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9년 7월 26일 금요일
손님 반갑습니다.



[동영상] 목포 쭈꾸미낚시


 졸음운전,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
 여름철 물놀이 안전수칙
 여름철 건강관리 요령
 완강기 사용법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 관리방..
 기획공연 연극『난영』 공연
 일본역사테마기행
 삼학도 문화제전 사진모음
 해남군립예술단 성인합창단 신규..
 2007 삼학도문화제전 행사진행표
 법과 규제가 사람을 죽이[evil]..
 도둑은 수천이라도 잡아야 하며 ..
 함평군립 미술관 건립 추진을 충..
 "왜"함평군은 군민의 눈,귀,입를..
 [동참] 부패한 종교, 시민의 힘..
 실손처리하세요
 오늘의 날씨
 제네시스
 제네시스
 아파트 쇼핑
박남인의 진도이야기


내 아내의 구도편력기
박남인 2005/01/31 15:46    

어디쯤이었을까?
내 자신에 대한 탐구를 슬쩍 삶의 간결한 법칙에 기대이고 말았던 그 때가 어디쯤이었을까? 우울한 광폭이, 그 견고한 힘의 논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도 동심원에 악착같이 매달렸던 바로 그때. 스무살은 그냥 자꾸 덧칠해지는 유화의 느끼한 기름칠이었다.

종교? 내 자신이 미혹의 중심으로 마구 굴러가는 2월의 눈 덩어리였다.
세상과 어떻게 화해하는가보다 세상과 어떻게 결별해야만 좀 '특이한' 존재로 인식될 것인가 어리석은 고민으로, 자책으로, 은밀한 탐욕으로 마구 굴러가버린 스무살의 노래는 2월이 지난 청보리의 물결마저 비켜 가버렸다.

집 가까이에는 절이 있었다. 동네 안에서 유일하게 기와를 얹힌 그 절. 아침햇살은 팽나무숲이 커다란, 옆집 누나의 우산처럼 푸른 잎새들이 부풀어오른 조산. 인동(仁同)장씨들의 묘가 서남향으로 한가운데 자리하고 석무동 운림산방은 허씨 후손이 살며 아직 복원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스무살 이전에는 뚜렷한 목적도 없이 가끔 찾아가는 절이었다. 두 시내가 봉화산에서 발원해 절 옆으로 흐른다는 쌍계사 주지의 파릇한 머리가 주는 비의성에 아득한 두려움에 젖기도 했다. 부처도 충만한 자비의 미소라 하지만 내게는 돌단 위 전각에 앉은 거대한 황동의 우상에 불과할 뿐이었다.

건물이라야 대웅전과 명부전 그리고 기역자형의 요사채가 전부였다. 지금에서야 신도들이 밤을 지새울 수도 있는 커다란 진설당이 수백년 팽나무앞에 자리하고 원통전에다 꽃비가 내린다는 우화루, 그 안의 전통찻집.
빼곡하니 이름자를 돌려 새긴 범종각, 사천왕상이 아직 거처를 잡지 못한 해탈문, 광장입구에 지난 해 들어선 일주문으로 제법 구색을 갖추었다.

나는 그 부처님 앞에 스스로 경배를 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초파일이나 칠월 칠석날에도 그저 가람 앞 새끼줄에 울긋불긋 매달린 종이등이 어떻게 흔들리는가, 혹은 빈자일등의 마음을 실었는지 조심스레 불을 켜는 보살 아짐들의 손길에 머물 뿐이었다. 철저하게 ‘촌놈’이라는 의식이 나를 붙들고 있었다.

교회라고는 술에 취해 통행금지의 밤도시를 배회하다 숨어들어간 곳으로, 성소가 서양의 이단으로 밖에 규정되지 않던 이 촌놈의 의식이 쉽게 변화를 불러오지 못했다. 군대를 가서도, 노동운동현장에서도 쉬이 화해되지 않았다. 그러니 크리스마스니 화이트니 하며 징글벨 노래만 따라 부르면서 과일주나 마셔댄 기억 뿐이다. 성경책은 무슨 족보외우기냐 아니면 근친상간이냐로 정말 쓸데없는 트집잡기나 하면서.

거기에 비해 불교는 무슨 천팔백공안이니 육조혜능과 조주선사에 진묵대사, 경허 만공들을 가까이 불러보면서 반야심경을 암송하기도 했다. 이도 다 집 가까이 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절 주지는 상당히 동안이었다. 나이를 쉬이 가늠키 어려운 팽팽한 얼굴. 목소리만 이상하게 탁성이라 좀체 염불을 하려들지 않던 습성에 작란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내 이야기는 이것뿐이다.
이에 비해 아내는 종교편력이 너무 화려(?)하다. 어려서 세례명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게 남성이었다느니, 신부따라 외국 입양을 갈 뻔했다는 둥 중학교가 미션스쿨에다 사회운동(인천사회운동연합)할 때는 진보적인 목회자들(흰고무신의 시인으로 불리는 호인수신부, 송림동 개척교회 김정택목사 등)과 어울려 술자리도 자주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나를 만날 즈음에는 먹고사는 일에 매달려 신들을 좀 멀리하던 때였다. 내가 한때 먹고 자기 위한 거처로 삼았던 주안 5동성당 사목의 말다누님과도 좀 소원한 관계였었다.
나에겐 천만 다행이었다. 이성간의 종교불일치는 곧 파경의 지름길 아니면 종교대통합이라는 엄청난 전쟁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그녀는 목포 하당에 있는 어떤 도장을 다니고 있다. 단전호흡, 기수련 등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그곳을 다닌 지는 한 달가량 되었다. 종교입문도 어찌보면 주기성을 갖는 것 같다. 때로 거기에는 기호식품과 같은 중독성도 있어 보인다. 종교의 범위,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는 종교학자들이 설정할 일로 나는 일반적인 시민들의 인식과 같이할 뿐이다.

그들은 수련, 수양, 체험, 운동, 새로운 의식의 발견 등으로 맞춤형 옷을 입기도 한다.
사실 건강,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 하는 거라면 굳이 종교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집단화하면 종교화되는 경향이 높다. 수년전 중국에서 크게 번성하다 중국공안당국의 철퇴를 맞아 지도자가 외국으로 피신한‘파룬궁’도 그런 예다.

우리 왕조시대에도 백성들이 좀 모인다싶으면 ‘혹세무민’한다하여 강력한 탄압을 자행했다. 일제강점기 때도 혹여 ‘독립운동의식’에 불을 지를까 호시탐탐 감시하며 ‘사이비’로 매도하기 일쑤였다.
하기야 수천년 우리민족과 함께 해왔다는 호흡 명상 수련의 도는 종교적의식이 특별하게 수행되지 않으며 정액 회비제로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여기에도 여러 파가 있으며 더러 지나치게 우상화하거나 이단적 경향을 보이는 곳도 있다. “도를 아십니까?”란 질문을 받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얼마나 당혹해했는가?

하루 일과가 끝나고 오후 6시 10분 차를 몰고 목포로 향하는 아내의 표정은 오히려 예전보다 밝고 차분했다. 수련방식을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대략 두시간 가량을 하고서 열시쯤 되어 다시 진도에 도착한다. 그렇게 일주일에 사나흘을 도장에 다녔다.
나는 이 특별한 ‘운동’도 어디쯤에서 끝날 것인지 내심 가늠해보고 있었다. 그녀의 성격상으론 서너달을 넘게 되면 스스로의 호기심이 내면에서 퇴화하고 또 ‘새로운 자극’에 기대일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 모든 바탕에는 ‘시골’이라는 지역과 ‘무능한 남편’이라는 현실을 빠져나가려는 안타까운 몸부림이기도 했다.

아내는 처음부터 시작할 무렵 열심히 ‘빨리’배워서 집에서 수련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었다. 사천리 집에는 파워 피라미드 황동이 조립되어 있다. 시원한 대숲바람이 밀려오는 토담집 안에서 좌정하고 숨을 고르며 명상하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기쁨이 온다.

아내의 독서력은 참 왕성하다. 꼬박꼬박 대여섯권을 독파하는데 그 종류들이 대부분, 아니 거의 전부 정신과 영혼에 관련된 것이다. ‘천상의 예언’‘빛의 힐링’이런 책자들이 정신세계사와 같은 몇몇 출판사에서 가끔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그 량이 엄청남을 알고 놀랬다. 확실히 그 분야도 장사가 되는 모양이다. 순수창작문학작품이 언제나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고리타분한 편견에 불과했다.

책 목록보기도 힘겨워진 나는 그저 잡지류(안해의 허스토리 혹은 한겨레21)에 기대여 밤시간을 때우곤 하는데 비해 놀랍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아니 도대체 무슨 내용들이 저 안에 들어있는 것일까? 하나의 진리에 대한 수만가지 택스트가 존재하는 식으로 이 책들도 그런 내용들은 아닐까?
나는 이런저런 잡문작성으로 늘 마감시간에 시달리는데 아내는 하여간 보는데 엄청난 집중력과 끈기를 내보인다. 이건 정말 불안한 조짐이다.

세상의 많은 여성들이 엄청난 독서량으로 무장하고 일시에 고급스런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공포스러울 것인가? 지금도 가끔 친정집으로 혹은 친분있는 사람들과 전화통화를 할때 시간이 갈수록 결론이 희미해지는 대화가 무한정 늘어지는 것을 호기심에서 두려움, 놀라움, 내면의 분노로 번지는 행사가 갈수록 늘어난다고 상상을 해보라!

많은 남편들은 아내라는 친근한 ‘적’앞에서 인내가 쉽게 무장해제되어 버리는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이는 물론 한국 남성들이 오랫동안 누려온 ‘마초성’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외국 같으면 이웃집이 신고하고 법정에 서서 사회적으로 손가락질까지 쉽게 받게 될 것이다. 외국이민을 간 여성들이 당혹해하다 도도해지는 현상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독자 의견 목록
1 . 무서운 아낸 바로 당신 버버 2005-02-01 / 10:55
2 . 울 마누라 돌려주세요 석교 2005-02-01 / 16:24
3 . 서로 내공상승 하시길... 목포팬 2005-02-02 / 10:41



의견글 쓰기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글쓴이 비밀번호
제 목
내 용



  먹바우골의 연가[64] 2005.03.31
  석가정표 수박이 그립다[3] 2005.03.02
  불을 훔치다[2] 2005.02.04
  → 내 아내의 구도편력기[3] 2005.01.31
  참숯으로 만나는 사천리의 미래[3] 2005.01.18
  길을 떠나는 그대에게[1] 2005.01.14
  오늘도 사랑의 길을 걷는다[6] 2005.01.13
  '고려의 혼' 다시 피어나는가[1] 2004.12.30
  박채훈시집 출간 “소쩍새 기침소리”[1] 2004.12.29
  코시안은 없다 2004.12.22
  진도사람들의 정체성 2004.12.22
  배중손을 만나러 가다[2] 2004.12.22

1 2 3 4
우리힘소개 | 개인정보보호정책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제휴문의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Copyright © 2003 인터넷신문우리힘닷컴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Tel : (061) 277-5210 / Fax : (061) 277-5290
신문 등록번호 : 전남 아 1 등록일 : 2005.08.11 발행인 : 김은정 / 편집인 : 오승우 3.234.14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