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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연 (시)
최기종 2008/02/20 19:42    

가오리연


나잇살 따라 가오리연의 꼬리도 길어졌다.
아비는 꼬리가 길어야 하늘의 별이 된다고 했다.
태어나서 이름달고 인맥쌓고 살림늘리듯
꼬리를 키우다 보면 그것이 든든한 뒷빽이 된다고 했다.
연이 실물 가오리처럼 묵은 비늘을 털면서 날았다.
어깨죽지 날갯살을 파닥이며 불혹의 꼬리를 흔든다.

어릴 때 동네방네 내달으며 조막손으로 연을 날렸다.
새끼 가오리가 돌아이 걸음마처럼 비틀거렸다.
어찌다 고만고만한 꼬리로 높바람을 타기도 했는데
공중을 빙빙 돌다가 논바닥에 쳐박히기 일쑤였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자란 키만큼 꼬리도 길어졌다.
연을 띄우고 날리는 솜씨도 꼬릿살 늘어나듯 커졌다.
겨울이 짚어지면서 연줄이 끊어질듯 팽팽하다.
이런 때는 얼래를 풀어서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고리채 이자 갚아나가듯 연실이 다 풀리며는
성황당 아래까지 내려와서 재롱부리던 연이
급상승 기류를 타고 수직으로 오르기도 했다.
북동풍 센 바람에 마름모 중심축이 흔들렸다.
형설의 가오리가 지웃둥 공중돌기를 연발하면서
하늘 가득 반원을 그리며 성황당 숲으로 떨어졌다.
하늘의 별이 되는 지수(指數)는 꼬리의 길이가 아니었다.
외곬으로 목숨을 걸어대던 든든한 뒷빽도 아니었다.

풀무잡이 아비는 긴 꼬리를 땅에 끌면서 연을 띄웠다.
얼레질을 반복하다 보면 연이 공중 바람을 타게 된다.
드르르 연실을 풀어대면 하늘 밑으로 뒷걸음치다가도
들들들 감아대면 허릿살 휘면서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솔미양반의 반달연도 승천(昇天)의 길에 나섰다.
반달연은 꼬리하나 없이도 하늘을 손쉽게 오른다고 했다.
반달 가슴에 방구멍을 내고 그것으로 된바람을 받아낸다는 것이다.
아비와 솔미양반이 적수(敵手)가 되어서 연싸움을 벌였다.
바람 먹은 반달이 직하방(直下方) 내려찍기로 들어오며는
아싸 가오리가 한 발짝 물러났다가 받아치며 연줄을 걸었다.
연줄이 서로 엇갈리고 육모얼레가 벌벌벌 감아졌다.
양 연이 치달려 오는데 갑자기 가오리가 허공으로 자빠진다.
아비 연이 솔미양반의 사기 뜸먹인 것을 못 당한 것이다.
대장 가오리가 긴 꼬리를 접으면서 하늘 저 편으로 추락한다.
아비는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영혼을 따라 떠났다.

겨울이 짚어지면서 연줄이 끊어질 듯 팽팽하다.
어릴 때 아비는 동구 밖 목장승처럼 키가 컸다.
연을 놀리는 재주도 넘볼 수 없는 하늘의 무지개였다.
불패의 가오리가 떨어지면서 아비에 대한 신화도 깨졌다.
내 꼬리가 길어지는 만큼 아비의 키는 점차 줄어 들었다.
초벌 닥종이에 참대살을 붙여서 가오리연을 맹글었다.
무명 연실을 새로 나온 화학사(化學絲)로 갈아매고
천연감물 염색천을 오려서 신형 꼬리까지 붙였다.
한 자 가옷 가오리가 미동(微動)하나 없이 하늘을 난다.
풍파(風波)의 세기를 가늠하면서 내 높이에서 얼래를 풀었다.
아싸 가오리가 상승(上昇) 바람을 타고서 월척처럼 연줄을 잡아당긴다.
겨루기 한판 싸움을 위해서 얼레를 다 풀지는 않았다.

겨울이 짚어지면서 연줄이 끊어질듯 팽팽하다.
풀무동 연꾼들이 배들녘 뚝방에서 연을 날린다.
꼭지연, 반달연, 치마연, 동이연, 제비연, 창작연, 수리연, 문어연, 가오리들이
저마다 활개를 치면서 가까이서 멀리서 키재기 싸움에 열중이다.
저마다 하늘의 한 점이 되어서 삼재수 액막이 쪽지를 보낸다.
부적이며 간지며 글월문들이 연줄을 타고 멜빵자리 목줄까지 달린다.
연을 날리는 사람들 모두가 하늘의 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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