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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이라크 파병과 북핵문제의 연계는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다.
파병은 국익도 명분도 없다
율전 2003/10/01 17:19    

이라크 파병에 북핵을 연계시킨다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스럽고 어리석은 발상이다. 이 두가지 사안을 연계시킨다는 발상자체가 미국에 대한 남한정부의 자주성이 전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 온 국민이 하나되어 "이라크 침공반대, 파병반대"를 외친 올해초의 전국적인 반전시위<사진/네이버>
우선 올 초에 있었던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정을 돌이켜 보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몇몇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다. 그런 국제사회의 외면을 호도 해 보고자 미국은 남한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 파병을 요청했었다. 그리고 정부는 미국의 그러한 요구를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빨리 덜컥 받아 안았다. 역시나 국익을 외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로 인한 국익은 지금 어디에서 잠자고 있는가? 이라크 재건에 남한 기업의 참여를 꿈꾸던 사람들은 당장 이라크 재건에 갖다 바친 5억 달러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못하고 있고, 파병이 일조 할 것이라던 북미관계는 초긴장상태 까지 빠져들었었다.

비록 비전투병 파병이었다 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그로 인한 상징적 의미에 있어 남한은 철저한 미국의 따까리로 낙인찍히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국제정세는 어떤가.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 세웠던 대외적 명분에 있어, 철저히 국제사회의 우스개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들이 침공의 원인으로 삼았던 '대량살상무기'나 '화학무기'가 이라크 내에 존재했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이라크침공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나 '화학무기'가 이라크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가 자국 내의 정보기관이나 매파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라크침공의 두 축이었던 미국과 영국의 국민들까지 그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미국 내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부시는 집권이후 처음으로 지지도가 50이하로 떨어졌고 블레어는 거의 재선을 포기하다시피 하고있다 한다.

더구나 미국의 경우 현재 이라크 재건에 쏟아 붓는 비용이 매월 40~50억 달러에 달한다 한다. 그리 안 해도 불황에 빠진 미국으로서는 이라크라는 끝이 안 보이는 수렁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세계에서 제2의 원유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라크라는 떡을 내 팽개쳐 두고 고스란히 물러설 리는 만무하다. 이라크라는 떡을 삼키기 위한 장기적 전략 측면에서 미국이 국제사회를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에 유엔에 요청한 파병결의안 통과 요구인 것이다.

유엔을 통하여 다른 국가들을 끌어들임으로서 이라크 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고립을 어느 정도 탈피하고 자신들의 침공으로 야기 된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나누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이라크로부터 파생 된 경제적 가치까지 나누려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라크 재건에 필요한 여러가지 경제적 가치들에 대한 분배는 이미 끝난 상태다. 더 이상 분배할 그 무엇도 없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은 이번 파병결의안에 유엔 주도하의 평화유지군이 아닌 미국 주도하의 다국적군을 명시해 놓은 상태이다. 또한 미국은 프랑스 등 몇몇 나라가 요구하는 이라크 재건 시간표(로드맵)마저도 내 놓지 않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가. 자국민들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유엔에 손은 벌리되 이라크 내의 모든 것을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유엔에서 파병결의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알아서 기는 자세로 전투병파견을 덜컥 받아들인다고 미국이 감읍이라도 할까? 그래서 현재 전 민족의 염원이 되다시피 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미국이 알아서 조금이나마 신경을 써 줄까?

△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 세웠던 대외적 명분에 있어, 철저히 국제사회의 우스개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진/네이버>
지난 비전투병 파견이 북핵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미국의 입장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해 보면 이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 비전투병 파견은 북핵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미국의 어떠한 입장 변화에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6자 회담이 있기 전까지 미국은 북핵문제에 있어 초 강경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그나마 6자 회담이후 미국의 자세가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해 진 것은 이라크라는 수렁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부시행정부가 이라크 문제에 있어 대내ㆍ외적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 언제까지나 강경 일변도로 나갈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투병파견을 북핵문제와 연계시키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것이다. 미국은 중동과 한반도에서 두 개의 긴장상태를 유지할 명분도, 국력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정부가 스스로 중동에서 미국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미국은 중동에서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데 여력을 쏟아 부을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원하던 상황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보더라도 정부의 이러한 발상은 문제가 있다. 그간 북한이 북핵문제에 있어 남한을 직접적인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남한이 미국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미국의 파병요구에 대해 알아서 긴다면 이는 북한의 그런 입장을 더욱 확실하게 증명해 줌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후 6자 회담의 후속회담이 있을 때 북한은 남한에 대해 이전에 비해 더욱 고립적인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마저 있다. 그리고 이는, 북한과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된 남한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가능성 역시 다분해진다 할 것이다.

물론 미국은 남한의 파병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양한 경로의 압력을 가해 왔고, 가해 오고, 가해 올 것이다. 그러나 작년 북핵문제의 시발점에서 부시행정부의 맞춤형 봉쇄정책이 DJ의 "잡것들,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한 마디에 날아가 버린 것을 돌이켜 보자.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아로새긴 '통쾌함'에 대해 되새겨 보자. 그 이후 무슨 일이 있었던가. 미국의 보복에 대한민국이 거덜나기라도 했단 말인가? 아니다. 미국은 꾸준히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압력만' 가해오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요구를 안 들어주면 금새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호들갑은 이제 그만 끝내도 되지 않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이라크 파병과 북핵문제를 연계시키겠다는 발상은 대단히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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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가슴이 없는 정치 2%부족 2003-10-02 /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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