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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인의 진도이야기


군수님, 왜 그럴까요?
줄탁동시를 다시 떠올리며
박남인 2012/01/24 22:25    

군수님! 왜 그럴까요?

민선 5기가 시작된 지난 2년 동안 진도는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공직자 출신이 아닌 CEO 경력을 가진 인물이 진도군수(민선5기)에 당선되면서 군민들의 기대는 컸다. 서울대 법학과를 뛰어난 성적으로 나올 정도로 명석한 두뇌와 한국토지공사 사장과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여기에 전남개발공사 사장직을 거치면서 지역경제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를 축적한 그에게 진도군수로서 고향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당연한 것이었다.

경합이 치열했던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공천과정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결과에 이어 비록 근소한 차이로 민선5기 진도군수직을 거머쥐면서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진도군민과 30만 향우들은 화합과 희망을 되찾아 행복한 진도를 만들어나가길 고대한 것도 사실이라고 본다.

이동진 군수는 공ㆍ사석에서 자주 이야기하듯이 “나에겐 사적으로 특별한 조직이 없다. 그래서 인사 이권개입이나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토대를 갖고 있어 군정수행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민주당 공천과 군수 당선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단체가 동행하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면서 그들의 영향력은 당연히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군수는 사심을 버리고 공정무사, 불편부당을 강조하고 공직자들의 솔선수범, 획기적인 의식변화를 끊임없이 주문해왔다. 진도군청이 ‘일하는 공무원의 자세’가 한층 돋보이며 현장실무와 행정효율을 높였다는 평을 받을 만 했다.

그런데도 한 쪽에서 군민들은 아쉬움과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 지역 언론들은 더더욱 의혹과 불신에다 무사안일주의와 공직자 간부들이 펼쳐놓은 탄탄한 ‘人의 장막’을 지적하며 노골적으로 비토하는 언론기사가 홍수를 이루거나 끊임없이 쇄신과 부분적인 과오의 시인에 따른 솔직성을 요구해왔다.

왜 그럴까? 이전의 자치단체장들과 다름없이 진도군의 농수산업 근간을 확보하고 소득증대, 관광문화의 활성화를 이뤄 ‘행복한 진도’를 만들자는 이군수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 것일까? 투자유치와 현지 재가공 공장설립, 예산확보, 동아시아 물류중심지로서의 도약 등 강력한 비젼을 끊임없이 제시해왔는데도 말이다.

애초에 이동진 군수에 대한 불만은 당연히 존재했었다. 지역의 오랜 사회적 의식이 담긴 엘리트의식은 현장에서 보인 친서민 행보가 지나친 형식주의에 매몰되거나 소위 ‘개발’ 전문가의 편향된 의식, 종교적 폐쇄성은 다양한 문화와 현실적 욕구가 병행되는 진도사회에서 주류적 의식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되었을 뿐이다. 거기에 그가 첫 출마했을 때 다짐했던 ‘단임 정신’도 슬그머니 퇴색하여 개발지상주의와 손을 잡은 삽질(?)적인 ‘토공’사업만이 진도의 미래 로드맵을 흩트려 놓은 부작용도 계속 나오고 있었다고 본다.

민선 이후 오래 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지던 인사에 대한 ‘뒷돈 거래’에서는 아직 흠집이 드러나지 않지만 잡음이 없는 것도 아니고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혐의 내부수사도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수없이 지적 받으며 진도군청 공무원들이 비리에 걸려 직위해제와 수사를 받고 진도군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기도 했지만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나와는 무관한 일’로 치부하면서 군민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으며 그럴수록 더욱 안달이 나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는 인사말이 ‘녹진에서 팽목까지’ 줄달음질하는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본다.

이런 과정에서 의외로 지역민들의 지지도가 낮아질수록 지나친 성과주의에 매달리다 보니 신중한 행보에 담긴 ‘위험요소’는 우선 삭제하고 장밋빛 전망만을 쏟아낼수록 냉담한 여론에 안절부절하거나 더 조급한 행보와 정책에 매달리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민선5기에 이르면서 진도에는 분명 다양한 생산 공장이 들어서고 지역주민 고용도 늘어났으며 곳곳에 숙박업소의 증가로 관광소득도 높아졌다. 년 중 여러 행사 및 대회를 유치하여 음식업소와 특산품 판매점 등에 도움을 준 것도 점수를 줄 만 한 대목이다.

불철주야 투자유치를 위해 서울을 안방 드나들듯 하며 여러 기업 회사들과 협력(MOU) 협약식을 수십 번 해내 기대를 갖게 하지만 정작 실효성은 별로 없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성과주의 또는 결과주의에 매달릴수록 내실보다는 외피적인 부분만 강조되고 과정의 중요성은 배제되기 마련이다. 이 군수는 취임 초부터 ‘졸탁동시’를 줄곧 강조해왔다. 리더의 솔선과 의지만으로는 진정한 변화와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은 이뤄질 수 없다는 신념을 설파한 것으로 본다. 너무나 당연한 진도와 진도인의 과제라고 본다.

선(禪)에서는 깨달음의 방식으로 ‘졸탁동시(ㅁ+卒啄同時)’란 콘셉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밖에서는 어미닭이 껍질을 쪼고 안에서는 병아리가 껍질을 깨려고 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는 결코 알을 깰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의 원리로 하면 학생과 선생이 선후 없이 타이밍을 맞춰서 가르치고 배우는 호흡이 일치해야 된다는 원리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뜬다는 것은 내부에서 눈을 뜨려고 하는 의지와 밖에서 잠을 깨우는 자극이 동시에 가해졌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졸탁동시(ㅁ+卒,啄,同,時)는 줄탁동시 또는 쵀탁동시라고 하기도 한다. 임제종(臨濟宗)의 공안집(公案集)과《벽암록(碧巖錄)》에 공안으로 등장하면서 불가(佛家)의 중요한 공안이 되었다. “승(僧)이 경청(鏡淸)에게 묻기를, 학인은 ‘졸’하고 스승은 ‘탁’한다”라는 말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 의미는 달걀이 어미 닭의 따뜻한 품속에서 부화를 시작하고서 21일째, 껍질 속의 병아리는 안쪽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졸’이라 하고 이에 호응해서 어미 닭이 밖에서 껍질을 탁 쪼는 것을 ‘탁’이라 한다.

졸탁동시가 주는 메시지는 ‘자기라는 껍질(我相)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와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도 본다.

그러므로 「졸탁동시」의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면 사회는 밝고 희망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나는 많은 공부를 했으며 명석한 두뇌와 판단력을 가졌다’고 자신하는 그 순간부터 오만과 편견이 극성을 떨게 된다.

“우리는 뛰어난 성적보다는 ‘아름다운 지혜’와 실적에 연연하지 않은 ‘뜨거운 나눔’의 세상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 선두에 당신을 세워 걷고 있습니다.”

오늘 이 땅은 국민이 주인이며 적극적인 참여시대로 진정한 리더는 늘 경청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어미닭이 아기 병아리가 부화할 준비가 되었는지, 또 어느 부위를 두드릴 것인지를 알려면 시그널(signal)을 잘 듣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나인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경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변화와 혁신이라도 상대방이 갈망하고 있는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먼저 동기가 부여되고 그리고 open-mind가 되어야 비로소 제 때를 만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진도는, 민선5기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내가 알의 안쪽을 쪼았다고 반드시 상대방이 바깥쪽을 쪼아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자기 혁신의 출발점은 자기라는 껍질을 깨고 나오는 순간이며, 그 순간 보다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더디드라도’ ‘과정’의 중요성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결과 지향적으로 열심히 달려왔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불행과 불만에 싸여 있는 것일까? 1%를 위한 99%의 고통을 사막의 신기루와 같은 토목공사로 위로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는 이제는 결과만 따지기보다 과정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때가 되었다.

3만불 시대, 세계 12권 무역규모, G20 가입 등은 사실 우리에게 향유하는 피부적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머나 먼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제 우리가 먼저 진도에서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서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롤모델을 찾아 고심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에는 그만큼 진도인들의 열망이 군수에게 향하고 있음을 기꺼이, 겸허히 받아드려야만 한다.

“올 해 임진년 도약의 용의 해, 이동진 군수님! 당신의 건강을 더욱 기원합니다.”

누가 뭐래도 이동진 군수는 우리 시대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이며 진도인의 삶을 공유하는 운명체이기 때문이다.

“당신부터 나부터 우리 모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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