

완도군은 이러한 방식이 아닌 민간 사업자가 직접 개인의 논을 구매하여 사업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예산낭비를 막고 업무상 배임과 직무유기, 부패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완도군은 2008. 3. 24일 완도군청 상황실에서 명사십리 제3주차장 약 6.600여 제곱미터에 (주) 국민통신과 “해조류기능성 식품 판매 및 체험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민간자본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총 사업비는 49억 원.

이후 9개월여가 지난 2008. 12. 30일 같은 완도군청 상황실에서 (주)국민통신과 같은 장소인 명사십리 제3주차장 부지 4. 328. 86 제곱미터, 건축면적 892. 86제곱미터)에“해조류기능성식품 판매 및 체험센터”건립을 위한 민간자본 투자협약 식을 했다. 총 사업비는 96억 5천2백만 원(국비 20억 5천만 원, 민자 76억 2백만 원)이며. 부지는 완도군이 무상 임대하고 민간 투자자가 30년 동안 운영한 후 토지와 건물을 완도군에 무상 양도, 기부 체납하는 조건이다.

이 민간자본 투자유치 건을 보면 매우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양 주체가 같은 사안을 가지고 두 번에 걸쳐 투자합의 협약식을 한 점과 1차 때보다 2차 때 조건이 더욱더 민간 투자자에게는 유리하고 완도군이나 국가에는 불리한 방향으로 진전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완도군은 “2008년 3월에 맺은 협약식은 투자양해각서 교환일 뿐이다. 2008. 12. 30일에 맺은 협약식은 타당성을 조사해서 최종 실시 협약식을 가진 것이다.”라고 변명했다. 양 협약식 모두 사업추진을 위한 합의양해각서(MOU) 체결 교환식이며.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완도군의 변명대로라면 중요한 사업의 타당성 여부 조사보다 먼저 합의양해각서를 체결 교환한다는 것인데 이는 법 규정이나 행정절차, 기타 관행상 전혀 들어맞지 않는 궤변일 뿐이다.

완도군은 이미 명사십리 울몰 지역 소나무 숲에 “조선대학교 해양생물산업 연구교육센터”가 들어서도록 조선대학교에 부지제공, 필요자금 대부분을 차지하는 예산지원 등 온갖 특혜를 준 바 있다. 바로 옆 약 13. 200제곱미터의 소나무 숲은 고려대학교 연수원 부지로 팔았다. 고려대학교는 현재까지 연수원 건립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조선대학교는 이곳 연구교육센터에서 해양생물산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거나 실적을 올렸다는 발표도 없고 연구원이나 교수의 거주나 통근도 없다. 1개월에 2일, 1년에 24일 동안 “수산벤쳐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매기 1년 기한으로 어민과 수산관련 사업자 대상 강의가 있을 뿐이다. 이름만 그럴듯하지 사실은 조선대학교 교직원 하계 휴양소이며. 기타 관광객에게 방을 빌려주고 숙박료를 받는 곳이다.

조선대학교 해양생물 연구 교육센터

지역발전도 좋고 관광개발도 좋다. 그러나 정책 실행으로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있을 것인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위 사례로 보면 명사십리 해안사구 개발을 통한 지역발전이나 관광발전 방안에 대해 맨 처음부터 올바른 접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50억 원을 들여 최고급 호텔을 건립한다는 발표는 처음부터 불신을 포함하고 있다. 무궁화 5개의 최고급 호텔이라면 1천5백억 원을 들여도 건립이 쉽지 않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업 주체인 “전남개발공사”가 투자자금의 회수 불투명과 적자로 말미암아 그렇게 여유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완도군은 최대 규모의 민자유치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전남개발공사는 민간회사가 아니다. 전라남도가 전액 출자한 지방 공기업이다. 공기업이라면 호텔 건립, 운영 같은 민간 영역이 아닌 특수하고 특별한 사업 분야를 탐색, 운영해야 할 것이다.

완도군의 주장처럼 명사십리 관광객이 매년 130~140만 명에 이른다면 부지제공이나 무상 임대, 기타 보조금 지급조건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골라가며.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다 합한 것보다 더욱더 큰 문제는 완도와 명사십리의 “정체성”훼손이다. “땅”이라는 자연자원은 유한하다. 특히 명사십리 백사장 사구와 소나무 숲은 더욱 유한한 자연자원이다. 백사장과 마주한 해안사구가 난개발을 통하여 사라진다면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큰 특징도 같이 사라질 것이다.

명사십리 소나무 숲

오래전부터 완도군은 바다와 섬, 하늘이 맑고 깨끗한 고장이라는 뜻으로 “청정 완도” “건강의 섬 완도”라는 구호를 자랑스럽게 내걸어 왔다. 그럼에도. 기타 개발이나 건설행위는 난개발의 연속이었다. 아름답고 독특한 완도만의 자연환경 보전과 개발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치의 양립을 위한 고민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게 이제까지의 현실이다.

수도권이나 영남권 관광객과 기타 인구밀집 도시지역 관광객이 완도에 기대하는 제1 가치는 “아름답고 맑고 푸른 자연환경”이다. 두 번째로는 완도의 다양한 특산물과 완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일 것이다.

완도 제1의 정체성인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통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전혀 안 들어맞는 정책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보전상태가 좋은 지역이 관광객 유치실적도 높다. 전라남도와 완도군은 이제부터라도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접근을 통하여 지역발전, 지역개발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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