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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인의 진도이야기


진도사람들의 정체성
진도학회 국제학술대회
박남인 2004/12/22 22:15    

예향에서 자기 정체성을 다지는 문화와 민속 학문의 큰 밭으로 다시 일궈지는 진도땅.

“진도사람들은 누구인가?” 진도에 살고 있는 오늘의 우리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탐구하고 규명하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자리가 있었다.
진도학회(회장 전경수)는 매년 계절별로 발표회를 갖고 겨울에는 진도를 연구하는 외국학자들까지 초청, 국제학술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12월 17일 오후 1시 30분 진도군청 민방위교육장에서 열렸다. 40여명에 이르는 진도학회 회원, 서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학생, 진도대대 장병 등 70여명이 참석, 5시간에 가까운 발표, 토론이 진지하게 이어졌다.

소설가 곽의진씨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학회발표회는 전경수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바로 이윤선회원(목포대 연구전임교수)이 ‘진도아리랑의 창작 전통에 대하여’를 발표했다.
이윤선씨는 진도아리랑이 전라도의 산아지타령을 모태로 하며 진도아리랑이 남도민요의 대표곡이자 기본곡이라고 밝혔다.

아직 완성된 논문이 아님을 밝혀 양해를 구하고 그러나 진도아리랑 형성의 설화적 논점이나 음악적 시나위성과 설화적 스토리텔링의 의미를 진지하게 살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진도아리랑의 기원, 틀을 마련하는데 누구의 역할이 컸는가에 대해서 여러 회원들의 증언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흔히 박종기(젓대의 명인, 박병천씨의 아버지)씨를 지목하는데 이평은씨나 김상수씨는 해방후 진도 초대군수를 역임한 정승한씨의 증언을 회고하며 쌍정리 사랑방주안 증조부인 허충희, 송백준, 허 엽씨 등을 거론하며 이의를 제기하고도 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조사 확인해 나갈 부분으로 보인다.

-물옴박지를 수저로 두드리며

또 전남대교수인 나경수회원의 ‘진도, 그 특별한 땅’의 논문으로 진도와 진도사람들의 정체성을 밝히는데 단초를 제공하는 여러 사례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금갑마을에서 연구를 해온 정나도씨(이리중학교 교사, 석사)가 ‘진도상례에 나타난 비유교적 전통과 여성의 지위’에서 여성중심의 초상관례를 살피고 호상계의 모계적 전통을 죽림마을 조사를 통해 밝혀내고자 했다.
이어 동경대의 이토 아비토교수는 상만마을 “옹기가 말하는 진도의 전통생활”을 통해 옹기의 다양한 기능, 농사에서의 중요한 역할, 새로운 가치 부여, 인식전환이 필요함을 주장,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특히 종합토론자로 나온 김정호 진도문화원장과 조영남 수필가가 한목소리로 ‘대단한 발상’이며 꼭 ‘옹기박물관’이 진도에 들어섰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세 번씩이나 죽음의 문턱 앞에 섰었다’는 조영남씨는 이모할머니가 물옴박지에 십자 실을 놓고 수저로 두드리며 조왕신에 빌던 기억을 더듬으며 옹기의 쓰임새가 다양했음을 상기시켰다.
회장인 전경수교수는 진도사람들의 이름에 남자는 ‘바’를 여자는 ‘다니’가 붙는 특이한 현상을 여러 사례들과 함께 제시해 큰 관심을 끌었다.

토론자로 나선 정성숙(소설가)씨는 ‘눈만 뜨면 일부터 찾는’ 진도여성들의 고달픔을 알리고 그러나 바로 그 일을 통해 잃어버렸던 주체성을 확보해나가는 진도 여성들의 억척과 현명함을 다양한 진도아리랑가사를 인용, 주장했다.

-지리적 고찰도 함께 해야 튼튼한 논문

이날 발표회는 군지역 학회발표회라는 한정적인 측면을 뛰어넘어 군민과 회원들의 관심도도가 어느때보다 높고 발표논문에 대한 질의수준도 매우 높아 본격적으로 진도학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인식이다.

일반학회처럼 발표자들 일방적인 논문읽기와 묵묵한 비동의가 아닌 때로 격할정도로 논문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듣고 메모하여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등 모두가 진도를 체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큰 공감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역할의 기능이 다를 뿐이지 어디에 앉아있던 누구라도 발표자가 될 수 있는 능력과 애정이 넘치는 자리였다.

한원그래픽스(대표 김진일)와 진도군이 후원한 이날 행사가 열띤 토론을 마친 뒤 저녁식사를 나누며 여담을 계속 나누고 의신면 북놀이민속전수관으로 옮겨 조오환 이희춘 김현숙(가야금연주자)씨 등의 흥겨운 공연이 펼쳐졌다.

한편 진도학회는 앞으로 1년 동안 더 전경수교수가 회장직을 맡고 박주언씨가 계속 사무국장으로 이윤선씨가 간사업무를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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