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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학의 함평천지


청명수 2009/04/28 23:33    


松巖 천 병학

시위를 떠난 생은 정점으로만 치닫는데
여직, 여정의 주춧돌 하나 내려놓지 못한 채
유년의 기억 속 방탕으로 폐허가 된
추억의 틈새를 뒤지느라
노회한 황혼의 발걸음은 안달이 났다

졸림의 유혹을 떨치고 그리움을 지우던 수많은 밤들
시간의 뼈 조각 삭을 대로 삭은 서까래로
지었다 헐고 세웠다 무너뜨린
갈증의 누각 몇 채 이던가

언어의 곳간 피사체의 문고리를 만지작거리다가
어느새 밤은
숙성을 기다리는 애태움의 연기로 가득하다

가슴 한 켠 자리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의 열병
새벽 안갯속 헤 메이다 지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희뿌연 길이
얼핏, 늦바람 망막에 스민다

신발끈도 여미지 못한 걸음마 중인 시에
여명이 파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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