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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4
최기종 2009/05/04 23:41    

결국 임금님은 고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고뿔은 사사건건 임금의 이명을 도지게 했다.

신종 기침소리들이 요란하게 귀의 문을 두드렸고

촛불이 되어서 화살이 되어서 온갖 괴담을 퍼트렸다.

이건 난동이었다. 두려운 반역이었다.

그래서 임금은 귀에 거슬리는 입들을 단속했다.

고뿔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군대가 파견 되었고

난쟁이 떼쟁이 시위꾼 논객들을 옥사에 가두었다.



그런데도 궐밖 사람들은 고뿔이 떨어지지 않았다.

먹거리를 저당 잡히고 생업을 잃고 사는 집까지 빼앗겨서

남은 것은 기침소리 하나 밖에 없었다.

궐문에 대고 사정없이 기침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법치주의였다.

그래서 궐밖 사람들은 망루에 올라서

임금의 귀에 대고 구애의 기침을 해 댔다.

난쟁이 아버지도 달에다 쇠공을 쏘아 댔다.



또 다시 임금은 귓병이 도졌다.

귀가 쑤시고 아프다 못해 대로했다.

저런 고뿔들은 초장에 뽑아 버려야 한다며

군대를 투입하고 물대포를 쏘아 댔다.

인명도 돌보지 않는 쥐잡이 작전이 벌어졌다.

이제 궐밖 사람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질긴 고뿔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하늘에서는 기침소리만 요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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