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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부시명박
아찌 2009/01/29 17:24    

촛불 시위는 이명박에게 위기를 얼마든지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두 가지의 교훈을 심어 주었다. 그 결과가 용산 참사를 대하는 이명박의 태도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촛불은 이명박에게 자신이 옳았고 자신이 이겼다는 자만심을 심어 주었다. 반대자가 아무리 많아도 소신 있게 밀고 나가면 결국은 칼자루를 쥔 자가 이기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에게는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자신이 이겼기에 자신의 정당함이 입증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촛불은 이명박에게 지지 세력을 규합하여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게 해주었다. 대통령에게는 자신이 수족으로 거느릴 수 있는 경찰과 검찰을 위시한 권력기관과 조중동, 뉴라이트, 재벌 등등의 외부 구원병들이 철통같이 자신을 에워싸고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위기에서 구해 준 외부 구원병이 없었다면 이명박은 아직도 방황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명박은 외부 구원병의 가공할만한 지원 사격과 권력자의 요구대로만 움직여주는 검・경의 편파수사에 힘입어 적의 기세를 서서히 약화시켜가는 전략을 써서 오뚝이처럼 승리의 주역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건 조중동과 뉴라이트라는 쌍두마차였다. 이 둘은 이명박을 살려낸 이명박의 은인이다. 이명박은 이 둘과 손을 잡아야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촛불 위기를 돌파하면서 재확인하였다.

그런데 이 둘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곧 이명박이 이 둘의 요구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거나 이 둘의 청부업자가 된다는 뜻이다. 이명박은 그들을 조정할 능력은 없고 그들에게 조정당할 능력만 있기에 그렇다. 이게 이명박의 한계다.

이제는 기득권의 이익과 결부되어 있기만 하면 어떤 황당한 주장도 정책으로 실행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니 극우 세력의 발악이 최우선의 정책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이명박은 자연스럽게 가진 자들의 민원 해결사가 되었다. 이게 바로 대통령의 역할이 돼버린 것이다.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는 건설족들을 위해서 준비한 선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은 나름대로 기득권 세력을 배려한 거대한 개발 계획을 기획하는 선거 전략이 매우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미리 감지하고 황당한지만 효과 만점인 정책을 내놓았고, 이제는 어떻게든 보답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런데 촛불 이후부터는 외부 구원병의 도움이 없이는 정권 유지가 어렵다는 약점이 노출되었기에 그런 큰 정책 한 두개로 거래할 수 없게 되었다. 이명박과 외부 지원병은 공동운명체로 더욱 강하게 결속되어 가고 있는데, 힘의 균형이 외부 지원병에게 넘어가 버렸으므로 이명박은 겉으로는 절대 강자인 척하지만 속으로는 껍데기만 남은 그들의 허수아비가 된 것이다.

용산 참사는 그래서 빚어진 사고일 것으로 짐작된다. 조합과 세입자간의 문제라는 의문부호를 달기 이전에 그건 가진 자들과 결부된 일이므로 불법과 폭력을 빌미로 국가와 공권력이 즉각 개입해야 하는 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이명박이 서있는 자리는 국정 조정자라는 대통령의 위치에 서 있지 않다. 대단히 편파적으로 한쪽을 대변하는 대변자의 위치에 서서 국가의 공적 영역을 과감히 해체하여 사익 집단인 우군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줌으로서, 그들만이 승승장구하는 세상을 향해 탄탄한 연대 세력을 형성해 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한나라당 역시 청와대에 질세라 그런 대열에 앞장서려는 분위기다. 그래서 나온 게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였다.

자신과 자신의 지지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집값 등의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입는 자산 가치의 하락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간파한 것이다. 우리에게 부자란 곧 부동산 부자인데 이게 불경기로 가격이 토막 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이들에게는 걱정도 보통 걱정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아직도 거품이 많이 끼어 있어서 조정기를 더 거쳐야 한다느니 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들에게는 너무나 현실을 모르는 헛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집값이 떨어지는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해서라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강남의 집값만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자신들의 공동의 민원 해결인 것이다.

이명박은 대통령이란 지위를 달고 기득권 세력의 이익이 곧 국익이란 억지 논리로 가진 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기에 그가 하는 정책적 행위는 다 형용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의 정책마다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재벌에게 유리할 때는 시장의 자유를 외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재벌을 위해 시장에 뛰어들어 환율 방어에 나서는 이중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재벌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 규제 철폐를 줄곧 외치다가는 독재 정권보다 더한 발상으로 인터넷 규제와 반대 세력의 입을 봉쇄하기 위한 규제를 남발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명박은 이런 종류의 짜고 치는 고스톱을 푹 빠져 있다.

미국의 부시를 맹종해온 덕에 부시의 신자유주의를 원형대로 계승하게 될 지구상에서 하나 남은 유일한 인물이 이명박이란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부시의 시대는 끝났지만 미국의 부시를 능가하는 메가톤급 대한민국 부시명박과는 4년이 남았다. 하지만 낮은 자들끼리 함께 고통을 나누며 사람의 온기로 훈훈해지는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희망은 한없이 끝없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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