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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미국사 산책] "친미냐? 반미냐?"를 넘어서 깔끔하게 정리하다.
김영주 2013/06/17 22:54    

책[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해진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며칠 전 우리나라를 다섯 번째 방문하여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갑을 논쟁’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을 찾는 것이 건강한 경제는 물론이고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하다, . . . 한국사회가 정의 · 공정성 · 시장의 한계 같은 문제를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것은 더욱 건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 . .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20세기 초 미국에서 이뤄진 논의와 상당히 비슷해 보였다. 당시 미국의 대기업은 철도회사나 석유회사였습니다. 이들 대기업이 미국의 빠른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가져왔지만, 워낙 힘이 막강해 중소기업과 구멍가게의 생존 자체를 위협했습니다. 대기업이 시장경쟁은 물론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어떻게 하면 균형을 찾고 경쟁을 유지하며 민주주의를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습니다. 反독점법 · 대형 슈퍼마켓으로부터 구멍가게를 보호하는 법 · 최저임금제 ·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나도 영화[위대한 개츠비]가 보여주는 미국 1920년대의 시대상이 지금 우리나라와 엇비슷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이클 샌델의 이 말로 어슴푸레 알고 있던 미국의 1920년대의 시대상을 좀 더 자세하고 알고픈 갈증이 났다. 문득 강준만의 [미국사 산책]이 떠올랐다. 강준만이 무명시절에 한겨레신문에 짤막한 세상평론을 쓸 때부터 그의 글에서 사뭇 남다른 기운이 감돌았다. [김대중 죽이기]로 일약 유명해지면서 그의 글에 더욱 열광하였다. 그러나 그가 워낙 많을 글을 쏟아내는 통에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서 드문드문 걸린 대로 그의 글을 접하였다. 항상 놀랍고 항상 감동했다. 그의 글은 글량도 엄청나지만, 그의 전공이 ‘언론학’이어선지 그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거창한 학문적 연구대상이 될 만한 사회문제 말고도 생활 속에 소소하고 자잘한 문제까지, 그 나름대로 예리한 관점과 투철한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역사쓰기에서도 [미국사 산책]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8권짜리 <한국 현대사 산책>과 10권짜리 <한국 근대사 산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어느 한두 군데를 좁고 깊게 파고든 전문연구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통섭하며 두루 살피는 ‘산책’이기는 하지만, 주목할 만한 사건을 적절하게 선택해서 그 소재를 터치하는 솜씨가 간결하고 정곡을 찌르기에 가벼이 대충대충 훑어보며 갈 수 없다.

그의 역사책 제목에 ‘산책’이라는 낱말을 덧붙였듯이, 우선 읽기 편하고 재미있다. 흔히 만나는 역사책들이 일반인들에겐 지겹고 따분한 전문연구자들만의 암호로 나열된 글들과는 냄새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다. 그는 머리말에서 ‘왜 통섭 미국사가 필요한가?’에서 몇 가지 중요하고도 인상적인 원칙을 밝혔다. 세분화된 자신들의 영역만을 파고드는 전문연구자들의 ‘좁고 깊게 파기’를 피하겠다고 했다. 그런 ‘학술적 글쓰기’가 연구실적 올리기에 좋고 또 학계 인정도 받는 길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통합적인 역사인식이라는 역사연구와 서술의 애초 목적 자체를 훼손하게 된다. 그것은 또한 역사란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낳는 데 기여해왔다. 그는 친미냐? 반미냐? 흑백을 대립시키는 역사이해의 폐단을 멀리하려고 한다. “왜 모든 분야와 주제들을 ‘비빔밥’처럼 요리해 통합적으로 통찰하려는 시도가 이렇듯 푸대접 받아야 한단 말인가?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문화 언론 문학 언어 영화 방송 학술 과학 기술 등 모든 분야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게 아닌가? 어느 한 분야에만 집착할 경우 포괄적이고 공정한 시각을 놓치게 되고 그로 인해 긍정과 부정의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치게 되는 건 아닌가?” 이게 그의 문제의식이고 역사를 산책하는 기본원칙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는 놀라운 자료수집가이다. 국내외 전문서적 · 신문 · 방송보도 · 잡지 · 논문 등, 그가 인용하는 방대한 자료들을 보면, 사료를 찾는 그의 안테나와 채집망이 얼마나 광범한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걸 닥치는 대로 긁어모아 적당히 나열하는 차원을 넘어서려면 수집력 못지않게 그것을 선별해내고 재조립하고 재해석하는 안목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건 또 엄청난 독서력과 판단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의 [미국사 산책]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2010년 3월에 나온 제1권 '신대륙 이주와 독립전쟁'으로 시작하여 대략 10개월 만인 12월에 제17권 '오바마의 미국'을 끝으로 그 산책을 마무리지었다. 가히 괴력이라고 할 만한 그의 저술량에 또 한 번 놀랐다. 산책이라지만 그 내용이 그의 예리한 안목으로 간결하고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한꺼번에 모두 다 독파해 버리고 싶었지만, 이 일 저 일로 바빠서 우선 1920년대와 1930년대에 해당하는 5권과 6권만 읽기로 했다. 많은 배움을 얻었고, 다시 또 한 번 그의 책에 감탄했고, 그 능력이 너무너무 부러웠고, 그의 열정과 노력에 주눅 들고 고개 숙였다. 그래서 난 그를 단군 이래 '최고의 학자'이며 해방이후 '최고의 사회과학자'라고 찬양하며, 모르긴 몰라도 아마 '세계 최고의 논평자'일 꺼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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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 산책 1 - 신대륙 이주와 독립전쟁
미국사 산책 2 - 미국의 건국과 ‘명백한 운명’
미국사 산책 3 - 남북전쟁과 제국의 탄생
미국사 산책 4 - ‘프런티어’의 재발견
미국사 산책 5 - 혁신주의와 ‘재즈시대’
미국사 산책 6 - 대공황과 뉴딜혁명
미국사 산책 7 - ‘뜨거운 전쟁’과 ‘차가운 전쟁’
미국사 산책 8 - 미국인의 풍요와 고독
미국사 산책 9 - 뉴 프런티어와 위대한 사회
미국사 산책 10 - 베트남전쟁과 워터게이트
미국사 산책 11 - ‘성찰하는 미국’에서 ‘강력한 미국’으로
미국사 산책 12 - 미국 ‘1극 체제’의 탄생
미국사 산책 13 - 미국은 ‘1당 민주주의’ 국가인가?
미국사 산책 14 - 세계화 시대의 ‘팍스 아메리카나’
미국사 산책 15 - ‘9․11테러 시대’의 미국
미국사 산책 16 - 제국의 그늘
미국사 산책 17 - 오바마의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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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적 시각의 <미국사 산책> 시리즈!
미국인도 모르는 미국 역사의 진실! 미국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
방대한 지면에 237년 미국 역사의 모든 장면을 담다!

:: 기획의도 : 아메리칸 드림에 따라 디자인되어온 한국은 미국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한국은 미국형 사회다. 또 미국은 제2의 한국이다. 무엇이 닮았는가? 압축 성장, 평등주의, 물질주의, 각개약진, 승자독식 등 근대화 이후에 생겨난” 현상들이 닮았다.(17권 337p)
외교통상부가 세계 각국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하고 외무 공무원의 제2외국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2년 단위로 시행하고 있는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미국 일변도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해외연수로 파견된 외무 공무원 105명 가운데 66.6%인 70명이 미국을 선택했으며, 이어 영국 10명, 중국 9명, 일본 7명, 프랑스 4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엔 9월까지 파견된 외무 공무원 37명 중 89.2퍼센트에 달하는 33명이 미국으로 해외연수를 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또 미국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미국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아메리칸 드림에 따라 디자인되어왔다. 특히 엠비(MB) 정부의 ‘선진화’ 비전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차별, 소외, 배제는 아메리칸 드림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17권 334p)

:: 미국이라고 하는 제국의 발달사. 미국의 겉과 속을 제대로 보기 위한 여정
유사 이래 지금의 미국과 같은 초초강대국은 없었다. 팍스 로마나를 내세운 로마제국, 팍스 브리타니카를 호령한 대영제국,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했던 몽골제국 등 인류사에서 수많은 제국이 일어나고 스러져갔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경제와 통화, 군사, 생활방식, 언어와 전 세계를 풍미하는 대중문화 상품에까지 미치면서 하나의 사조를 이루어 미국에 적대적인 사람과 나라들까지 사로잡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지구 위에 걸터앉은 거대한 괴수와 같다. 미국은 비즈니스와 상거래, 통신을 지배하고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군사력은 그에 필적할 나라가 없다.”(17권 314p) 또 현재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디지털 혁명의 선두주자는 늘 미국 서부 해안의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다. 어떻게 해서 그런 제국이 태어날 수 있었던 걸까? 미 제국을 만든 세 가지 원동력 ‘국토의 축복’, ‘선민의식’, ‘아메리칸 드림’을 살펴본다.
그러나 반미 대 친미로 갈리는 이분법으로 우리에게 미국은 나쁜 대외세력이나 좋은 이웃 가운데 하나의 이미지로만 고착되고 만다. 우리는 과연 미국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 강준만, ‘통섭’으로 미국사의 거시적 조망과 세세한 흐름을 새로운 줄기로 엮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줄기로 엮어내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여온 강준만 교수가 이번에는 우리에게 친밀하고도 서먹한 나라 미국을 말한다. ‘친미’ 대 ‘반미’라고 하는 이분법을 뛰어넘고, 어느 한쪽만 과장되게 이야기하는 기존의 반(反)통합적 미국사와 결별하고 미국의 명암(明暗)을 동시에 보기 위한 시도다. 또한 미국사의 주요 사건의 선후관계를 파악하고 지독하게 따분한 사실들까지 담기도 하였고 연도, 지명, 인명을 자세히 밝혔다. ‘맥락(context)’의 중요성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다.
미국학이라는 단어가 필요할 만큼 미국사를 다룬 책은 이미 수없이 많다. 그러나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전문성’ 덕분에 “역사는 역사가들을 위한 것이 되고 말았다. 왜 모든 분야와 주제들을 비빔밥처럼 요리해 통합적으로 자세히 보여주는 시도가 이렇듯 외면받아야 한단 말인가?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문화, 언론, 영화, 방송, 학술, 과학, 기술, 문학, 언어 등 모든 분야가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게 아닌가?”(1권 6p) 이 책에서는 분업주의적 전문 역사서가 지닌 단편적 지식 제공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통섭적 시각에서 다양한 주제를 포괄해 지식과 개념의 확장을 도모한다. 거시사에서 미시사, 사회사에서 일상사, 정치사에서 지성사, 우파적 시각에서 좌파적 시각, 왜곡과 진실을 오가며 방대한 자료와 책 속에서 추출된 수많은 이야기들이 모든 형식과 내용을 아우르며 미국사의 각 장면을 펼쳐보인다. 도덕적 재단보다는 사실적 접근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사건의 맥락을 짚는 서술을 통해 독자에게 폭넓은 이해와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 “미래 세대에게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다. 그것은 큰 죄로 남을 것이다.”
미국 독립전쟁 직후 대륙회의 서기관 찰스 톰슨이 전쟁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가 이내 포기하며 남긴 말이다. 이 말이 시사하듯 미국의 역사 왜곡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 책은 조지 워싱턴의 ‘벚나무 일화’가 날조된 것이며, 링컨이 사실 ‘인종차별적인 독재자’로 남북전쟁을 유도했다는 사실 등을 추어내어 다양한 진실을 펼쳐보인다. 또한 세계에 무관심한 미국인의 겉과 속을 샅샅이 훑어보면 그 안에는 ‘미국 예외주의’라는 선민의식이 들어 있다.

:: 지은이 소개 :강준만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와 위스콘신대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한 후 현재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한겨레를 비롯한 각종 신문, 잡지, 언론매체에 시사평론을 기고하고 있으며 인문·사회·정치·문화에 관한 다양한 책을 출간했다. 평생의 작업으로 ‘한국 생활사’를 꿈꾸고 있으며, 지금까지 축구, 전화, 바캉스, 도박, 선물, 성형, 목욕, 입시 등 40여 가지 주제에 대해 써온 글을 계속해서 단행본으로 엮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사 산책』은 그간 누구도 사용하지 않았던 ‘통섭’의 시각에서 분석한 미국사 읽기로, 다양한 자료와 책을 통해 밝혀낸 미국의 수많은 얼굴을 담았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졌으나 여전히 먼 나라 미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시도다.
주요저서로는 『한국 현대사 산책(전 18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 10권)』 『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대중문화의 겉과 속(전 3권)』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이건희 시대』 『한국인 코드』 『한국 대중매체사』 『현대 정치의 겉과 속』 『입시전쟁잔혹사』 『어머니 수난사』 『전화의 역사』외 다수가 있다.

독자 의견 목록
1 . 좋은 내용의 책입니다. 한용현 2013-07-07 / 20:58
2 . 책소개 감사 정수아 2017-11-17 /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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