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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인의 진도이야기


박채훈시집 출간 “소쩍새 기침소리”
서울웨딩홀에서 회갑잔치 겸해
박남인 2004/12/29 08:26    

늘 우문이 되는 물음을 반복해야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왜 시를 쓰는가?
누가 깊은 감동으로 들여다보는 이도 드문 세상에 시창작의 내밀한 고통을 떨쳐버리면 그만인데 아직 근육이 다 풀리지 않은 밤 전등불을 끄지 못한 채 시상을 다듬고 언어를 꿰어내는 사람들에게 다시 ‘왜 시를 쓰는가’ 물어도 그들은 그냥 ‘시(詩)로서 묵묵히 답을 대신할 것이다.
텃밭고랑 마다 땀으로 심어 일군 곡식알처럼 영글어진 시작품을 한보따리 수확해 낸 박채훈씨는 60평생 농부의 길을 걸어왔다.
군내면 송산리에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도 아픔과 좌절에 빠지지 않고 차곡차곡 가슴을 다독이며 농사를 짓듯 그렇게 시를 써왔다.

들쥐가 보리 이삭을 몰고 넘어오는 산길
고이 잠든 초가삼간
초가 지붕 위에
귀여운 박꽃
박꽃에 스며드는 이슬방울
바람 한 점 없는 달밤
오직 외로운 건 한 그루의 감나무

(시 ‘달밤’중에서)

△ 풍년을 기원하는 소쩍새
들쥐가 이삭을 모으듯 전쟁이 끝난 폐허의 땅에서 그러나 산길을 더듬어 초가삼간에 깃드는 마음은 박꽃으로 피어나고 그 박꽃에 다시 맺히는 이슬같은 눈물. 눈물이 붉어 매달린 마당가 한그루 감나무처럼 외로웠던 시인의 긴 긴 밤을 '거칠은 촌부 입김에‘ 취하기도 했다.
또 “대잎사귀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두견새 울어주는 어두운 밤” 그리워 불러보는 어머니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수술을 마다하는 아내의 이야기가 때로는 하소연으로 때로는 재산 목록 1호인 ‘손과 발’의 꿈틀거림으로 가락을 찾는다.

이날 출판기념행사장엔 박시인의 평생동반자인 부인과 두 딸, 그리고 대견한 아들을 비롯해 송산리 주민 50여명이 진도문인들과 함께 뜻깊은 첫 시집 출간을 축하해주었다.
이창준(진도문협)씨가 사회를 보고 예총진도지부장, 진도부군수, 전남시인협회장 등이 격려와 축하를 아끼지 않은 것도 평소의 근면과 돈독한 인간교우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필가인 조영남씨는 시평보다는 벽파정으로부터 흘러 이어오는 진도만의 시정이 어떻게 휘몰아쳐 다시 갈무리되어 자기 실존에 이르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진도타래시문학회장을 역임하고 진도문인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채훈씨는 바쁜 농사일에도 불구하고 모든 모임에서 성실한 자세로 임무를 수행해와 늘 회원들의 존경을 받아오고 있다. 책표지 그림을 장녀가 직접 그렸으며 둘째딸은 아빠의 시를 현장에서 낭송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아직도 그에겐 시창작의 열정에 비해 창작물들이 성이 차지 않은 듯하다. 첫산고의 시련을 훌쩍 넘어 옥주고을의 시정을 듬뿍 담아낸 작품들이 계속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월동배추
박채훈

황토 길 오르며
언제 월동 배추를 다 묶나 하고
한참을 가다보니
어느새 내리막길
누구를 생각하며
윗밭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아차! 하는 순간
E로부리 걷어차고 앞으로 콱!
뜨거운 전율이 머리 끝까지……

발목을 싸쥐고
눈물이 그렁그렁
이상한 쾌감이 등줄기에 흐른다

어느 여인의 누물을

내가 흘려야 하는가
바보.


그의 열일곱은 일곱 살에 시작한 홀어머니와 함께 시작한 싸움의 또 다른 도전과 엄혹한 현실이었다. 친구들이 떠난 빈 공간은 사람없는 섬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 세월이 그에게 준 벗이 있었다. 바로 책이었다. ‘기구한 일상’을 소박하게 꾸밈없이 엮어냈지만 그 안에는 미처 다 씻지못한 피눈물이 글뿌리를 껴안아 흐르고 있다.

‘어느 아낙네의 투박한 손 끝에/ 머리채를 뜯기어/ 메마른 육지로 끌려간’ 것은 해초만이 아니라 박시인의 젊은 꿈과 안타까움으로 ‘바다의 내력’을 삼고 있기도 하다.

‘부자로 살면서 시를 쓰려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기 안락에 취해 세상과 이웃을 바라보는 눈빛처럼 허망하고 무미한지 삶을 뜨겁게 껴안은 사람들은 금새 파악해 내기 때문이다. 너무 고고하거나 지나치게 처철한 언어의 굴림엔 적절한 습기를 머금은 이끼의 고태가 끼일 리라 없다.

‘산여울 물소리/ 더듬어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그의 시세상 앞날에도 환한 꽃등이 켜지길 바랄 뿐이다. 이 또한 우리가 기꺼이 돌아가야 할 길이기에.

(박남인. namin4002@hanmail.net)

독자 의견 목록
1 . 찝질한 지역에 찝질한 시인들이로구만여 지나다가 2004-12-29 /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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