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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힘의 눈] 지방지치 20년, “일그러진 너희만의 자치”에서 함께하는 협치로
한용현 기자 2010/06/24 19:24    

우리 사회는 1991년 지방의회 선거로부터 올 6. 2 제5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방자치 20여 년을 경험해왔다.

지방자치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지역 축제이다. 지방자치 이전에도 지역 축제는 있었으나 숫자도 적었고 내용도 예산도 전국적 주목을 받을 정도는 극히 적었다.
지방자치 이후 자치단체마다 자치단체장이 지역사회 주민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치적을 자랑하고 공공예산을 마치 제 호주머니 돈인 양 선심을 베풀어야 하는데 맨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지역 축제였다.

지역특성을 살린 축제로 지역경기도 살리고 지역사회 통합에도 이바지하는 축제가 아니라 축제 기획사에 의존하는 전국 어디나 비슷한 그저 그런 축제를 하는 것이다.
지역축제를 하는 과정에서 자치단체 공무원, 지역 사회단체, 통반장, 이장 새마을 지도자 등 일선 민간 행정조직을 총동원 할 수가 있다. 여기에 각 참여 단체나 개인에게 축제진행이나 일부 주관형태로 보조금 예산을 준다.

해마다 정부 차원에서 비슷하고 중복적인 예산낭비성 지역축제를 통폐합하라고 해도 일선 자치단체는 흉내만 낼 뿐이다. 치적을 자랑하고 향우회를 동원하고 다음 선거에 핵심적으로 이바지하는 지역축제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제 돈이 아니고 낭비가 클수록 떡을 챙기고 떡고물을 맛보는 지역 선거조직도 많으므로.

이후 지방자치가 뿌리내려가면서 창의적이고 대안적인 개발과 성장 발전전략을 연구 시행하는 자치단체도 늘었지만 그래도 흉내 내기에 바쁜 자치단체가 아직 많다.
어느 자치단체가 전망대를 세워 유명세를 타면 여타 자치단체로 전망대 세우기 경쟁이 확산한다. 인공폭포도, 바닥분수도, 경관 조명사업도 그러하다. 케이블카 사업도 늘어만 간다.
타당성과 투자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경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함에도 해당 사업자의 로비를 우선해 예산을 낭비하고 해남, 여수처럼 수많은 자치단체장이 구속수사결과 뇌물죄 등으로 낙마한다.
여기에 더하여 돈 주고 상 받기가 대유행이다. 어느 언론기관이나 단체가 자치단체 관련 시상을 기획하고 전국 자치단체에 응모안내를 하면, 적게는 10~20개, 많게는 30~40개 자치단체가 응모한다. 이렇게 응모한 자치단체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상을 받는다.
대상, 금상, 특별상 등등 이름짓기는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응모하면서 돈을 주고 시상이 결정되면 또 돈을 주어야 한다. 상을 받은 자치단체마다 청사와 거리거리마다 현수막을 내걸고, 지역방송과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광고홍보한다. 마치 대한민국 230개 자치단체장 중에서 자기만 상을 받은 것처럼,

이렇게 낭비하는 돈은 모두 자치단체장 호주머니 돈도 아니고 업무추진비도 아니다. 자치단체 주민 혈세를 들여 자치단체장 개인의 치적을 홍보하고 다음 선거를 겨냥한 사전선거운동성 예산낭비의 전형이다.

특히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상도 그러하지만, 자치단체장 개인에게 주는 시상에 자치단체 예산을 쓰는 일은 분명히 예산에 관한 법에나 공직선거법으로나 분명히 위법이다. 존경받는 경영자상이나, 존경받는 CEO 상, 신뢰경영 CEO 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개인이 상을 받으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왜 자치단체장 개인이 상을 받는데 자치단체 주민 혈세를 주고 언론광고홍보비와 현수막 게시 비용까지 자치단체 예산을 낭비하는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개방이 가속하고 경쟁력이 약한 농수산업과 노동집약적 중소규모 제조업이 몰락 위기에 노출된 지 오래다. 오래전부터 정부 차원의 대책 중 하나로 위기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조금 사업을 시행해왔다.
정부는 정부 차원의 예산한도와 방향을 제시하고 자치단체는 여기에 맞추어 기획, 예산안을 마련해 보조금 업무를 위임받아 시행한다. 이 보조금 행정이 애초 정부의 뜻대로 지방 자치단체에서 시행됐다면 우리 사회는 현재처럼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산양삼을 키운다고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받은 다음 산양삼 모종이 죽었다고 둘러대면 끝이다. 완도는 총 50억 원의 사업비 중 30억 원의 보조금을 받은 “후코이단 산지가공시설사업 보조금 행정”직무유기 배임의혹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전국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매년 거액의 보조금 예산을 낭비하고 임자 없는 돈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고도 책임지거나 사과하는 공무원도, 자치단체장도 없다.
이러니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창출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도는 사라지고 지역사회와 전체 국가 차원으로 보면 갈등이 늘고 일자리는 줄고 경쟁력은 낮아지고 농어촌 지역사회 공동체 해체 현상이 지속하는 것이다.

6. 2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 1일 전국 자치단체마다 자치단체장, 자치단체 의회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당선자 취임식이 열린다. 이 중 몇%가 다음 4년 후 지방선거까지 갈 수가 있을지 흥미롭다.

지방자치는 첫 개념부터 통치가 아닌 협치를 지향한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자치단체와 자치단체장은 통치를 고집한다. 지역사회에 군림하고 지역주민을 통치하는 제왕적 자치단체장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도가 높을수록 부정부패도 심각하다. 비민주성, 불투명성, 지역사회 줄 세우기, 편 가르기와 부패는 정비례하는 것이다.
뜻있는 많은 이들은 지방자치 선거에 대한 정당개입을 반대해왔다. 동서로 갈리고 지역으로 나뉜 대한민국 정치지형에 따라 정당공천을 하면 선거결과도 그대로 같은 색깔의 지도가 그려져 온 게 이제까지의 경험이다.

인물보다는 정당을 우선 선택하고 정책보다 돈을 따르는 선거풍토로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기 어렵기에 최소한 기초 자치단체장과 자치단체 의회 의원 선거만큼은 정당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정당공천을 받고자 돈을 쓰고 이를 벌충하고 다음 선거에 대비하고자 공공성 도둑질을 통한 검은돈 챙기기에 열심이다. 이에 따르지 않는 공무원은 왕따 한다. 지적하고 따지는 시민단체는 군정 발목잡기니 등등의 죄목을 붙여 지역사회 공공의 적으로 만들기에 혈안이다.
지방자치에 앞장서고 성공하는 지방자치에 꼭 필요한 자치단체장과 자치단체의회 의원, 행정관료, 지역언론, 시민단체, 지역 기업 등을 지방자치 5대 행위자라고 한다. 이들 5대 행위자들이 지역사회의 바람직한 성장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합하면서도 서로 부정부패와 독주 독선을 견제 감시해야만 올바르고 정상적인 지방자치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한민국 지방자치 20여 년 동안 이러한 선 순환적인 지방자치가 이루어져 온 자치단체가 늘어왔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자치단체는 이들 5대 행위자들이 모두 짬짜미하거나 대부분이 연합하여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공공성 도둑질로 주민 혈세를 축낸다.
인구가 적고 고령화 지수가 높으며, 평균학력이 낮고 전문직 종사자 비율이 낮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이러한 부정적이고 구태의연한 19세기형 지방자치행태가 득세한다.
일본은 정당공천 제도를 유지하지만, 지방자치 선거에 나서는 대부분 선량이 공천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무소속 당선율이 평균 7~80%에 이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당공천 여부를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완도나 전라남도 같은 자치단체에서 우리 지역은 정당공천을 배제하자고 조례를 제정하면 정당공천이 없는 지역이 되는 것이다. 미국도 지방선거 정당공천은 효용이 적다. 기초 자치단체 정당공천자의 당선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지역할거주의 중앙정치와 지방자치선거 정당공천, 지방자치 부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견고한 인과 관계를 형성해왔다. 결국, 나라의 주인이고 지역정치의 주체인 주민유권자가 선거투표를 통하여 정치개혁, 지방자치 개혁을 이끌어내는 게 마지막 남은 수단이다.
6. 2 지방선거가 끝나고 7. 1 취임 이전인 현재 전주언 광주시 서구청장이 구속되었고 오현섭 여수시장이 부패혐의를 받고 도피 중이다. 이들을 포함, 전국에서 약 350명 이상의 지방자치선거 당선인이 부패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내사 또는 수사를 받는 중이다.
제4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당선자 중 94명이 기소되었다. 6. 2지방선거에서 당선했으면서 7.1 취임식 이전에 구속된 전주언 서구청장과 도피 중인 오현섭 여수시장 등을 포함하면 약 40%가 넘는 자치단체장이 부패와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에 서고 이중 대부분이 임기를 못 채우고 낙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으며, 구시대적 지방자치 행태에 대한 지역사회 주민과 일부 지방행위자의 민주성과 투명성 요구가 높아지면서 부패와 독주, 독선이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는 증거이고 지방자치가 올바로 뿌리내려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 20년이면 이제 지역고유의 배타적 특성과 전국적 보편성을 조화하여 지역만의 성장발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행할 때가 되었다. 다음 선거만을 의식하고 이에 치중하여 자치행정을 잘못 이끌어가는 자치단체장은 그저 거짓 정치꾼에 불과하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지역사회 현재세대와 다음 세대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여론을 모으고 토론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론을 내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정치 과정을 통틀어 “협치”라고 한다.
이제 국회의원과 정당 지도자들과 소수 부도덕한 지방행위자의 “일그러진 너희만의 자치”에서 “우리 모두 함께하는 협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지방자치의 본래 목적인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

6. 2 지방선거 당선자는 7. 1일 취임식과 함께 4년 후 다음 지방선거까지 부패와 독주, 독선이 없는 협치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유권자의 말문과 말 길을 열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노력으로 지역사회 앞날을 설계하고 집행해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4년 후에도 같은 취임식장에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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