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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공무원과 공무원노동자의 현실
그저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양파사랑 2009/02/16 15:51    

雨水를 네댓새 앞두고 강한 돌풍과 함께 비가 내렸다. 강풍을 동반했다고는 하나 오랜 가뭄 끝에 내리기에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 투쟁(?) 일선에서 물러나 있으면서도 못 미더운 구석이 있는지 가슴 한구석의 여운(?)을 쫓아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접속해 보니, ‘공무원들 아직 멀었다며 각성하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최근의 일들을 보면 공무원들은 아직 멀었다.
김석기 사퇴에 발끈하고 있는 하위직 경찰들. 화왕산 화재가 ‘자연재해’라고 말하는 공무원들. 용산참사 유족들의 국회질의 참관을 막는 국회사무처 공무원들. 용산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철거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조합과 용역들을 비호한 공무원들...... 정신들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노조가 생겨서 좀 변 하는가 기대를 가졌는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변한 게 있다면 연금이니 뭐니 하면서 자기들의 권리만 외친다.“ 라는 것이었다. 쓰버럴~

어쩌면, 이런 얘기도 나올 법 하겠지! 빗줄기속에 영결식은 무사히 치렀을까? 휴대폰 버튼을 누르니 많은 동지들이 자리를 함께 해줘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았을 거라면서 전화를 끊는다. 그래, 공무원이 뭔 죄여! 남은 자는 어떻게든 또 그렇게 살아가겠지!

인구수 6만을 조금 넘는 농촌지역의 여느 지자체들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창녕군. 지역을 알리고 지역민의 소득을 높이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게 이곳(창녕군) 공직자들의 사명일성 싶다. 또, 지역의 크고 작은 축제가 대여섯 개나 되는 걸 보면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민선' 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부곡하와이’ 라는 소재는 더더욱 그랬을 것 같으니 미안한 감정마저도 든다.

1995년 처음 억새 태우기 행사(?)를 실시하고 그 이듬해에 두 번째... 그러다가 다시 체제가 바뀌어 2000년부터는 자연생태계 훼손을 고려해서 3년 주기로 매년 이 무렵 757m 화왕산 정상 억새밭에 불을 놓으며, 고유 세시풍속을 재현하고 군민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초겨울이었을까? '다산방'이라는 공무원모임을 만들어 장소를 바꿔가며 회합을 가져올 때 ‘창녕’에 다녀온 적이 있다.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나와 모임을 주관한 회원으로부터 그곳 (직협)임원들에 대한 소개를 받을 때 관심을 끌었던 사람이 꽤 많았다. 다들 당차고 야무진 모습들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동지들처럼 이번에 참사를 당한 故 윤순달 동지도 매사를 적극적으로 임해 왔다는 것이다.

공무원과 공무원노동자!
공무원이 ‘노동자’라고는 하나 시키면 시키는 대로 밖에 할 수 없다. 몇 해 전 사상 유래가 없었던 호남지역의 폭설피해 복구현장에서 눈을 치우다 순직한 경기도청의 故 이주영 님이 그랬고, 부안군 농업기술센터의 故 이승희 님이 그렇다. 또, 사안은 다르지만 얼마 전, 용산 철거민 참사로 순직(?)한 경찰특공대원도 공복으로서 맡은 바 소임만 다 했을 뿐이다.

하지만, 화왕산 참사를 접하면서 느낀 것은 ‘사태를 예측하고 우려되는 문제점에 대한 고민을 단 한사람도 해 보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다. 600여 구성원 중 누군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의견을 제시했더라면 이번과 같은 참사가 발생했을까? 물론, 1년 6개월 사이에 지자체장 선거를 세 차례나 치러야 했던 군민들이라면 이런 공무원을 결코 좋은 시선으로 받아드릴 리는 만무하겠지만 말이다.

문제의식을 갖는 다는 것. 물론, 다된 밥에 코를 빠뜨리고 분위기를 깨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진행 중인 사안을 놓고 윗분들의 눈치나 살피며 예측이 불확실한데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라고 속단할 때, ‘꼭 그렇지만 않을 것 같은데요!’ 라며 자신의 견해를 얘기할 수 있는 진정한 공무원노동자. 이제 그런 사람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행사를 주관한 부서의 공무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럼 그렇지! 인명 피해가 난 이상 누군가는 祭物(?)이 되어야 하겠지! 씁쓸할 뿐이다.

‘공무원이란 신분과 책임감에 강으로 가라면 강으로 가고, 산으로 가라면 산으로 가고, 그저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모든 근심과 걱정은 남은 자의 몫으로 남겨 두고 떠나라’ 라면서 이제 네 손을 놓아 주겠다는 살아남은 동료 직원의 글이 또 한번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독자 의견 목록
1 . 내맘 초롱이 2009-02-17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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