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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시티]는 나쁜 영화, 그러나 대단히 쎈세이션하다.
김영주 2014/10/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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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시티]1편의 화면연출이 대단히 독특하고 기발했다. 머리통을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이 강렬한 충격을 먹었다. 원작만화가 궁금해서 인터넷 마당을 찾아들어갔더니, 그 흑백이미지 컷들이 영화보다도 더욱 강렬해서 감탄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원작만화를 당장 만나고 싶었다.

<원작만화 소개싸이트>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hl_korea&logNo=220110596714
http://blog.naver.com/semicoloni/220096924207

원작만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씬 시티2]는 상영하자마자 곧장 달려가 보았다. 이런 ‘원초적 충동’은 이성적 시비나 도덕적 윤리로 따져 보아야 할 냉철함을 뒤덮어 버린다. 그러나 억지로 시비나 윤리의 잣대를 들이밀어 따져보겠다. 그 선과 악을 말하기에 앞서서, 먼저 이 원작만화나 영화의 가장 선정적인 이미지인 ‘잔혹과 퇴폐’를 말해 보자. 잔혹, 폭행을 넘어서게 되면 때론 차마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울 참혹함으로 내달린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다른 것을 다르다고 인정하려고 하기보다는 짓밟아 없애버리고 싶은 폭행심리가 자주 일어난다. 퇴폐, 아랫도리 욕망이 불끈 솟아올라 제 정신을 잃어버리면 그게 외설을 넘어서서 변태에 이르러 짐승만도 못한 추태를 부린다. 그게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만나고 그 영상이 마냥 저질인 게 아니라 깊은 감칠맛을 주면 퇴폐적 환상을 향하여 질주하게 된다. 그런 잔혹이나 퇴폐를 만날 때면, 인간이 과연 ‘이성적 동물’인가 가히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때론 그게 너무 지나쳐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기보다는 ‘만물의 악마’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잔혹과 퇴폐’까지 가진 않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서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잔혹과 퇴폐이전의 ‘폭행과 외설’에도 가지 않는다. 아니, 그 또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서 다시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적이고 마땅한 ‘분노와 욕망’마저 오히려 억누르고 살아가며, 다시 또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는 그 억누름이 지나쳐서 거꾸로 정상적이지 못한 ‘거룩함과 건실함’에 짓눌리고 때론 정신병에까지 가기도 한다. ‘잔혹과 퇴폐’를 저지르는 사람만이 나쁜 게 아니라, ‘거룩함과 건실함’을 지나치게 추구하다가 정신병에 빠져든 사람도 나쁘다. 어느 쪽이 더 나쁠까? 막상막하다. 그런데 우리는 ‘잔혹과 퇴폐’만 비난하고 ‘거룩함과 건실함’의 지나친 추구는 비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정신병’에 주눅 들거나 찬양하는 경향이 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 종교적 광신뿐만 아니라, ‘극우나 극좌’의 이념적 집착도 그런 ‘거룩함과 건실함’의 지나친 추구가 일으킨 ‘집단적 정신병’이다. ‘일베 현상’도 우리나라 정치와 선거로 나타나는 ‘집단적 정신병’에서 비롯된 극단적 사회현상이다. 그리고 그 일베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자기 가정이나 동네에서 폭행과 변태 행태로 나타난다. 그게 유영철 같은 싸이코 패스를 낳고, 윤일병의 죽음을 불러왔다. [세븐]이 바로 그 ‘거룩함과 건실함’의 지나친 추구가 빚은 정신병자의 범죄를 잘 보여준다. 그 개인심리가 집단심리로 진화하면 집단적 ‘폭행과 변태’에 이르게 된다. 전두환 군부의 광주학살이나 서북청년단의 제주학살 등은 극우의 그것이고, 그런 모습은 극좌파나 종교적 원리주의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역사에서 보았고 현실에서 만난 수많은 전쟁과 학살이 그 ‘거룩함과 건실함’이 정상적인 ‘분노와 욕망’을 지나치게 억누른 정신병자들의 집단범죄이다. ‘악의 평범성’이 바로 그 어느 건실한 개인이 국가나 종교의 이름으로 집단범죄에 휘말려 들어간 현상이다.( 구석지에 몰린 실패자나 노숙자 또는 노인들이 ‘부자를 편드는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사회적 이변도,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이라고 해석한다. )

그렇다면 이 영화는 이러한 ‘잔혹과 퇴폐’를 부추기며 조장하는 걸까? 까발리며 고발하는 걸까? 보수적 관점에서 보면 조장하는 걸로 보고, 진보적 관점에서 보면 고발하는 걸로 본다. 좀 헷갈리지만, 난 조장한다는 쪽으로 본다. 그러니 선과 악을 따져 말하면, 나쁜 영화이다. 고발한다고 보는 건 포스트모더니즘의 진보적 관점이다. 내가 진보 쪽임에도 ‘온건한 진보’이어선지 포스트모더니즘 작품들이 너무 정신병적으로 그로테스크하게 지나친 걸 진저리치며 싫어한다. 그러니까 보수적으로 보든 진보적으로 보든, 이 영화는 나에겐 나쁜 영화이다. 그래서 냉철한 이성이나 엄숙한 도덕으론 이 영화를 권장할 수 없다.


<예고편 보기>

그래도 그 화면연출이 주는 ‘원초적 충동’에 복받치는 감흥을 누르기 힘들다. (원작만화를 보지 않고 인터넷에서 만난 몇 컷만 보더라도) 그토록 흑과 백을 선명하게 대비시켜서 강렬하게 파워풀하고 거칠게 연출한 장면을, 그대로 영상으로 연출해낸 솜씨가 가슴 벅찰 정도로 대단하다. 게다가 온통 무겁고 거친 흑백으로 짓누르는 ‘죄악의 도시’를 배경으로 중요한 포인트에 선명하게 빨강 · 파랑 · 노랑을 오롯이 알박이하는 연출기법은 마치 화룡畵龍에 점정點睛하는 듯하다.

1편의 첫 장면에서 호텔빌딩의 베란다에 선 여인에게 그 무겁고 거친 흑백을 배경으로 새빨갛게 야한 파티복을 입혀서 등장하는 장면과 ‘노란 개자식’을 검은 악질 캐릭터에 샛노란 피부로 그 역겨움을 강조하며 악취마저 느껴지게 해주는 장면은 이 영화의 모든 걸 상징하는 압권이다. 파란색으로 섬뜩하게 다가오는 장면은 늑대소년의 파란 눈과 에바 그린의 파란 눈이다. 이 섬뜩함을 100점으로 삼는다면, 주요 장면들은 거의 100점에 가깝고, 일반장면들에서도 80점에서 90점이 넘는 장면으로 수두룩하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 두 편의 영화에서 그 어느 한 장면도 특이하고 기발하지 않은 게 없다고 할 정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충격장면이다.

1편과 2편을 굳이 비교해서 말하자면, 미키 루크의 엄청난 변신을 보여주는 캐릭터 그리고 에바 그린의 연기와 캐릭터가 돋보이긴 했지만, ‘킬러 드와이트’에 클라이브 오웬이 아니라 다른 배우로 바뀌면서 싱거워진데다가, ‘여자닌자 미호’마저도 다른 여배우로 바뀌면서 싸늘한 무표정과 야멸찬 액션이 미숙했다. 게다가 조셉 고든 레빗이라는 좋은 배우를 2편에 끌어들이고 홍보에 앞장 세웠으나, 미키 루크의 파워풀한 캐릭터의 주변에 얼쩡거리는 조연에 그치고 말아서, 그의 새로운 캐릭터를 기대한 마음에 실망을 주었다.( 미키 루크의 엄청난 변신은 [레슬러]에서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에바 그린은 처음 만난 [몽상가]부터 과감한 누드를 보여주더니 만날 때마다 과감하다. 그러나 그녀의 팜므파탈이 이렇게 시리도록 다가온 것은 처음이다. ) 그래서 2편이 1편에 비해서 그 맛이 약하지만, 대단히 독특한 연출과 매섭고 잔혹한 맛은 여전하다. 수많은 영화중에서 영상의 특이한 개성의 파워풀한 강렬함만으로 영화를 꼽는다면, [씬 시티]는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넣고 그 최고로 꼽을 만하다.

“1편이든 2편이든, 이 영화를 보란 말이야? 보지 말란 말이야?” 나쁜 영화이지만, 화면연출이 주는 ‘원초적 충동’에 복받치는 감흥을 맛본 뒤에, 이 ‘잔혹과 퇴폐’의 ‘원초적 충동’에서 헤매지 않을 역량을 갖춘 사람에게는 꼭 보라고 권장한다. 이 영화의 ‘잔혹미와 퇴폐미’를 평가에서 제외한다면 이 영화의 핵심을 제거해버린 셈이므로, 이 영화에 학점을 매기지 않겠다. 감독의 관점도 보수파로 보아야 할지 진보파로 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영화는 모든 면에서 대단히 쎈세이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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