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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천지신문 창간 6주년에 대한 단상
청명수 2012/09/23 17:50    

천지신문이 창간된 지도 벌써 6년이 지났다. 나는 천지신문의 창간 동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때는 축제가 유행병처럼 번지던 때였다. 전국의 지자체장들은 수많은 예산을 들여 낭비와 이벤트성 축제를 자신의 명예와 치적을 쌓는 데 이용하였다. 물론 그중에는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의 특수성을 발굴해 낸 좋은 축제도 몇 개 있었지만, 대다수 축제는 예산만 낭비하는 축제로 전락하고 말았다. 축제를 위해 많은 예산이 투입된 시설물은 버리자니 아깝고 유지하자니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변하고 말았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는 데 지상파 미디어 방송을 비롯한 언론의 역할은 지대한 공을 세웠다. 한마디로 온 나라와 언론이 축제에 들떠 올인 하던 시대였던 것이다. 앞의 예를 보듯 언론은 국민의 의식과 관심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조선 ⁃ 중앙 ⁃ 동아 등의 언론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한 달여간 한반도엔 덴빈, 볼라벤, 산바 등, 연이어 세 개의 태풍이 지나갔다. 과수를 비롯한 비닐하우스 벼 백수 피해 등, 수많은 농어가의 피해가 막심하였다. 정부는 태풍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고, 방송을 비롯한 모든 언론은 마치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모든 것을 보상해 주는 것처럼 떠들었다. 그러나 여기에 우리 농어민을 속이는 꼼수가 들어있다. 특별재해지역선정법은 공공시설 및 사유재산의 피해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작물 피해 조사는 제때에 시행되지 않았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어업재해대책에 따르면 시설물은 피해액 산정과 보상에 포함되지만, 낙과나 벼 백수 피해 등, 농작물은 피해 보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번 태풍에서 실질적으로 큰 피해를 본 농작물에 대한 보상대책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에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마치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는 보도행태를 보였다.

작금의 언론 행태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명박은 KBS, MBC, YTN 등, 지상파 방송의 사장을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 자기 말 잘 듣는 사람을 앉혔다. 그리고선 멀쩡한 강을 파헤치고 전 국토를 토목공사판으로 만들어버린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데 이용하였다. 현재 4대강 사업은 예견되었던 현상들이 드러나고 잘못된 사업으로 규정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댐 수준의 보에서 세굴 현상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지만 그들은 외면하고 있다.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을 제외한 방송이나 중앙 언론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이런 심각한 문제를 지적한 기사를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방송 언론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치적 홍보용으로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에 분개한 KBS와 MBC 언론노조의 장기간 파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는 근현대사에서 수구 언론의 폐해를 경험한 적이 많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주장하며 조선의 청년들을 태평양전쟁의 총알받이로 동원하고 소녀를 포함한 조선의 부녀자들을 황군의 위안부로 전락시키는데 앞장섰던 조선 동아의 선동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박정희의 5.16쿠테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고 유신 독재체제를 구국의 목적으로 미화하는데 앞장서는 신문과 방송을 경험했다. 5.18민주화운동을 빨갱이의 폭동으로 매도하는 당시 언론 때문에 지금까지도 5.18을 빨갱이의 짓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현실이다. 최근에는 자신들의 부정부패 비리와 잘못된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성폭행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기득권층인 자기편의 파렴치한 치부를 덮고 국민의 관심을 왜곡시키기 위해 예민한 성폭행 문제를 사회 이슈화시키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길이 없다.

이들은 잘못된 국가정책을 비판하는 진보의식을 가진 국민을 싸잡아서 좌파 내지는 빨갱이로 매도하는 짓도 마다치 않고 있다. 또한,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된 역사를 감추고 이 나라를 그들만의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들은 국민을 경제의 도구로만 취급하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국민을 역사의식도 시민의식도 없는 물질만능주의자로 만들어 국민의식을 황폐화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나는 시 군 단위 지역 신문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지역민들은 자기 지역의 신문을 가장 많이 본다. 이들 신문이 자기 지역문제만을 다룬다면 이 나라는 기득권을 가진 그들의 계획대로 굴러갈 것이다. 그러나 지역 신문들이 조그만 한 쪽 지면이라도 할애해서 이러한 근 현대사 역사에서 중앙언론이 취한 행태를 다룬다면 국민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리라 믿는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계획이 실패할 것은 분명하다.

천지신문이 창간된 지도 6년이 지났다. 함평 천지신문은 잘못된 지역의 권력을 알리기 위해 창간되었고 맞서 싸워 온 전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천지신문의 역할은 지역민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제 조금의 지면을 할애해 근현대사의 굴곡진 역사라든가 전국적인 이슈를 다룰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중앙언론의 국민을 호도하는 보도행태를 다루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시대적 역사의식과 민주시민사회의 의식을 갖춘 사람은 전국 어디에서 대화나 토론을 하더라도 주저함이 없이 당당함을 펼칠 것이다. 천지신문의 역할로 우리 함평군민 중에 이런 소양을 갖춘 사람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함평군 농민회장 천병학


독자 의견 목록
1 . 지역언론의 소임은 정말 크고 중요합니다. 한용현 2012-10-18 / 11:55
2 . 언론이 살아야 토호세력을 견제할 수 있다. 강진읍 2012-10-23 /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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