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9년 7월 26일 금요일
손님 사랑합니다.



[동영상] 목포 쭈꾸미낚시


 졸음운전,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
 여름철 물놀이 안전수칙
 여름철 건강관리 요령
 완강기 사용법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 관리방..
 기획공연 연극『난영』 공연
 일본역사테마기행
 삼학도 문화제전 사진모음
 해남군립예술단 성인합창단 신규..
 2007 삼학도문화제전 행사진행표
 법과 규제가 사람을 죽이[evil]..
 도둑은 수천이라도 잡아야 하며 ..
 함평군립 미술관 건립 추진을 충..
 "왜"함평군은 군민의 눈,귀,입를..
 [동참] 부패한 종교, 시민의 힘..
 추석날씨
 장미꽃을 팔더라구요
 좋은글 쓰기
  날씨 확인하기
 아이언맨 명언
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외출] "지금 우리 어딜 가는 거죠?"
김영주 2005/09/23 13:00    

이미 몇 번 말했듯이, 나는 개인적으로 ‘리얼리즘’이라는 표현기법에서 예술성을 깊이 느끼는 취이다. 그런데 리얼리즘 작품은 대체로 무겁고 어둡고 진지해서, 대중들에게 도통 다가가질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꼬질꼬질하게 힘든 삶에서, 영화마저 그렇게 무겁고 어둡고 진지한 걸 보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그런 걸 예술성이라는 이름으로 추켜올리는 게 오히려 헛물켜는 짓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요즘에는 이렇게 무겁고 어둡고 진지한 영화를 피하고 싶은 맘이 자꾸 일어난다. 너무 무겁고 어두운 작품을 만나면 때론 자살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선 그의 미감에 미처 감흥하지 못했지만, [봄날은 간다]에서 그의 섬세하면서 리얼한 미감에 촉촉이 젖어들었다.
그 감흥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야기의 소재가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조마조마하였지만, 그 파격을 자연스럽고 조용하게 풀어나가는 역량이 아주 돋보였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출]에서도 그의 섬세하면서 리얼한 사랑이야기는 그대로 잔잔하게 숨쉰다. 그 섬세하고 잔잔한 리얼함이 대단하다. 이 영화로 나는 허진호 감독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배용준에게 어떤 기대도 없었던 건 아니다. 그의 단정한 용모와 빙긋 웃음은 가녀린 감성을 지닌 여자들이 좋아하는 전형이다. 나는 그의 모습에 깔끔한 부자집 아들에게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거슬리지만, 그리 거북살스럽진 않았다.

[스캔들]에서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겨울 연가]에는 딱 어울리는 용모이다. 연기를 잘하는 건지, 그 이미지가 잘 맞아들어 연기를 잘하는 걸로 보이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도 참 잘 어울린다. 손예진. 바람결에 실려온 소문은 들었지만, 그녀를 만난 건 처음이다. 이 영화에 참 어울렸고, 연기도 아주 좋았다. 이 영화의 내용 때문에, 매우 복잡한 심리상태를 연기해내야 하는데, 거슬림 없이 잘 표현해냈다. 앞으로 그녀를 기대해 본다.

장면 장면이 얼핏 보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 내공과 외공이 깊이 쌓이고 쌓여서 은근하게 우러나 은은하게 피어나는 평범함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홀히 흘려보내기 쉽다. 흥행에 실패한 모양이지만, 그나마 배용준과 손예진의 유명세로 이나마 관객이라도 모을 수 있지 않았을까? 훌륭한 감독이 오히려 유명배우의 인기에 업혀 겨우 참패를 모면했다는 게 참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러하다.

[외출]의 사랑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상당히 씁쓸하다. 심한 비약이겠지만,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황폐하게 무너진 사회의 어둠을 반전시켜 다른 ‘희망의 싹’을 더듬어 보는 비유인지도 모르겠다. 따지고 들면 실은 무겁고 어둡다. 그걸 하도 잔잔하고 은은하게 풀어가니까, 그리 무겁지 않고 어둡지 않게 느껴질 따름이다. 오히려 싱겁게 느꼈을 꺼다. 단지 화면과 음악과 대사에서 감독의 섬세한 터치를 느낀 사람은 ‘그런 사랑의 복잡한 심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정도이다.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 힘] [생활의 발견] 같은 영화는 훨씬 더 싱겁다. 싱겁다 못해, “이런 것도 영화야?”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다.
지극히 싱겁게 일상생활을 담아낸 리얼리즘이다. 그래서 완전히 ‘맹물 맛’이다. 내가 아무리 리얼리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런 리얼리즘까지 감당하지는 못한다. 지나치다. 그러나 허진호 감독의 작품은 내 눈에 지나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담백함이 더욱 깊어 보인다.

아마 관객들은 그걸 김빠진 연출로 받아들여 “뭐 이래?”했겠다. 은근히 배용준과 손예진의 진한 베드씬을 잔뜩 기대한 관객에게는 신경질까지 났을지도 모른다. 이해한다. 나도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대목에 간질간질 갈증을 느꼈으니까 ... . 그러나 그가 베드씬을 진하게 끌고 가지 않은 건, 그의 의도적인 연출이 아닐까? 그가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자기 작품의 완성도에 더 집착한 것 같다. 만약 내 짐작이 옳다면, 그는 그 점만으로도 더욱 높이 평가받아야 할 감독이다.

수많은 작가들이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대중들의 눈길을 끌어 잡으려고 의도적으로 베드씬에 갖은 양념을 질펀하게 바른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그걸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게, 지금 우리 대중문화의 풍토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물며 말초적 감각을 건드리는 연출로 매갑시 장난질 치면서, 끝내는 자기를 지적허영으로 포장하여 똥폼 잡는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대중문화에서 히트를 친다는 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설사 상류층 문화라도 대중성에 배려는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대중적 인기를 몰아가는 부채질이 너무 지나치고 잔재주로 넘쳐서 위선과 천박의 수렁으로 휘몰아 들고 있다.

상류층은 서양문화사대주의에 실핏줄까지 젖어들어 위선과 허영으로 넘쳐나고, 중산층은 어쩌다가 중산층이 되었지만 실은 상류층 종자임을 증명하고 싶어서 안달이고, 서민층은 그저 처자식 거두느라 불나방처럼 휘몰려 휘적휘적 떠돌다가 골목길 모퉁이에서 고개 떨구고 소주잔에 잿빛 그림자를 적신다.

이런 '똥돼지 사회'의 수렁에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지만, 실은 불길하고 심난하고 우울하다. 세상에서 도피하고 싶다. 리얼리즘 쪽 작품을 보면 항상 우울증에 시달린다.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사도 팍팍하고 우울하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애궂게도 '먹물의 과민한 우울증'이라면 차라리 낫겠다.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4월의 눈꽃’을 맞으며 또 다른 외출을 시작하지만, 그 길이 ‘희망의 길’인지 ‘도피의 길’인지 말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어딜 가는 거죠?”

독자 의견 목록
1 . 그냥.. 눈탱이 2005-09-26 / 00:12
2 . 영주님 눅눅하십니까? 해남 고도리 2005-09-26 / 11:36
3 . 답변이 늦었습니다. 김영주 2005-09-29 / 20:30



의견글 쓰기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글쓴이 비밀번호
제 목
내 용



  [원초적 본능2] 추락하는 샤론 스톤[2] 2006.04.14
  [데이지] 산뜻한 수채화처럼 그려낸 애달픈 사랑이야기[1] 2006.03.17
  [음란서생] 뭇남자들의 뒤틀린 음란코드[3] 2006.03.02
  [뮌헨] 누가 진짜 악마일까?[4] 2006.02.17
  [홀리데이]를 빛낸 이성재와 최민수 그리고 조연들[1] 2006.02.02
  # <들국화의 수요 영화마당>이 열립니다.[1] 2006.01.13
  [왕의 남자]의 고혹적인 눈맵시에 어린 슬픔[2] 2006.01.12
  2005년, 내가 본 영화를 되돌아보다.[5] 2005.12.29
  [킹콩], [태풍]을 헤치고 포효하다![7] 2005.12.22
  BBC 다큐 [예술과 인간] 그리고 문화와 사상[1] 2005.12.08
  [그림형제]의 '마녀사냥'에 숨겨진 문화이데올로기[2] 2005.11.25
  @ [내 생애···일주일]에서 핀잔 먹고 눈총 맞다[4] 2005.11.03
  @ [칠검], 서극 감독 베레부렀다![2] 2005.10.07
  → [외출] "지금 우리 어딜 가는 거죠?"[3] 2005.09.23
  @ [웰컴 투 동막골]의 대박, 지나치다? 2005.09.02
  @ [친절한 금자씨]의 섬뜩하면서도 통쾌한 복수, 그러나[1] 2005.08.05
  [우주전쟁], 스필버그호 추락하다![2] 2005.07.15
  @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핫&쿨 부부전쟁![3] 2005.06.25
  @ [스타워즈3]에 펼쳐진 '잔혹한 죄악과 허깨비 재주'[2] 2005.06.09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이 멋있다?[4] 2005.05.27
  @ [댄서의 순정] 한껏 피어나라, 문근영![2] 2005.05.12
  [그 때 그 사람들]과 [제5공화국] 그리고 박정희![8] 2005.05.02
  [달콤한 인생], 느와르의 검푸른 비장함에 초치다. 2005.04.14
  [몽상가]와 [69]에 비친 68혁명의 '자유와 상상력' 2005.03.31
  [레이] 찰스의 블루스&째즈에 열광하다.[3] 2005.03.19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우리힘소개 | 개인정보보호정책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제휴문의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Copyright © 2003 인터넷신문우리힘닷컴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Tel : (061) 277-5210 / Fax : (061) 277-5290
신문 등록번호 : 전남 아 1 등록일 : 2005.08.11 발행인 : 김은정 / 편집인 : 오승우 18.206.48.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