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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황톳골 이야기 전도사, 백창석 향토사학자를 만나다.
우리힘닷컴 2011/01/09 23:12    

매주 토요일. 무안지역 마을이며 골짜기를 바람처럼 돌아다니며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보석처럼 캐내는 향토사학자 백창석. 한때는 교육운동가로, 한때는 사회를 개혁하겠다며 천직으로 여기던 교사직까지 그만두고 정치 문턱에 발을 담그기도 했던 이력의 향토사학자. 우리힘닷컴은 그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무안의 자산과 향토사학자로서 바라보는 무안의 현재를 들어봤다.


우리힘닷컴 : 지금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십니까?

백창석 무안향토사 연구소장(이하 ‘백창석’) :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해 전남 도의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가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진보세력이 갈라져서는 안 된다는 지역 여론과 그로인하여 당선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 득을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민노당 후보와 단일화하고 후보사퇴를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편안하고 보장된 직장생활을 접고 정치인이 되려고 했던 것은 문화와 교육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전문성을 발휘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다시피 우리 지역은 문화의 불모지대입니다. 또한 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고 안주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서 출사표를 던졌으나 현실은 어려웠습니다.

현재 저는 뚜렷한 직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글교육과 마을 탐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글교육은 베트남과 태국 등지에서 온 이주여성과 60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을탐방은 매주 토요일마다 실시해서 우리 지역 391개 마을 중 현재 267개 마을을 했습니다.

백창석 무안향토사 연구소장© 우리힘닷컴

우리힘닷컴 : 매주 마을 탐방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백창석 : 1990년대 중반, 제가 한참 지역과 교육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백제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12월이 되면 학생들의 진로가 거의 결정이 되어서 수업시간이 자유롭습니다. 그때 제가 아이들에게 고향에 대해서 글을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3줄 이상을 쓰지 못하는 거예요. 17~8년 동안 나고 자란 자기 마을에 대해서 3줄 이상은 할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말을 시켜도 하지를 못하는 겁니다. 이거 큰일 났구나 했습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위인전을 읽고 국사를 배우는 것은 ‘나라사람다움’의 정신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해서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지요. 해서 그때부터 내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탐방을 통한 마을 역사 알리기입니다.

우리힘닷컴 : 탐방을 통해 발견한 무안군의 소중한 자산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창석 : 무안은 자랑할 것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안은 찾아갈 문화유적도 없고 배워야 할 역사도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찾지 않고 개발하지 않아서 묻혀 있을 뿐입니다.

제가 자주 쓰는 무안의 5대 문화가 있습니다. 황토문화 갯벌문화 불교문화 설화문화 저항문화입니다. 이중에서 황토나 갯벌이 자연적으로 주어진 문화였다면 나머지 문화는 무안 사람들의 기질을 나타낸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항문화는 무안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이어받아야 할 문화적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70년대 80년대 무안의 농민운동은 전국 농민운동의 풍향계 역할을 했습니다. 무안의 농민들은 유신시대와 군사독재 시절에 억압받고 핍박받는 농민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억울함과 농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던 것입니다. 의롭지 않은 일에는 결코 머리를 숙이지 않았던 자랑스러운 정신을 갖고 있지요.

그러한 정신은 ‘동학농민봉기’에서 비롯됩니다. 동학봉기 때 무안은 관변문서에도 자주 나오는 호남거괴(巨魁, 거물급 우두머리)인 배상옥 장군을 배출했습니다. 동학 때 전봉준, 김개남과 더불어 개인의 이름을 딴 동요가 불렸던 대장군이었지요. 배상옥 장군의 지도로 무안의 동학운동은 무척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불의와 폭압에 결코 머리를 숙이지 않았던 자랑스러운 정신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힘닷컴 : 마을 탐방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화재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작단추(▶)를 누르면 위 질의에 대한 백창석 소장의 답변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힘닷컴 : 최근 무안에 여러 현안이 있습니다. 기업도시 문제, 무안국제공항 문제 등으로 군민 간에도, 타 지역과도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향토사학자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며 또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창석 : 기업도시문제는 참으로 안타까운 난제입니다. 지난 2005년 7월에 산업교역형으로 선정된 무안 기업도시는 무안읍과 청계·현경·망운면 일대 1200여만 평에 들어설 예정이며 2025년도에는 상주인구 15만 명의 산업 및 물류형의 자족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기업도시가 들어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주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습니다. 무안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듭된 실책과 현실을 무시한 정책 추진 그리고 일부 지도층의 무능은 군민들에게 엄청난 상처만을 안겨 주었습니다. 동부와 서부로 분리되는 군민간의 갈등, 지역의 발전에 써야 할 군비와 혈세의 낭비,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억류 등은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기업도시라는 말을 꺼내기도 싫어합니다. 무안군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언제부터인가 기업도시 사진이 사라져 버렸더라고요. 정말로 안타까운 것은 군민을 우롱하고 혈세의 낭비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할 텐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데 있습니다. 이제 주민들은 기업도시의 환상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봅니다. 기업도시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안국제공항은 21세기 서남부 지역의 국제관문으로서 망운면 피서리에 1999년 착공하여 2007년 11월에 개항하였지요. 이 공항도 처음엔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갖게 했습니다. 앞으로 21세기는 황해시대다 라고 생각하고 그 한축을 무안공항이 맡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제 정세도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어가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수요 예측과 광주공항의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적자운영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기다 기대를 걸었던 기업도시마저 물거품이 되어버리니 난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히 요즈음엔 전세기 운항으로 해서 얼마간의 적자 보전은 되는 모양입니다.

공항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공항 이전이나 중국을 향한 무역기지로서의 역할 등은 모두 지자체가 감당하기는 너무 큰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와 교육의 부재입니다. 현대는 삶의 질을 이야기하는 시대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초월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라는 것이지요. 삶의 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문화와 교육입니다. 그런데 우리 무안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약합니다. 어린이날이 되면 주부들이 갈 데가 없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데 그럴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지요. 외지에서 친구들이 찾아오면 소개할만한 문화유적이 없다고 합니다. 볼만한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자녀가 5학년 되면 고민을 합니다. 진학문제 때문입니다. 지역교육의 불신 때문에 이사를 고민합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초등학생 학부모 상당수가 이사를 갑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청이 들어서면서 교육문제가 나아졌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사실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많음에도 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우리힘닷컴 : 이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창석 :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도 방황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민해서 내렸던 결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보니 정신적 공황상태가 꽤 오래 갔습니다. 마땅히 주변 사람들과 의논할 대상도 적다보니 굉장히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은 역시 교육과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활용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요즈음엔 학생교육만 아니라 평생교육과 이주여성들의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의 60세 이상 노인 중에서 30%이상이 문맹자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내가 고민해야 할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이주여성이 300여명이 넘습니다. 이들에 대한 교육과 그들 자녀에 대한 교육도 심각히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힘닷컴 : 인터뷰, 감사합니다.
백창석 : 감사합니다.

인터뷰ㆍ정리 : 나용기 기자
영상 : 오승우



독자 의견 목록
1 . 반가운 얼굴 양촌 2011-01-25 / 18:24
2 . 무안정신 교촌리 2011-01-25 / 21:25
3 . 따듯함을 찾았습니다 백창석 2011-01-27 /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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