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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미국 인디언의 피 맺힌 원혼을 달래다?
김영주 2010/01/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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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가 외국영화로는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서는 최초의 영화가 될 것이란다. 1000만 명을 넘어선다는 게 좋은 영화임을 증명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3D영화라는 것도 화제만발이다. [아바타]를 보면서, 단박에 70년 더스틴 호프만의 [작은 거인] · 90년 케빈 코스트너의 [늑대와 춤을] · 95년 디즈니 애니[포카혼타스]가 떠올랐고, 롤랑 조페 감독 [미션]과 MBC다큐 [아마존의 눈물]의 원주민이 눈에 밟혔다.

컴퓨터 그래픽이 대단했지만, [트랜스포머] [2012] [킹콩] [쥬라기 공원]만큼 사실감이나 생동감을 주진 못했다. 그리고 여러 영화에서 유명한 장면이나 스토리와 소재를 끌어다가 짜깁기한 게 너무 많아서, 이 영화만이 갖는 신선함이나 독특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를 보노라면, 어디선가 많이 낯익은 장면이나 엇비슷한 스토리와 소재가 스쳐지나간다.

나비족의 외면을 빌린 지구인과 나비족 여전사를 연기한 샘 워싱톤과 조 살다나.

대체로는 그러려니 그냥 흘려 넘기지만, 이 영화는 그냥 흘려 넘겨지지 못할 정도다.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이 미국 인디언에 그대로 겹쳐들면서, 디즈니 애니[포카혼타스]와 [타잔]에서 많은 장면이나 배경과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베꼈다는 게 절로 보였다. 자질구레한 것까지 말하자면, 주인공의 아바타 연결은 [매트릭스] · 사람이 들어가 조정하는 전투머신 로봇은 90년대 일본 로봇만화와 [아이언 맨]의 악당로봇, 그리고 미야자끼 하야오 작품에서 [천공의 성, 라퓨타]의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섬 · [이웃집 토토로]의 장대한 마을수호나무 · [원령공주]의 마지막 즈음 호숫가 숲속장면이 매우 그러하다. 영화를 1년에 두어 번쯤 보면서 위의 작품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엄청나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에어리언2] [터미네이터2] [타이타닉]으로 내게 보여준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 대중재미 A0 · 영화기술 A+.

<예고편 보기>

[스파이더맨] [킹콩] [트랜스포머] [배트맨] [터미네이터] [2012] 그리고 이번 [아바타]에서 보듯이, 미국은 그 물량과 외양에서 아직도 온 지구촌에 떵떵거린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 기세가 30여 년 전부터 이미 꺾이기 시작했고, 공화당 부시정권이 난리쳤던 지난 10여 년 발악의 뒤끝으로 이젠 많이 꺾였다. 그래서 [2012]를 이야기하면서, “50년 전에 흑인은 짐승처럼 멸시 당하고 천대 받았으나, 지난 해 ‘흑인 대통령’이라는 기적이 나타났다. ... 중국도 가난한 후진국이나 적대국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앞장서서 당당하게 이끌어갈 중심국가로 그려낸다. 지난 50년 사이에, 천지가 개벽했다할만한 격세지감이다.”고 하였다. [아바타]에서 나비족에 미국 인디언을 오버랩시켜 그려가면서, 그 동안 인디언을 소재로 한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39년 존 웨인의 [역마차]부터 69년 그레고리 펙의 [맥켄나의 황금]에 이르는 수많은 서부영화에서, 인디언은 그저 야만스럽고 박멸해야 할 짐승이나 벌레처럼 보였다. 그런데 70년 더스틴 호프만의 [작은 거인]에서 그려지는 인디언은 상당히 달랐다. 그들의 일상생활을 잔잔하게 그려가며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며 평화로운 삶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젖내를 벗지 못한 어린 나이에 좀 어렵고 길고 지루했지만, 인디언을 그렇게 그린 영화를 첨 보았다.

그리곤 90년 캐빈 코스트너의 [늑대와 춤을]이 좋은 백인과 나쁜 백인 그리고 좋은 인디언과 나쁜 인디언을 함께 보여주며, 인디언의 일상생활을 호감어린 눈으로 잔잔하게 그려갔다. 그 땐, 백인 이민자들이 토착민 인디언을 아예 씨를 말리려고 작심한 듯이 잔혹하게 학살한 이야기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감독의 그런 호감어린 시각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95년 디즈니 애니 [포카혼타스]에서는 인디언의 생활풍습과 문화를 더욱 호감어린 눈으로 좀 더 깊고 친근하게 그려내 주었다. 색감도 좋고 조형감도 좋고 노래도 좋다. 그 상큼하게 이국적인 화면이 너무 아름다운 영화이다. 인디언에게 사죄하고 반성하는 낌새가 역력했다.

세 영화가 인디언의 생활과 문화를 호감어린 눈으로 보긴 하였지만, 롤랑 조페 감독의 [Mission]이나 [City of Joy]처럼 결국엔 ‘백인우월주의’를 벗어나지 못한다. [아바타]도 주인공이 백인을 매개로 한 ‘아바타 나비족’이라는 점에서 ‘백인우월주의’의 허울을 완전히 벗어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 내용은 백인을 돈독이 오른 침략자로 몰아가고 나비족을 순박한 자연사랑 토착민으로 그려내고 있다. [터미네이터] [에어리언2] [트루 라이즈] [타이타닉]으로 미국 백인의 보수문화에 앞장 서 온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무슨 개과천선을 한 건지 아니면 그 침략자들처럼 돈벌이로 재미꺼리를 닥치는 대로 사냥하다가 얼떨결에 이리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 인디언을 이만큼 편들어 준 영화는 일찍이 없었다.

이 정도로 미국 인디언의 피 맺힌 원혼을 달랠 수 있을까마는, 그나마 상당한 진전이요 천지개벽했다할만한 격세지감이다. 그러나 백인 이민자가 토착민 인디언을 어떻게 그토록 잔혹하게 학살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살아남은 인디언들이 지금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떤 멸시와 냉대에 시달리고 있는지 또는 인디언의 생활과 문화에 담긴 삶의 성찰이 우리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진지하거나 리얼한 접근은 없다는 점에서, 삶의 숙성에 A학점을 줄 순 없다. MBC다큐 [아마존의 눈물]에서 ‘개발의 불도저’에 황폐해지는 자연산천과 짓밟혀가는 원주민의 생활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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