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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의 일본이야기


한류는 감동을 한일 양국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김광섭 2010/08/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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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류붐이 시작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한국 붐인 '한류'는 여전히 한창이다. '욘사마' 배용준과 '혼사마' 이병헌, 권상우 등 한국 배우의 이름들이 나오고, 그 뒤를 이은 여러 사람들이 일본인들의 입에서 줄줄이 나오고 있다. 현재도 한국 드라마는 몇개의 채널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화는 부지런히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곳곳에 한국어 강좌가 열리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도쿄뿐 아니라 내가 살았던 큐슈의 중심도시인 후쿠오카시 시민센터인 아크로스 홀에서는 얼마전 '한류' 강의가 있었다. 8층 강의실은 중.장년 일본 남녀 100여명으로 가득 찼다. 규슈대학 한국학 센터 소장 마쓰바라교수가 강사로 나왔다. 턱밑에 그리스인처럼 짧은 흰 수염을 기른 그의 '약장수'식 강의를 통해 청중들은 꽤나 웃었다. 그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이던 일본인의 인식이 2004년을 맞이하여 대변혁을 맞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 장면
이러한 현상에 불을 붙인 것이 '겨울 연가'이었다. 2004년도 상반기 오후 11시대에 방영된 연가의 시청률은 20%. 오후 7시 NHK 뉴스 시청률이 14.6%인 데 비하면 대단하다. 주제가를 담은 CD도 100만장 넘게 팔려 NHK는 영업 이익에 도움이 되어 한류가 일본 방송을 구원하고 있는 것이다.

주로 일본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앗던 '겨울 연가'가 왜 한류의 원천이 됐을까. 이 드라마를 처음 소개한 NHK 방송 오가와 준코(小川純子) PD는 "일본에선 성장을 추구하다가 추억으로 사라진 연애와 가족 사랑, 노인공경 전통을 환기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억과 사랑의 맛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주목할 점은 "대사를 손 봤다"는게 그의 말이다.'겨울 연가'의 원래 대사는 20~30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이다. 일본의 이 세대는 드라마를 안 본다. 그래서 대화를 40대 이후의 여성적 감성에 맞게 감칠맛 나고 아름답게 '재창조'한 것이다. 드라마 이름도 일본 감각에 맞춰 '겨울을 후유로, 연가를 소나타'로 바꾼 것이다. 좀 과장하면 NHK 전파를 탄 '겨울 연가'는 재창조된 일본형 드라마가 된 것이다. 그 덕에 80대 할머니가 "오랜만에 멋진 일본어를 접한다"는 편지를 보내고 한.일어 대본을 비교하는 교재가 생길 만큼 대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이런'재창조'가 던지는 의미는 깊이 새겨 볼만 만하다. 우린 '모방을 잘하고 소화해 내는' 일본인을 쩨쩨하다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겨울 소나타'에 비친 그 소화력은 가볍게 볼 게 아니다. 앞으로 한.일 문화 교류는 더 활발해질 것이다. 문화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될 것이란 농담도 나온다. '일본이 한국에 푹 빠졌다'는 도취감에 빠져 제자리에 머문다면 우린 한류의 껍데기만 보고 감탄하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겨울 연가'로 시작된 일본의 한류는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잘 가르쳐 주고 있다. 미래는 힘든 노동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힘은 문화외에 또 무엇이 있을 것인가. 예전에 경제력, 군사력을 중요시 하고 지금도 무시할 수 없지만 국경을 허무는 문화의 힘은 미래의 강력한 아름다운 힘이다. 아름다운 것은 힘이다. 물질은 나눌수록 적어지지만 아름다움과 감동의 문화는 나눌수록 커진다. 이 감동을 한일 양국이 나누어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힘을 창출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 아니겠는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오랫동안 다른 교육을 시키면 문화유전자가 달라지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을 이 시대는 보여주고 있다.

독자 의견 목록
1 . 아주 멋있는 사진이 매력적입니다 히카리 2010-08-25 / 11:58
2 . dj의 선견지명 김제철 2010-08-25 / 12:44
3 . 문화 개방 중요합니다 히카리 2010-08-31 /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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