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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육사교장의 놀라운 식견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보다 더 위험한 사고
박남인 2012/01/04 15:48    

김충배 육사교장의 놀라운 식견
차라리 장님 코끼리를 만진 감상이 위험하지 않을 것!


나는 우연히 오늘 한 E메일을 받아 그 안에 담긴 내용 중 하나를 열어보게 되었다.
김충배라는 한국 육군사관학교 교장직을 갖고 있다는 사람이 학생 생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이었다.
내용은 수년 전부터 널리 돌아다닌, 향수어린 보수 우익과 군부독재 집권세력들의 찬가 ‘민족중흥’의 기수 박정희와 60년대 70년대 노동자 광부 간호사 수출역군, 총알받이 월남파병용사들의 ‘무용담’이 눈물샘을 자극하도록 잘 편집되어 있다.

나는 정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생각해보라! 그 시절 우리는 얼마나 가난하였던가? 가난이 이불처럼 우리를 덮어 발을 제대로 뻗지 못하던 그 기억을 잊을리야 있겠는가? 초등학교도 간신히 나와 검정 세라복은 손 끝도 닿지 못하고 무작정 삼촌, 사촌오빠, 아재가 산다는 서울로 광주로 목포로 부산으로 마산창원으로 신나게 차출되어 갔던 소녀들을 내가 잊을 수 있겠는가? 밥 한끼 덜기 위해 식모로 내 보낸 그 에미의 멍울진 젖가슴, 소처럼 우묵한 그 애비의 눈동자를 내가 어찌 잊을리야!

가방공장, 성냥공장, 가발공장, 자동차정비공장, 가내수공업 공원, 옷재단 미싱사, 새파란 그 나이를 소음 먼지와 기름으로 발라 날려버린 그 소년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서독으로 간 광부, 간호사, 사우디 근로자, 월남 전투병의 고된 나날들, 깊은 고뇌를 우리가 모를 리가 있겠는가?
하여 나는 그들에게 한없는 외경의 감사를 수 없이 드리고 있다. 제 아내도 한 때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으며 출국금지 대상자로 탄압을 받았던 이력이 있습니다.

서독에 있는 그들에게 당시 대통령이던 박정희 육영수 여사가 찾아가 위로를 하며 서독정부로부터 차관을 받아 대한민국의 경제부흥을 이루고 월남 파병 젊은이들의 핏값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한국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는가라는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에 나는 다시 전율한다.

이 분들의 피와 땀과 고뇌와 고독과 아픔을 달래주고 함께 울었다는 이야기. 그 다음은 무엇이었는가? 공산당과 싸워 남한을 지키는 것이 자유자본주의의 첨병 대한민국의 최고의 목표로 삼은 .516군부세력은 그들과 생각이 같지 않다는 그것만으로 사형 선고를 밥 먹듯이 하지 않았던가?

대한민국에 그토록 넘쳐나던 간첩들은 왜 생겼을까? 국민을 위해 그토록 헌신하시는 대통령, 장관, 장성, 국회의원, 기업가가 의연하게(?) 이끌어가는데 무엇에 홀려 간첩질이나 하는 작자들은 정신머리가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일까? 그 속이 하도 궁금해 고춧가루 물고문, 전기고문이라도 해서 아예 머리빡을 쪼개보고 싶었던 그들의 호기심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실상은 대부분 조작된 간첩단으로 고문 사형 무기징역 20여년의 강제투옥, 지명수배, 연좌제 구금, 제적, 의문사가 당연히 조국수호(?)를 위해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그분들의 사고는 과연 무엇인가? 수많은 노동자 농민들이 기름밴 손, 흙투성이 몸뚱어리로 보릿고개를 넘어갈 때 수없이 떡을 주물러 묻은 떡고물로 일신의 영달만을 지키는데 철저한 안보를 지켰던 분들.

그토록 고생한 근로 광부, 간호사, 군인들은 어떤 대접을 받았는가?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외치는 지금 이 시대에도 수백만명이 실업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비정규직으로 따돌림을 받는 가운데 일 년 가까이 고공크레인에서 농성하며 외치고 또 외쳐도 우리민족의 ‘희망버스’를 벼랑으로 밀어버리려는 세력은 그들만의 공산(共産)적 철학으로 똘똘 뭉쳐 반공사상의 장벽을 높이 세우고만 있는 그들 단지 1%에게 다시 묻는다.

눈물을 짜며 악어처럼 그 찔끔대던 눈물로 다독이며 덮어둔 그들 피와 땀을 정신없이 ‘조국근대화’에 바친 사람들의 복지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의 가족 자식들의 복지와 희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지금도 도시 골목엔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수집하는 사람들. 대합실에서 쫒겨난 노숙자들. 한미FTA 통과를 눈앞에 둔 농민, 축산농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들의 절망과 분노를 또 무엇으로 덮고 탈색하려 하는가!
그들의 공로를 그렇게 잊지 못한다면 당장 입법하여 뒤늦게 반성 사죄하는 입장에서 소급 적용하여 무상복지를 실현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의 50대 60대여. 이제 당신들이 그토록 오래 저당잡혔던 청춘의 열정을 되찾아야 할 때가 왔다. 진작 솔선했어야 할 부자감세에도 화들짝 놀라 겨우 시늉이나 하고 있는 금융월가의 다국적 하수인, 반대는 무조건 싹쓸이 처치하는 일당독재의 과속주행을 온 몸으로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검은 기름바닥, 뻘밭에서 고통을 인내하며 숨죽여 살아왔던 잠룡들이여! 임진년 우리가 민중서민이 용이 되어 민주평화의 하늘을 열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진달래 진달래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피어나는 4월의 초례청에서 분단의 아픔을 씻고 꽃가마타고 조랑말타고 민주주의와 아름다운 회혼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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