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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이야기
중앙아메리카에서 바다건너와 한국인의 건강식품이 되기까지
한용현 기자 2007/01/29 08:35    

△ 고금도에는 고구마와 관련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1492년 8월 3일은 한 사람의 꿈이 전 지구적 사건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한 날이다. 이날 콜럼버스는 산타마리아호. 핀타호. 니냐호 등 세척의 범선과 120여 명의 선원과 함께 파로스 항구를 출항.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큰 바다로 나섰다.

고구마 이야기에 웬 콜럼버스? 하실 분도 있으리라. 고구마는 토마토. 감자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이민을 온 식물이다. 물론 스스로 원한 것이 아니고 콜럼버스 등 스페인 정복자들 덕분이다.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 이후 고구마 종자는 스페인 정복자들과 함께 중앙 아메리카에서 필리핀으로 왔고 약 1백여 년 후 중국으로 건너가 대량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우리민족과 고구마의 인연경로는 조금 다르다. 최초 기록으로 보면 현종 4년(1663년) 남해사람 김여휘가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오키나와에 상륙하여 보니 겉껍질이 붉고 속이 하얀 뿌리 식물이 있는데 이를 쪄서 먹으니 산에서 나는 한약재인 마와 같고 맛이 달았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1백년 후 영조 39년(1763년)조정 관료인 조엄이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오는 길에 쓰시마에서 고구마를 발견하게 된다. 조엄은 신기하여 자꾸 고구마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조선백성의 배고픔 해결에 보템이 될 듯하여 고구마 종자를 가져와 보급하게 된다.

이후 강진출신 강필리라는 사람이 1764년 동래부사로 재직하던 중 앞서 조엄이 가져온 고구마를 보고 백성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을 알고 고구마의 재배법과 먹는 법. 술 등을 만드는 가공법 등을 가르치는 감저보(甘藷譜)라는 책을 지어 널리 보급하였다.

이들 외에도 1775년 경 김장순이라는 사람이 고구마 보급을 위해 감저신보 라는 책을 지었으며 당시 전라도 관찰사였던 서유구 는 순조 34년(1834년)종저보라는 책일 지어 고구마를 널리 알렸다.


고구마의 이름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쓰시마의 효자가 고구마농사를 잘 지어 부모를 봉양했다는데서 유래한 고코이모(孝行마)가 우리말 고구마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둘째. 고구마를 처음 들여왔을 때. 국내 다른 지역의 고구마 시험재배가 거의 실패하였는데 유달리 고금도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어 지명에 따라 고구마(고금 마)라 한다는 설이다.

고금도 유래설에는 신화와 같은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고 있다. 몇 백 년 전 고금도 삼개문에 성처사라는 도인이 살고 있었다. 같은 고금도 득암리에는 김처사라는 도인이 살았다. 장흥 천관산에 살던 위처사라는 도인이 고금도의 두 처사를 자주 찾아와 도와 학문을 논하였는데 하루는 일본 사람이 탄 배가 파선하여 고금도에 밀려왔다.

세 처사가 이들을 구조하여 따듯이 보살피어 돌려보내려하니 일본 선원이 고마움의 뜻으로 생전 처음 보는 뿌리채소를 몇 개 주었다.

세 처사는 먼저 자신들이 이 뿌리채소를 심어보고 먹어본 다음 널리 보급하였다. 이후 자연스럽게 육지와 다른 섬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고금에서 나는 고금 특산 마. 즉 “고금 마”가 고구마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외에도 감자를 북 감자라 하듯이 고구마를 남 감자라고도 하고 호남지역에서는 감재. 또는 그냥 감자라고도 한다.

고구마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 보급하고 있는 주요 품종만도 14가지가 넘는다. 앞서 김여휘의 기록에는 속살이 희다고 하였는데 이제는 노란색. 자색고구마도 있다.

2001년도 기록을 보면 전 세계 고구마 생산량은 년 간 약 1억 3천 4백만 t에 이른다. 이중에 중국에서 약 1억 1천 4백만t 을 생산하고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나이지리아에서 각각 약 250만t.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165만t가량을 생산한다. 일본은 약 1백만t. 한국은 약 2십 7만 3천t 을 생산한다.


한국의 지역 별 생산량을 보면 2003년도 전국 생산량이 2십 6만 3천t이다.

이중 서울. 경기. 인천이 약 7만 7백t. 광주. 전남이 약 5만 9천 2백t. 전북이 약 3만 6천 1백t. 대전. 충남이 약3만 1천 5백t. 부산. 울산. 경남이 약 2만 9천 6백t. 대구. 경북이 약 1만 8천 4백t. 충북이 약 1만 4천 7백t. 강원이 약 6천 3백t. 제주도가 약 2천 2백t 가량이다.

남쪽지방에서 잘 자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가 총 생산량의 약 24.5%를 차지하는 현상을 보면 고구마가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식량에서 건강식품으로 격상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곧 수도권 시장에 가까운 농촌에서 시장성이 좋은 환금작물로 고구마 농사의 인기가 높다는 의미다.

고구마는 뿌리덩이와 잎줄기 등을 모두 먹을 수 있다. 가공식품으로는 대표적으로 술을 들 수 있다. 생 고구마를 얖게 썰어 말려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뽑아내는 데 썼다. 지금은 고구마 가격이 비싸 쓰지 않는다. 다음으로 과자를 만드는 주요원료 및 튀김용 재료로 쓰인다.


고구마의 주요 성분으로는,

1. 베타카로틴을 들 수 있다. 이 성분은 특히 위암과 폐암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구마가 소화. 흡수될 때 비타민 A로 바뀌며 암을 예방하고 노화의 정도를 늦추어준다. 보통 크기의 고구마 한 개를 먹는다면 하루에 필요한 양 이상의 베타카로틴을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2. 고구마에 많은 식이섬유는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소화가 잘 안되는 식이섬유는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변통에 도움을 주어 위와 장의 건강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3. 생고구마에서 나오는 하얀 진액을 얄라핀 이라고 하며 변비와 위. 대장암.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에 특효를 보이는 성분이다.

4. 고구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륨성분이 많다. 이 성분은 몸속의 불필요한 소금 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칼륨은 높은 혈압을 조절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며 몸의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피로회복에 좋다.

5. 고구마를 삶을 때 나오는 진액에는 혈압상승을 막아주는 판토텐산이 다량 함유 돼 있다.

6. 비타민E는 우리 몸의 산성화를 촉진하는 물질의 생성을 막아 노화 현상을 늦추어 주며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7. 칼슘은 뼈와 치아 등을 만들고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미량요소다. 또한. 출혈을 막고 근육과 신경의 과도한 흥분상태를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8. 보라색과 붉은색 고구마의 색소에 많이 포함된 안토시아닌은 세포의 노화를 막고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9. 고구마는 천연 비타민 C의 보고다. 고구마 한 개를 먹음 으로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를 충족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고구마에 있는 비타민C는 열에 강하다. 굽거나 찌거나 튀겨도 총 량 중 약 50~70%의 비타민C가 남아 우리 몸에 흡수된다고 한다.

10. 콜라겐과 점질 다당체는 혈관의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비만을 예방한다.

고구마는 위와 장 청소의 특효 식품 중 중 하나다. 굽거나 쪄서 먹거나 조그마하게 잘라서 쌀과 함께 솥에 넣고 밥을 지어 먹어도 좋다. 생 고구마를 물에 잘 씻어 무우나 다시마 등 해조류. 채소 등과 함께 믹서에 갈아 마시면 최상의 변비치료 및 기미. 주근깨. 검버섯 예방. 치료에 좋다.


현재 고구마를 주 성분으로 하는 다양한 식품 및 건강식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고구마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에서 섬유 염색제까지 고구마의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고구마는 글쓴이의 과거 어린시절 기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꿩이 산보하는 산비탈 척박한 밭에서도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고구마는 가난한 섬 사람들에게 제일가는 생명선이었다.

현재 완도군 인구가 5만 7천여 명인데 30여 년 전의 인구수가 약 14만 5천여 명이었다. 그 많던 사람들을 먹여 살린 식량이 대부분 고구마였다. 한반도 남해안 섬과 육지가 대부분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태풍이 오면 다른 농사는 큰 피해를 입는다. 1년에 몇 번씩 오는 태풍 속에서도 고구마 농사만큼은 거의 피해를 당하지 않고 이 땅의 딸과 아들들의 삶을 붙잡아온 것이다.

지금의 신품종 고구마는 줄기가 바로 선다. 그러나 과거의 고구마 종자는 줄기가 땅을 기어가며 마디마다 튼튼한 뿌리를 내려 태풍 속에서도 안전하다.

고구마를 생각하면 수많은 외침과 위기를 겪어오면서도 의연하게 그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는 듯 하다.


고금도의 고구마 유래 전설을 보면 한반도에서 고금도가 고구마의 최초 전래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구마를 지역 특산물로 만들어 농가소득도 올리고 지역의 성가를 높이는 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각 지방은 저마다 과거의 역사와 전설을 새롭게 해석해내고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어 지역 마켓팅에 활용하고자 노력한다.

고금도를 고구마의 한반도 최초 전래지로 자리 매김하고자 하는 일은 농가소득과 관광객증가에 도움이 되고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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