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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대체 어쩌란 말인가?
농어업의 선진화도 좋은데....
양파사랑 2009/06/03 11:37    


선진화 선진화 하길래!

인터넷 검색창에 ‘선진화’라는 글자를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니 ‘문물의 발전단계나 진보정도가 다른 것보다 앞서는 것' 이라고 알려준다. 대체 어떤 기준을 놓고 앞서는 것이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고마울 뿐이다.

‘못자리 설치하랴!’ ‘마늘쫑(속대) 뽑으랴!’ 말 그대로 허리 펼 여유조차 없을 농촌들녘이 시끌벅적하다. 금년은 비가 적을 것 같다는 장기예보가 빗나가기라도 한 것인지! 때 맞춰 비를 내려주고 천심은 민심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공기업의 선진화를 외치며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실업자들이 길거리로 내몰 때만 해도 남의 일이려니 했던 게 대다수 농민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내버려 둬도 뒤로 나가빠지고 있는 이들에게 까지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했으니 ‘농어업의 선진화’가 그것인 것이다.

지난 3월 뉴질랜드 방문 중에 했던 대통령의 ‘농업개혁 이전의 뉴질랜드와 같이 한국농촌은 여전히 지원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라는 한 마디의 언급에 이어 20여 일만에 ‘농어업선진화위원회’가 구성되는가 싶더니, 농업부분의 구조 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관료조직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매번 느끼지만, 한 치의 오차 없이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농업의 선진화를 고민하기에 앞서 엊그제 정부는 쌀의 조기 개방문제를 놓고 토론회를 개최하려다 무산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토론회를 무산시킨 농민단체에 대해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뉴스가 또 올라와 있다.

벌써 수년 전 일이지만, ‘관세화냐 관세화유예냐를 놓고 쌀 생산농민들과 심도 있는 고민을 단 한 차례라도 해봤던가!’ 라는 의구심이 앞선다. 또, 한미FTA를 비롯한 주요 농산물 수출국과의 FTA추진이 계속되는 한 쌀시장의 완전개방은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을 그들도 알기에 실력(?)행사를 벌였을거라 믿는다.

매월 25일을 전후로 개최하는 이장회의에 나왔다가 누군가가 묻는다.
“대체! 농업의 선진화가 뭣이랑가?"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다. ’선진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것들이 아직 일선까지 전달이 안된 것은 차지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별관심도 없던 필자인지라 망설이고 있는데, 대뜸 한다는 얘기가 ”중소농민들의 보조금을 빼앗아 농기업들에게 몰아주자는 것이라던데! 진짜 그런당가?“ 제발! 그렇지 않길 바랄뿐이다. 또 얘기를 잇는다. ”전혀 여건이나 농업환경이 다른 뉴질랜드농업과 (우리농업을) 비교하면서 경쟁력 운운할 때부터 알아봤는데....“ 라며. 어쩌면, 이는 농업의 경쟁력강화 이전에 자신들의 숨통을 옥죄는 듯한 느낌을 감지하기에 이런 얘기를 서슴없이 할 것이다.

농업관련 조직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들의 이런 생각을 바꿔주기 위해 고민하던 중 농민단체에서 내 놓은 자료를 들여다봤다. 또, 정부가 발표한 보도자료도 들춰본다. 참으로 놀라운 내용들이다.

농업의 다원․공익적 기능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접어두고라도 화학비료보조금과 어업용면세유에 대한 보조금 폐지는 물론이고, 기업의 농업분야 진입의 길을 열어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심지어는 사업대상자의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저해한다며 kg당 30원씩 지원해 오던 폐비닐 수거비 지원마저 폐지하겠다고 하니.... 대체 어쩌란 말인가?


주> 한달 쯤 전에 지역신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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