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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힘의 눈] 그 입이 그 꼬리를 씹는다
같은 뿌리, 다른 양상
김철홍 기자 2010/08/25 19:30    

    정체성과 시원(始原)

대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언급할 때, 시원(始原)을 따지는 습관이 있다. 시원을 정체성판단의 기준으로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안타까운 일은 시원은 사물의 정체성판단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80년대, 90년대에 그가, 그 단체가 무슨 일을 했는지는 ‘현재의 그와 그 단체’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데에는 아무런 근거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이리라.

오래 전, 기자가 우리힘닷컴의 열혈독자이던 시절, ‘순수와 참여의 역설을 기억해내자!’라며 짚어내던 정도의 발언을 일종의 ‘정치공세’ 정도로 이해하는 집단들도 있고 보면, ‘예향’되긴 진즉에 틀렸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비관은 금물이다. ‘편안한 먹일 찾아, 먹이를 주는 사람들 찾아, 다들 개들의 무리 속으로 떠나’(늑대, 안치환)가도 늘 세상에는 제 할 일 찾아 묵묵히 지루한 일상을 견뎌내며 성장하는 ‘담쟁이’(도종환)같은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대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어른(?)들

이제 물어 볼 때가 됐다. 이 어른들은 과연 무엇을 ‘구원’하기 위해 이런 전쟁터를 만들고,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일까? 차츰 자신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 지조차 희미해져 가는 건 아닐까? 갈수록 이 싸움은,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것을 그들은 알기는 알까?

앙상한 ‘팩트’ 하나를 얻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소모적인 싸움을 지속할 의지는 충만하나, 공론의 장에서 공공연하게 소통하기는 주저하는 자들의 진정성이란 대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해해 줘야 할까? 목포문화예술계에 대해 시민들이 바라볼 불신의 눈초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담대함은 어떤 집단적 힘과 사명감에서 오는 것일까? 본인들이 아니면 목포의 문화예술이 절망스러워 질 것이라 믿는 것일까? 본인들 때문에 목포의 문화예술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어떤가?

이 악무한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포문화예술의 자칭 ‘얼굴’들이 한편에선 침묵과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것도, 또 다른 한편에서 벌어지는 ‘광야에서의 울부짖음’도 모두 ‘개인의 자유’다. 다만, 시민을 들먹이며 공공예술을 들먹이는 짓(!)은 이제 그만두라. 살면서 스스로 비겁했노라 되 뇌인 적, 기자도 많이 있었으나, 쪽팔리는 짓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염치’에 대해 생각 좀 해보라는 말이다.


    생산적 소통의 방법 - ‘팩트(fact)’와 ‘팩트(fact)지상주의’ 사이

기자가 팩트를 우습게 아는 것은 물론 금물이다. 다만, 팩트는 늘 해석될 운명에 처해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오롯이 마지막까지 남겨질 팩트가 지시하는 흐름과 경향을 무시하며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을 나는 ‘팩트지상주의자’라고 부른다. 저기 경찰서나 법원에 가면 그 ‘팩트’는 판가름 날 확률이 높다는 것쯤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전부여도 되는가?’를 따져 묻는 것이다.

연예인이란, 공공연하게 사적인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이 싸움의 당사자들은 스스로 어디쯤에 자리한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을 발언해야 한다. 책임감 있게.


    대답을 시작할 때

이제 대답할 때도 됐다. 당신들에게 조직이란 무엇인가? ‘조직’이 뒤틀린 욕망을 품은 개인의 방패막이로, 입신의 발판이기만 해도 되는 것인가. 무엇 때문에 각종 단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줄서지 못해 안달인가? 힘이 있어야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면 그렇게 하면 된다. 예술자체가 힘이라고 믿고 사는가? 그러면 그렇게 하면 된다. 새로운 대안을 ‘말’하는 자들을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대안을 얘기하는 방식과 활동이 ‘증오를 생산하는 방식’일 때 목포문화예술 관계자 ‘모두의’ 정체성과 진정성은 모래성위에 놓이게 된다는 사태에 대한 엄중함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 정도는 보여 달라는 것이다.

다행인가? 동네 축구 모임에서도, 동호회 모임을 만들어도, ‘어떻게 해당 시의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볼까’를 고민하는, 그야말로 평범한 시민들이 늘고 있으니? 가히 ‘정치의 과잉’이라 부를 만하다. 유식한 말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 이르던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깨어있는 시민들이 짚어내야 할 일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명명되는, 이 ‘사회적 현상’에 대해 지역의 책임 있는 자들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보는 일이다.


    ‘태도’야 말로 정체성 판단의 한 기준

과거가 아닌 지금/여기(현재)를, 왜 어떤 단체에서 치는 장구는 기생문화가 되고, 어떤 단체에서 치는 꽹과리는 민족예술이 되는지를, 지역적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자들과 단체들이 시민들을 향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지를 말하지 않(못하)거나(태도), 용의주도한 침묵으로 발언을 대신하는 자들이, 과거의 앙금을 각자 알아서 훌훌 털고 조직을 함께 운영한다손 치더라도 진즉에 물었어야 할 첫 물음,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핵심을 발언하지 않고(책임지지 않고) 문화예술의 맨 앞 얼굴은 되고 싶어 안달하는 뒤틀린 욕망의 구조가 안타까움을 넘어 공공의 우려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우려가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희망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더욱 저러는 것일까? ‘연합조직이니, 장르별이니’ 하는 조직형식주의로는 문제해결을 위한 첫 일보도 내 디딜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예술하는 일 역시 철학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라고 여전히 굳게 믿는다면, 목포의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같은 뿌리를 가진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책임있는 자들은 광범위한 토론을 조직하시라! 그도 싫다면, 쇼는 그만 저만 좀 하시고 들.





독자 의견 목록
1 . 정식 기사로 취재하십시오. 충고합니다 2010-08-26 / 08:03
2 . 사실의 의미 Q 2010-08-29 / 17:05
3 . Q님의 말씀에 대해 김철홍 2010-08-29 /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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