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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남쪽으로 튀어]서 아나키한 세상를 꿈꾸다.
김영주 2013/02/21 18:45    

“가지지 말고, 배우지 말자!” 김윤석과 오연수의 10살 막내딸이 교실에서 ‘우리 집 가훈’을 발표했다. 친구들은 까르르 웃고, 학부모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엄마 오연수는 황당해 하는 다른 학부모들에게 “뭐가 어때요? 그렇게 살 수도 있잖아요?” 아빠 김윤석은 더욱 가관이다. “국민연금 납부는 국민의 의무입니다~.”라는 창구직원에게, “제 멋대로 정해놓고 국민의 의무라고? 그럼 난 오늘부터 국민 안 해!”

<예고편 보기>

이런 황당한 집안이 있나! ‘아나키스트 가족’이다. 아나키스트? 그렇다. 無정부주의, 국가와 종교를 횡포집단으로 보고, 노자가 말하는 小國寡民한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가난한 걸 부끄러워하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라 소박하고 조촐하게 여기며 살아가며, 돈와 권력을 쥐고 떵떵거리는 걸 어리석은 과욕이요 남을 해치고 폭행하는 죄악으로 여긴다. 그래서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라고 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완전히 정반대이다. 그런 세상을 이룩할 수 있다는 걸까? 왜 그런 황당한 걸 꿈꾸는 걸까?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성인이나 현인이라며 받들고 있는 걸까? 그게 노자나 루소에만 그치지 않는다. 토마스 모어도, 아담 스미스도 있었다. 윤구병의 변산공동체, 무슨 마을공동체, 스콧 니어링이나 틱나한 스님도 · · · , 그리고 [스머프] [부시맨] [웰컴투 동막골] [아마존의 눈물] · · · .

아나키즘 · 적군파 · 사회주의 · 공산주의라는 낱말에는 개념에 차이가 있는데, 이걸 뒤섞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개념의 넓이가 다르다. 사회주의를 100으로 놓으면, 공산주의는 그 20쯤 되고, 적군파는 공산주의 그 20에서 1에 해당하고, 아나키즘은 사회주의 나머지 80에서 10에 해당한다.( 어림짐작으로 대충 한 말이다. 20세기엔 거꾸로 공산주의가 80이고 나머지 사회주의가 20이었고, 아나키즘은 그 20에서 1이었다. 요즘 아나키즘이 많이 늘고 있다. ) 그리고 아나키즘에는 프루동이나 바쿠닌처럼 사회주의계열 아나키즘 말고도, 스콧 니어링이나 존 롤즈처럼 자유주의계열 아나키즘이 있다. 그 출발점이 다르지만 ‘자연 · 자유 · 자치’를 내세우는 평화주의자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흔히들 테러를 자행하는 폭력집단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10여 년 전 장동건의 [아나키스트]는 아나키스트를 비록 누아르액션 테러리스트로 변모시키긴 하였지만, 일제시대 중국 상하이에서 김원봉이 만든 의열단을 소재로 삼은 영화다. 의열단은 이승만의 외교론이나 안창호의 준비론을 비겁한 타협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하며 무장투쟁을 주장하였다. 아나키스트가 민족주의나 무장투쟁을 주장하는 것은 본류를 벗어난다. 그러나 현실은 원칙을 흔들어댄다. 일제침략의 잔악함이 하늘을 찌르기에, 그들이 본류를 벗어났지만 무장투쟁은 옳았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체질도 다르고 살아온 발자취가 다르기에, 사람마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견해가 다르다. 그 견해에는 옳고 그름이 있다. 옳고 그름이 분명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어슴푸레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옳고 그름은 한 몸이다. 항상 옳은 것도 없고 항상 그른 것도 없다. 옳고 그름은 서로 뒤섞이며 오고 간다. 그러므로 옳고 그름을 따지려면, 현실에서 주어진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 어떤 사상이든 어떤 종교이든 마찬가지이다. 머니게임이나 부동산에 눈 먼 돈과 권력의 포악질이 극심해져가는 요즘 세상에, 아나키즘을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교육방송의 인기프로그램[세계테마기행]에서 원시부족들의 생활상을 “미개하고 야만스럽다.”고 멸시하는 게 아니라 “소박하고 착하다.”며 추켜올리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많아지고 더욱 간절해질 꺼다. 이런 시대흐름을 타고,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サウス バウンド]를 각색해서 임순례 감독이 [남쪽으로 튀어]를 만들게 되었을 게다.

괜찮게 만들었지만, 잘 만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 재미있고 코믹하는데, 그 사건들과 장면들을 확 잡아당기지 못하고 느슨하고 헐렁하다. 오연수의 안다르크를 다른 배우로 바꾸어 화끈하고 투철하게 다잡아서 김윤석의 캐릭터에 좀 더 아기자기하게 섞어 넣었다면,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 . . .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잊지 못하고 그 감동을 기다리고 기다리는데,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에서 조금 가까이 다가오는 듯하더니, 이번 영화에선 다시 멀어져 간다. 영화도 안타깝지만, 임순례도 안타깝다. * 대중재미 B0, * 영화기술 B0,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사회파 B0.( 원작의 내공은 더 높을 듯하다. 각색을 잘못한 게 아닐까? )

**********

* 적군파의 집단 정신병적 만행을 예리하게 파고든 책이 나왔다.
[적군파], 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임정은, 교양인, 2013.

* 자유주의계열 아나키즘의 원조는 아담 스미스나 루소이다. 아담 스미스 [국부론]의 뿌리인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이 그걸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시장만능주의의 거장 밀턴 프리드만이 [선택의 자유]라는 책의 맨 앞쪽에 아담 스미스를 앞세움으로써, 사람들이 아담 스미스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 존 레논의 노래 ‘Imagine’와 그 가사내용이 바로 아나키즘이다. 들어보시고 번역된 가사를 음미해 보시지요. 다음 사이트의 아래쪽에 플레이를 클릭하세요.

http://mediadepot.tistory.com/211?top3

* [손석희의 시선집중] "농사짓는 철학자"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 (2012.03.23)

http://blog.daum.net/woosanggil/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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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좋은 리뷰 뽀리 2018-09-18 /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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