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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인의 진도이야기


다시 팽목항에서
아침노을에 대하여
박남인 2014/09/26 08:43    



아침 노을에 대하여



아침 바다가 낳은 세월이여
저녁노을이 9시간의 진통을 흐르다
새들처럼 날고 싶었던 섬들 사이로
기우뚱거리는 기다림들이
차마 바위 풍란의 향을 찾을 때
나 또한 무심한 여행자일 뿐
그 어떤 세상의 안전을 찾지 못했네
팽목 당산나무에 걸리던 붉은 천이
노란 손수건으로 가득 펄럭이는
풍경 아무도 바라지 않았네
하늘이여 땅이여 눈은 가물하여
누렇게 타는 가슴 가슴들
아주 먼 시절
보리가 막 패던 봄날
흰 팔뚝을 걷어 남쪽으로 떠났던
삼별초들이 어디로 갔는지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하네
또 세월은 흘러
푸른 물결 벽파진에
붉은 맹세 닻처럼 내려놓고
긴 긴 밤 지새우던 명량의 병사들
자진모리 강강술래로
회오리치는 명량의 망금산에서
다도해 물목을 감싸안던
진도 처녀들 반달처럼 부풀던 가슴
우주는 붉고 거칠었던가
울두목이든 맹골수도라던가
아무리 흘러 흘러간들
무엇 하나 잊을 수 있을까
꽃을 꽃이라 부르지 못하는
적폐의 시간들을
삼백척 왜선 쇠사슬처럼 묶어
오류바다에 수장시키던
정유년 그 함성
광화문 네거리 울려퍼지라
여의치 않은 철새들이 떠난
새섬무리 조도의 가을
아침바다가 키워야 할
우리들의 새로운 항로를 떠올리네.


△ 지난 4월 중순의 진도실내체육관 모습

△ 읍 사거리에서 고재성선생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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