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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미술관 운영에 관한 제안 하나
기획전시회와 작가 작품 재조명 필요하다
박남인 2012/02/21 09:51    

특색있는 기획 전시회로 주목 끌고 수익성 올리는 방안 마련하자

새벽이면 첨찰산 옥순봉 아래 운림산방은 늘 운무에 잠긴다. 150년 전 소치 허련 선생은 석무동을 나서 연운공양을 하며 한 폭의 그림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듯 운림의 열가지 풍경을 노닐었다.

이곳에 세워진 소치기념관은 최근 허 마힐의 종손이자 운림산방 화맥의 5대로 그 스스로 ‘안개의 화가’를 자임한 임전(林田) 허문(許文)화백이 명예관장으로 취임, 세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일반인들은 그림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한 인식이 늘 안개‘에 쌓인듯 아리송하거나 화가의 명성이나 가격에 압도되어 제대로 감상하는데 어려움을 갖는다.
운림산방 안에 있는 소치미술관은 소치선생과 한국남종화의 면면한 맥을 이어온 진도 양천 허씨 가문 후손들의 작품들을 모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운림산방 연못 ©박남인

모든 미술관은 소장 전시된 작품마다 그 색조와 구도 속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하니 정면으로 '그림'만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놀라운 통찰력, 고뇌, 또는 열락이 정제된 히스토리를 감상하고 공감하며 자신만의 재해석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울림과 만나게 된다.
서울에 있는 ‘간송(전형필) 미술관’을 비롯하여, 국립미술관 등 많은 미술관은 연중 몇 차례 기획전시회를 갖는다. 일반 관람객들에게 일목요연하며 특별한 주제를 갖고서 시대의식과 소통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현재 진도 운림산방은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특별한 변동 없이 획일적인 전시만을 고집하고 있다. 허 소치, 허 형(小米山), 임인(許林), 남농(許楗), 임전(林田)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나 교체전시나 주제성을 담은 기획전시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남농 허건화백의 작품 '강변산수'의 작품이 위작논란에 쌓이기도 해 새삼 세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는 지금까지 작품에 대한 접근 방식, 운영주체의 비개방성이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장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 이해와 고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이런 과정에서 신뢰와 관심을 끌게 된다. 또한 시대에 따라 그 작품의 표현의도를 살피는 해석이 달라지며 가치도 재평가되기도 한다.

운림산방 소치미술관 교체전시 필요하다
전시회 마다 전문 설명 안내로 관심과 수익 높여야


진도의 문화예술 명소로 널리 알려진 운림산방이 단순한 경관 볼거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한국 남종화의 본산 운림산방을 꾸민 소치 허련의 사후 200년이 지난 후에도 허소치를 기리는 문화사업이 단지 호남 서화가들의 작품 경매 판매장으로만 활용되면서 오히려 문화예술의 그윽한 향을 지우는 역효과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치미술관 전시방식은 너무 평면적이다. 소장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분류, 분석과 보관방식의 개선, 전시 각도 높낮이와 배치, 조도 설정 등이 치밀하게 연구 실행되어야 한다.

이제 허소치 가문의 적자 후손이자 미술고고학에 조예가 깊은 임전 허문씨가 명예관장으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운영방식을 탈피 개선하여 미술계 인사들은 물론, 애호가, 관람객, 진도를 찾는 관광객, 현지 주민, 학생들까지도 큰 관심과 호기심, 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심도있게 연구하고 바로 실행되어야 한다. 허 소치선생은 화가로서는 아득한 섬 출신인데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록물을 남겼다. 단순한 ‘환쟁이’의식을 훌쩍 뛰어넘은 명실상부한 삼절의 기운이 생동하는 작품으로 당대 안목있는 문사들과 격의없는 교류가 가능했던 것이다.

운림산방 배롱나무(허소치가 직접 심었다) ©박남인

허 소치(小癡)의 열정어린 청장년기, 침식을 잊을 정도였다는 해남윤씨 가문 소장품 필사시절(녹우당 11대 종손인 광호의 마당아내 광주이씨의 시어머니가 양천 허씨였다), 공제 윤두서와 그 후손의 작품, 일지암 초의선사의 글과 작품, 다산(茶山) 정약용의 작품과 그가 거처하던 곳을 그린 그림(남진미술관), 우수영 우수사 신관호 등 교유 인사들 작품,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작품과 만남이야기, 아들 미산(大米山) 허 은(許 銀)의 작품(제주도에 있다. 당시 허소치가 유배중인 추사를 대정마을로 세 번 찾을 때 매번 머물던 여각의 주인 제주 양씨의 초상화에 얽힌 사연. 큰 아들 허은이 그리고 소치가 제를 썼다. (특이하게도 그 작품은 현재 남아있는 허(許) 소치의 초상화와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소치에게 일생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주었던 추사(秋史) 김정희의 관련 작품과 두 점의 완당선생 해천일립상, 세한도(이는 진도출신 서예가 소전(素筌) 손재형씨가 태평양전쟁 시절 직접 일본에 가 끈질긴 정성으로 소장자를 감복시켜 결국 한국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하여 국보로 지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중국의 대치(大痴) 황공망의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와 그 작품, 미점법의 대가 미불 부자의 작품, 왕마힐의 작품(허 소치의 자가 마힐이다. 인도에는 유마힐이 있고 중국 왕마힐, 조선에 허마힐이 있었다)도 수집하여 그 복사본이라도 구해 작품전시를 하고 세미나를 연다면 구름처럼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서울의 간송 미술관(관장 최완수)은 일 년에 고작 단 두 번의 기획전시를 갖고 있지만 한 번에 수십만 명이 줄을 지어 몰려들 정도라고 한다. 왜 진도 운림산방 미술관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곧 봄이 오면 세계적인 축제라고 자랑하는 '신비의 바닷길' 행사가 시작된다. 이를 연계해 특별 전회를 갖자. 진도에서 허소치로부터 또는 미산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후학 제자들의 작품도 수집해 함께 전시를 해 보자.

또 가을에는 남농과 의재 허백련, 목재 허행면, 임인, 임전과 그 제자들의 작품 수백 점을 모두 전시한다면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진도 운림산방을 찾을 것이며 이 자체가 하나의 문화축제이자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난장을 이뤄 지역주민소득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장 전남도와 함께 진도군, 지역의 미술계 인사, 진도출신 작가들과 추진위원회를 구성, (기존 진도군 문화예술위원회, 예총 민예총 미술관련 인사 포함) 진도 운림산방 소치미술관 특별기획전시 사업을 시작하자.
미술관은 이제 유리하우스에서 뛰쳐나와야 한다. 우리가 그림 속으로 걸어가든가 그림이 우리 가슴속으로 들어오든가 일체융합의 획기적인 의식전환과 즉각적인 실행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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