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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까치까치 설날
바다 2009/01/23 09:35    

거리는 명절 분위기로 분주하고 사람들 표정은 다소 들떠 보인다.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 모두에게 넉넉하고 포근한 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 넘어 남루한 옷차림으로 걷는 남자의 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그의 축 쳐진 어깨에 걸린 낡은 가방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지만 일상이 초라하지 않고 마음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그의 낡은 가방도 꿈으로 희망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길모퉁이에서 스친 힘없는 중년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까, 흘깃 흘깃 내 모습을 보 듯, 진한 삶의 회한을 느낀다. 일부러 무관심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지만, 그 손에 들려진 허접한 짐이 자꾸만 눈에 밟혀 마음이 짠하다. 한 움큼의 찬바람마저 중년의 모습을 흩트려 놓은 오후, 그의 발길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을 집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근로자들은 상여금은 커녕 밀린 임금조차 받지 못해 우울한 명절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피 터지는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사회의 냉대와 주변의 홀대를 받았을지도 모를 이들에게 이번 설이 따뜻한 명절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혹독한 실업과 지독한 실직으로 비참한 노숙생활을 하고 있을 그들의 명절도 춥지 않고 아프지 않기를 소망한다.

명절 전야 C& 중공업과 대주건설의 퇴출 발표는 지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한다. 여기에 대한조선 마저 워크아웃대상에 올라 우리지역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매섭고 옹색하며, 시퍼런 칼날 위를 거니는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고통스럽고, 좌절하며, 아우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난은 결코 의지를 이기지 못 한다”고 말 한다면 지나친 교만일까(?)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노부부의 굽은 허리가 그래서 더 추워 보인다. 노점에 과일이 다 팔리기도 전에 어두움이 머뭇거린다. 어두움은 절망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안식으로 믿는다. 하여, 여명의 내일은 우리에게 희망으로 다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모두 그 믿음을 갖고 따뜻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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