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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인의 진도이야기


천하제일 유랑광대 강준섭
-진도다시래기 국가지정 무형문화재(81호) 예능보유자
박남인 2017/05/31 15:50    

다 놓쳐 부렀다

나는 꽃길만 걸었어야
사람이 사람을 놓치는 그런 시절에
징하게도 저승꽃 이승꽃
발자국 하나 하나 다 새겼당께
야 야 이것들아
눈 똑바로 떳다 하면 더 안 보여
심봉사 평생 눈 감았지만
세상 이치야 속눈 똑바로 보았제

웃음 팔라먼 울음부터 삼켜야
지 딸년 왕실잔치 초청하듯
봐라 봐라 나도 예술대학 교수로
인자 눈 감고 너희들 가르친다
눈 뜬 봉사들을 가르친다 말이다
에라 짠한 것들
눈물 서말에 보리 서되 얹혀
흘러온 것이 에라 시간 뿐이다냐

지팽이 하나, 헌 초립에
백결 기운 도포자락 휘날리며
벽파진 백로야 강로야
물결 저어 전국 유랑 떠난 사연
봄 뻐꾸기가 한사코 울어대고
솥적다 솥적다 허기진 발길

“흉년에 논마지기 팔지 말고
입하나 덜라고 안 했소
방안에서 맨날 밥만 축내고 있는
당신 아버지가 죽었으니
얼마나 얼씨구절씨구 할 일이오.”
절로 절로 애심씨 가락에
봉사 독경이 잘도 퍼져 나갔어

가도 가도 이 길 따라 팔십
해찰 대는 사랑도 간절한 인연도
하염없는 굽이굽이 고개 마다
어허 허이야 다시 오리라
눈물 심고 바람 놓으며
경상도 김해 처녀 애기 꼬셔갖고
달빛처럼 별빛처럼 흘러 왔드라

목포 유달산아 돌고 돌아
국도 1호선 따라 팔도강산
점자를 찍듯 고을고을 이야기 꽃
수 놓고 댕겼어야
진도는 다시래기 땅이여
나도 이 무대에 서면
아직도 가심은 뜽금 없이
샘 솟는 이 가락을 어쩌잔 것이여.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 명인
강준섭 선생 출판기념회에 부쳐

독자 의견 목록
1 . 잘봤습니다 세인 2018-09-18 /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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