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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26년] 그해 오월의 처절한 슬픔과 분노에 씻김굿!
김영주 2012/12/08 11:09    

“또 5.18이야?” 그해 오월이 싫거나 켕기는 사람들이 하는 말일 게다. 그러나 나처럼 깊은 죄책감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나 그 원흉과 동조자들에게 분노하는 사람들에겐, 그해 오월의 참극이 이토록 무심하게 잊혀져 가는 게 너무나 원통하다. 그러나 그 동안 [블러디 썬데이] [화려한 휴가] [오월애]에서 오월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을 통렬하게 이야기했고, [황산벌] [평양성] [위험한 상견례]에서 이 땅의 최고 악마인 ‘경상도 이기주의’를 신랄하게 비난했기에, 이젠 그만하련다.

몇 년 전에 ‘전두환 암살작전’을 소재로 한 만화가 있다는 풍문을 들었다. 나도 80시절에 그를 사뭇 증오해서 그를 암살하려고 바로 턱 앞까지 접근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꿈을 꾼 적이 있었기에, 그 만화에 호기심이 부쩍 일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걸 만화로 그릴 생각을 했나?” 그 자체가 충격이어서 처음엔 긴장을 바짝 당겼다. 그런데 그림체가 싱겁고 허전하며 스토리 전개에 리얼러티가 많이 떨어져서 조금 보다가 실망하여 덮어버렸다. 영화를 본 뒤에 다시 보았다. 그런데 중반부를 넘어서니 점점 흥미진진해졌고 후반부에선 긴장감이 바짝 돋아올랐다. 전반부는 영화가 더 좋고, 후반부는 만화가 더 좋았다. 특히 전두환 경호대장 마실장이 그해 오월에 공수부대 군인으로서 지은 죄악을 자기합리화하면서 전두환의 충견으로 변신해가는 모습이 참 그럴 듯했다.( 보수꼴통들도 자기들이 이 땅에 저지른 죄악을 그런 심정으로 자기합리화하면서, 그 죄악의 꿀단지를 꽉 보듬고서 전라도를 “종자가 나쁜 놈들! 빨갱이! 홍어X!”이라며 그토록 길길이 날뛰며 파르르르 떨고 있겠지? “고마 해라, 거~ 꿀단지 깨것다! 너그들, 너무 마~이 무었다 아이가!” )

<강풀 만화[26년]>

이 땅에서 아직도 버젓이 떵떵거리며 설치는 죄악의 뿌리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무모하지만 의롭게 박치기하는 암살작전이 관객과 독자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더구나 그해 오월에 광주 한 가운데에서 그 핏빛 소용돌이를 경험했던 나에겐, 그해 오월을 소재로 이렇게 대중적인 카타르시스를 풀어내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작품이 등장하였다는 게 무엇보다도 고맙다. 그 처절한 슬픔과 분노의 씻김굿을 치른 듯했다. 강풀작가님 조근현감독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 영화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까 조마조마했는데, 아침 9시30분 조조영화 매표화면에 가득 찬 관객좌석을 보고 깜짝 놀랐다. 60시절부터 매니아로 영화관을 들락거렸지만, 조조영화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적은 처음이다. 눈대중으로만 좌석의 2/3를 넘어섰다. 휴일도 아닌데 설마? 두근거리며 영화관 안으로 들어섰다. 우와 놀랍고 기뻤다. 여기 광주만 이럴까? 그리곤 마침내 개봉 6일차인 12월 4일 오후까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만세! 그래 이대로 확 몰려들어서 대선 선거날까지 500만 명을 달성해라. 그래서 그 악마의 뿌리를 향한 분노를 투표로 보여다오.”

<예고편 보기>

두 주인공, 사격선수 한혜진과 깡패 진구도 멋진 모습과 연기를 보여주었다. 한혜진, TV드라마에선 그저 그랬는데, 힐링캠프에서 깜찍하고 센스 있으면서 소박하게 대담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참 좋았다. 진구, 그 동안 여기저기에서 깡다구 있는 반항아 캐릭터를 보여주었지만 항상 조금 부족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눈가의 상처가 카리스마를 더하면서 표정연기도 좋았고 막무가내 깡다구 액션도 화끈했다. 특히 한혜진이 공기총으로 압축공기를 ‘하나 둘 셋’ 카운트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사격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오금을 바짝 조이는 압권이었다. 그 호흡의 숨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전두환으로 분장한 장광의 그 악랄함과 이 암살사건 주모자인 이경영의 사무친 분노가 좀 더 가열차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지만 무난하게 잘 한 셈이다. 마실장과 경찰반장을 비롯한 조연들도 모두 좋았다.


초반 도입부 광주학살의 잔혹한 장면을 ‘크로키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게, 관객들에게 그리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 슬픔과 분노를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다.( 그림체와 그림솜씨가 조금 아쉬웠지만 ) 그런데 공수부대가 시민들에게 총을 쏘는 장면에서 그 사격신호가 천인공노天人共怒하게도 애국가였는데, 왜 그 소름끼치는 ‘애국가 총격신호’를 넣지 않았을까? 관객들에게 더 드라마틱한 분노를 일으킬 수 있었을 텐데, 몰랐나? 아쉬운 점은 또 있다. 이 암살사건의 주모자를 대기업총수가 아니라 자그마한 중견기업사장쯤으로 하는 게 좀 더 리얼러티가 있겠고, 교통순경캐릭터를 만화원본대로 가는 게 더 나았겠다. 전라도 사투리가 억지스러워서 많이 거슬린다. 언제나 전라도 토박이사투리를 만날 수 있을까! 글고 재미를 북돋우려고 깡패들이 등장하는데, 광주항쟁에 깡패들의 흔적은 한 터럭도 없었다. 그 당시 그들이 어디서 무얼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깡패보스가 전두환세력의 프락치 노릇을 했다는 뒷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대중재미를 높이려고 깡패이야기를 끌어들인 걸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잖아도 광주항쟁을 북한간첩이 선동했네 어찌했네 함서 악다구니를 부리는 놈들이 있는데, 혹시나 관객들 중엔 광주항쟁에 깡패들이 활약한 걸로 오해하지 않을까 은근히 염려된다.

* 대중재미 A0, * 영화기술 B+,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사회파 A0.( 보수꼴통들에 분노가, 심할수록 재미가 높고 약할수록 재미가 낮겠다. ) 서울에 사는 전라도 사람들이 요 10년 사이에 한나라당 쪽으로 넘어간 사람이 솔찬히 있다. 내 친척과 친구 선배 후배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울화통이 터져서 등 돌리고 만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보라고 은근슬쩍 권해 보면 어떨까? 개과천선할 수 있을까? 안 될까?

[남영동1985]를 일부러 보지 않았다. 그 고문모습을 차마 두 눈을 뜨고 볼 수도 없거니와, 보고나서 심하게 앓아누울 것만 같아서 보질 못했다. "하늘에 계신 김근태님과 고생하신 정지영 감독님, 정말 죄송합니다. 정권교체로 그 한을 풀어드려야 할 터인데, 보수꼴통들이 아직도 떵떵거리며 설치는 세상, 쌍욕이 절로 쏟아집니다." 이번 대선토론에서 이정희가 그 울분을 개운하고 화끈하게 박치기해주어서 정말로 통쾌했다. 벌떡 일어나서 박수치고 환호했다.( 어느 고등학생이 말했다. "토론이 이렇게 재밌는 거 첨 본다. 개콘보다 더 재밌다!" ) '이정희 의거' 참 대단했다. 그런데 그녀를 찬탄할수록 자꾸 지난 통진당의 폭력사태와 그들의 숨막히는 똥고집이 떠오른다. 옷을 잘못 입었다. 통진당을 벗어날 순 없을까? 너무 아깝다, 이정희!

하늘이시여, 이 땅을 굽어 살피소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녕 이 기도뿐이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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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명작 세인 2018-09-18 /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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