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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의 밝음과 [컴턴]의 어둠을 오고가다.
김영주 2015/10/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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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을 아세요? KBS FM1의 저녁6시부터 8시까지 들려오는 이 음악프로그램을 만난 지 어언 10년을 훌쩍 넘어섰다. 내 생활의 거의 대부분이 ‘책읽기와 글쓰기’이다. 글쓰기 시간엔 컴퓨터와 마주 앉자마자, [세음]의 ‘다시듣기’로 들어간다. 석 달 쯤의 프로그램이 홈페이지에 남아있으니, 가장 가까운 날(오늘 이틀 전)과 가장 먼 날(석 달 전 어느 날)의 ‘다시듣기’를 번갈아서 오고가면서 글쓰기 내내 만난다. 지금도 Naori Uchida의 하프 연주로 ‘에덴의 동쪽’이 은쟁반에 옥구슬이 구르듯이 감미롭게 흘러나오고 있다. 어쩌다가 인터넷이 비틀거려서 [세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라치면, 맘이 허전하고 때론 뒤틀리기까지 하는 완전 중독상태다.

월드 뮤직, 그 동안의 외국 음악이 미국의 음악이나 클래식에 치우쳤던 걸 벗어나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그리스 크로와티아 등의 유럽뿐만 아니라, 라틴 음악에 아프리카 음악 그리고 이슬람 음악에 아시아 음악, 때때로 오지의 숨겨진 음악에 우리 가요나 영화음악까지 들려준다. 그 음악의 틈새에 고된 삶을 한 숨 돌리는 힐링 메시지를 담은 짧은 싯귀나 생활이야기도 곁들여준다. 그 모든 게 정성이 가득해서 감사한 마음에 보물스럽기까지 하다. 잠깐 틈을 내서, 산자락을 여기저기 거닐다가 문득 “그래도 이런 세상에 저런 山川이 있어서, 차~암 감사합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때가 있다. 지금 우리 인간세상이 너무나 지겹도록 뒤틀려 있지만, 그나마 이런 음악과 산천에 안겨들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세상의 모든 음악 - 다시듣기> http://www.kbs.co.kr/plan_table/channel/1fm/index.html

그러나 이런 음악과 산천에 안겨드는 행복감은, 내가 받은 상처를 힐링한다기보다는 이 나쁜 세상을 눈감아 버리고 개인의 사치스런 허영이나 자기 속임수로 포장하려는 위선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음]을 안정된 중산층의 중년 여성들에게 분홍빛 허영으로 아첨하는 당의정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세음]은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기보다는 ‘세상의 어둠’에 등을 돌린 ‘세상의 반쪽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의 랩Rap뮤직처럼 ‘어두운 세상’을 거침없이 까발리는 음악을 들려주지는 않는다. [컴턴]은 어둠의 횡포에 짱돌을 날리며 저항하는 래퍼들의 다큐영화다. 도중에 “헉! 컥컥!” 호흡에 사레들릴 정도로 강렬한 충격이었다. 이 세상의 어둠에 등을 돌린 채 분홍빛 당의정에만 지나치게 쏠려들어도 일베 같은 꼴통을 낳고, 거꾸로 그 어둠에만 지나치게 빠져들어도 [컴턴]의 래퍼들 같은 타락을 가져온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빛이 밝을수록 어둠이 짙어진다.” 그래서 삶의 호흡 조정이 그리도 어려운 게다.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List.do?movieId=92133&t__nil_main_video=total

낸시 마이어스 감독을 아세요? 페어런트 트랩(1998) · 왓 위민 원트(2000)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2003) · 로맨틱 홀리데이(2006) · 사랑은 너무 복잡해(2009)을 만든 감독이다. 인터넷 영화마당에서, 모두 ‘가족/로맨스/멜로/코미디’라고 소개한다. 그러니까 가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아기자기하게 펼쳐가는 영화만 줄곧 만든 셈이다. 이번 [인턴]은 30살을 갓 넘긴 CEO(앤 해서웨이)와 70살의 노숙한 인턴사원(로버트 드 니로)의 이야기이니까, 그 중심소재가 가족이 아니라 회사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가족이야기의 분위기를 벗어나지 않으니까, 그 중심이 그 동안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식상할 법도 한데, 그러하지 않고 그 영화마다 그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다. 마냥 분홍빛에 달콤하지 않고, 그 나름대로 쌉쌀하게 톡톡 쏘는 알싸한 맛이 있다. 모두 맛있지만, 그 때 그 때 전혀 다른 재료로 색다르게 요리한다. 마침내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객이 모여들었다.( 인기순위 4위로 출발해서 역주행하여 [사도]를 앞질러 마침내 1위로 올라섰다. ) 이 영화도 [세음]처럼, “안정된 중산층의 40시절 여성들에게 분홍빛 허영으로 아첨하는 당의정” 같은 영화라고 비난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내용이 겉으론 페미니즘으로 보이지만 속으론 미국 보수파가 노블레스 오블리제 덕목을 추구하면서 그 영역을 ‘성공한 워킹 맘’으로 넓혀가고 있을 따름이다. 어떻든 “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로맨틱 코미디! 하지만 남자가 봐도 즐겁다.” * 대중재미 A0(중산층 중년여성에겐 A+), * 영화기술 A+,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보수파 A0.

이 영화를 이야기하려는데, 문득 KBS FM의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 영화 자체를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기보다는, [세음]이야기로 비유하면 딱 들어맞겠다 싶었다. 오래 전부터 [세음]을 홍보하고 싶어도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했는데 . . .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List.do?movieId=94359&t__nil_main_video=to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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