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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1편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상당히 재밌다.
김영주 2015/06/23 09:25    

철없는 어린 시절엔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엉뚱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신기한 상상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이, 저절로 영화나 만화가 만들어낸 ‘환상의 세계’로 날 이끌었다. 그 중에서 가장 날 자극한 게 ‘로봇과 공룡’이다. 나에게 공룡의 출발점은 [괴수 용가리](1967년)였다. 몇 달 전에 교육방송이 [용가리]를 방영한다길래, 그 옛 추억이 그리워서 일부러 만났다. 모든 게 너무나 유치하고 짜잔했다. 그리도 짜잔한 영화를 그 당시엔 왜 그리 열광했을까? 동네 친구들을 윤승이집 처마밑에 모아놓고, ‘원맨쑈’로 홀로 온갖 몸짓 손짓에 침 튀김서 이야기해 주었는데 . . . . 경인의 만화[용가리]씨리즈도 인기였다. [쥐가리] [닭가리] [벌가리] · · · . 그리고 마침내 심형래의 영화[용가리]와 [디워]에 이르기까지.

[공룡100만년], 맨 앞쪽에 금발미녀가 겨우 가슴과 그 자리만 가린 채 굳건히 우뚝 서 있고, 그 뒤쪽엔 무시무시한 공룡들이 사나운 몸짓으로 으르렁거리는 포스터. 어린 나이라 그 금발미녀의 육감적인 몸매엔 관심이 없고, 뒷자리에 공룡들만 하염없이 쳐다보다가, 영화로 만나니 더욱 황홀했다. 그 황홀함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느 해, [쥬라기 공원]을 풍문으로 들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었다니까, 기대가 더욱 부풀어 올랐다.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보았다, 찬탄했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를 꼽아보라면, [쥬라기 공원1] [터미네이터2] [스파이더맨2] [킹콩] [진주귀걸이 소녀] [친구1] [와이키키 부라더즈] [쎄시봉] [완득이]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붉은 돼지] [귀를 기울이면] · 이소룡의 액션과 주성치의 [쿵후 허슬]과 [동방불패] · 장예모의 [영웅]와 [집으로 가는 길] · 장자크 아노의 [연인] · 육상효의 [방가? 방가!]와 [강철대오] · · · 가 있지만, 굳이 딱 하나만 꼽으라면, [쥬라기 공원1]이다. 이토록 놀랍고 재미있는 영화는 그 이후로도 없었다.

[쥬라기 공원]2편은, 1편보다 훨씬 다양한 공룡들을 보는 재미 말고는, 스토리의 리얼러티는 억지스럽고 공룡이 주는 야생의 공포는 희미했고 캐릭터들의 역할은 느슨했다. 3편은 2편보다 긴박한 재미가 있었고 날개 공룡의 공포가 섬뜩했다. 그러나 2편이 1편의 놀라움과 재미를 제대로 이어가질 못해서 인기가 뚝 떨어진데다가 감독마저 무명한 사람이었고, 날개 공룡의 등장 말고는 1편과 2편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짝퉁 같은 이미지로 그 명성과 인기를 살리내지 못했다.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다시 한 번 더 10년이 흘렀다. 그 동안 컴퓨터그래픽이 놀랍도록 발달했고, 3D와 I-MAX라는 입체적 거대화면이 나타났으니, 1편의 놀라움과 재미를 다시 한 번 살릴 수도 있을 법하던 차에, 20여 년 만에 4편이 만들어졌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이 아니라 제작이었다. 감독은 모르는 사람이다. 불안했지만, 예고편은 일단 재밌어서 본전이 아깝진 않겠다. 일부러 I-MAX로 보았다.


놀랍도록 발달한 컴퓨터그래픽과 3D나 I-MAX로 새로운 놀라움과 재미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1편의 놀라움과 재미에 못 미친다. ‘대단한 1편’이 너무나 대단했다. 몇 가지 새로움이 있지만, 그 새로움이 1편의 대단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네 편 중에서 두 번째로 재밌다. 그러니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겠다. ‘메르스’라는 현실의 괴물이 없었더라면, 1000만 관객은 너끈하고 몰려들고 아바타의 관객수를 능가할 수도 있었을 텐데 . . . . 1편에서도 랩터가 아주 대단했는데, 4편에서도 그러하다. 여자주인공이 처음엔 공원의 인공적인 안정감에 발맞추어서 인공적으로 떨떠름하더니, 공원이 흐트러져 점점 더 위험해질수록 함께 더 열렬해지고, 마지막에 공원이 박살나면서 대단한 연기력을 폭발한다. 처음 보는 배우다. 우연일까? 감독의 의도일까? 그녀의 개인역량일까? 공룡들보다 더 돋보인다고 말하면, 내가 너무 오바한 걸까? 아무튼 이 영화가 절반의 성공을 이룩함에 크게 기여했다.

네 가지 점에서 서운하다. 하나, 놀랍도록 발달한 컴퓨터그래픽과 3D나 I-MAX로 새로운 놀라움과 재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둘, 악당 공룡과 고래 공룡의 전체 모습과 전체 액션이 선명하게 화악 잡혀오질 않고 부분적이고 너무 짧다. 좀 더 화끈하고 선명하게 보여주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왜 그랬을까? 셋, 유색인종 조연들을 나쁜 쪽으로 이끌어가는 인종주의가 엿보인다. 유치하다. 이젠 이런 짓을 그만 둘 때도 되었다. 넷, 마지막에 등장하는 공룡을 그렇게 마무리한 게 영화를 전체적으로 유치하게 만들어버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실책이다.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39483&videoId=47805&t__nil_VideoList=thumbnail

스티븐 스필버그의 역할이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을까? 많이 궁금하다. * 대중재미 A+, * 영화기술 A0,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보수파 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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