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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돌들이 외치리라!”
김영주 2008/04/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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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클레이튼]과 김용철, 그리고 ..
■ KBS 김용철을 말하다.
예수교 성서에 이런 말이 있단다. "저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외치리라!"

이번 ‘이건희 특검발표’를 접하면서, 단박에 떠오르는 것이 세 가지였다. 맨 먼저, "삼성왕국, 과연 쎄구나!" 그 다음엔 "정석구, 완전 쪽집게구나!" 그리고 그 다음엔 하늘에서 "돌들이 외치리라!"는 말이 쟁쟁하게 들리는 듯 했다.

◆ "삼성왕국, 과연 쎄구나!"


삼성왕국이 법률 최고전문가를 데려다가 갖가지 음습한 작업을 한다는 말은 20~30년 전부터 바람결에 들어온 말이다.( 다른 재벌들도 이런 작업을 할텐데, 유난히 삼성이 이런 구설수에 오를까? 그건 삼성이 유별나고 지나치기 때문이다. ) 그리고 10여년전쯤에 시민단체 간부한테서 자기 단체가 야유회 가는데 삼성에게서 톡톡히 대접받았다며 "정말 개운하게 대접하드라!"는 말을 들었다. "아! 삼성이 시민단체까지 작업하는구나! 그렇게 온 나라를 잡아 흔들 작정이구나!" 그리고는 그 서너 해 뒤쯤에 '이 시대의 최고 학자, 강준만'이 [삼성공화국]이라는 책을 썼다. "역시 강준만이구만!"

노무현 정권이 들어섰다. 몇 가지 걱정스러웠다. 그 중에 하나가 "이학수가 부산상고라는데, 노무현이 삼성에 목아지 잡히지 않아야 할텐데 ... . 설마, 노무현이 어떤 놈인데!" 그런데 그 염려가 두어 달이 지나지 않아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삼성경제연구소'의 두터운 보고서를 교재로 탐독하고 있다."는 말이 들렸다. "아니, 노무현, 너마저도!" 그리고 노무현은 스스로 말했다. "권력 위에 시장이 있다." 재경원 경제관료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역력해졌다. "왼쪽 깜빡이에 오른쪽 회전"을 하면서 "좌파적 신자유주의"라고 당당했다. 삼성과 상당한 커넥션이 있다는 냄새가 점점 진하게 피워 올랐다. "이젠 삼성왕국이 대한민국 전체를 완전히 장악했구나!" 아무런 검증도 받지 않고, '이병철 핏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을 자자손손 대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는 세상이라! "이건 '코리아'가 아니라 '쌤써엉'이다." 쌔까만 먹구름이 묵직하게 내리깔려 왔다.

◆ "정석구, 완전 쪽집게구나!"


<한겨레 신문> 정석구기자가 만우절에 쓴 칼럼에 담긴 복합적인 의미에 감동을 먹음서, 그가 특검에게 그러하지 말라고 내린 경고로 만우절에 기대어 패러디해서 일부러 과장하여 쓴 걸로 이해했다. 그런데 특검발표를 살펴보니, 그 날 그 글은 '완전 쪽집게'였다. 그의 글이 완전 쪽집게라는 것도 놀랍지만, 특검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조준웅 특검을 '특별 변호사'라며 패러디해서 몰아쳐서 쓴 내용 그대로 꼭 맞추어 놀아줄 수가 있는지가 더욱 놀라웠다. 아니, 김용철을 물어뜯기까지 하니 그 글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 . 더 할 말이 없다. 그의 글을 다시 읽어 보았다. 그 '조준웅, 삼성 특별변호사'를, 보름 뒤에 현실에서 그대로 생생하게 확인해 주는 그의 글에 다시 전율했다.

◆ "돌들이 외치리라!"


김용철이 처음에 '삼성 고백'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배은망덕한 배신자'라고 하였다. 나도 처음엔 "이건희왕국의 전횡과 김용철의 고백은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 김용철의 고백으로 이건희왕국의 전횡이 서리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 김용철의 고백을 덥썩 안아주어야 하는지는 따져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그가 '천주교 정의사제단'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게, 그의 고백이 '개인적 복수나 배신'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여겼다. 여기저기 살펴보면서 그를 점검해 보았다. 그런데 혹시 그가 전라도놈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그가 '전라도 놈'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전라도놈이었다. "또 전라도야? 아이구야, 돌아버리겠네!"( 남대문이 불났을 때, "그 놈 전라도야?" 불안했다. 경상도 억양의 할아버지였다. 얼마나 다행스레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근데 그 할아버지가 경상도 사람이라고 물어뜯는 사람은 전혀 보질 못했다. 참 즈그들 편리한대로 노는 나라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사사건건 전라도 경상도로 긴장하고 살아야 하나 ``` . ) 엎질러진 물이요, 깨진 사발이다. 하늘은 정치 민주화에 전라도를 그토록 희생시키고도 모자라서, 이젠 경제 민주화에까지 전라도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구나! 아무리 올바른 일이라고는 하나, 이제 전라도는 그만 좀 빼주라! 지금까지 치른 희생도 너무 심했다. 그런데 또 희생하라고? "하늘, 진짜 너무 한다!"

많은 사람들은 삼성기업의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말한다. 그렇다. 난 무엇보다도 일본쏘니를 무릎 꿇리는 모습에서 정말 놀랐고 정말 고마웠고 정말 뿌듯했다. 난 부자를 인정한다. 그러나 그 부자가 되는 게임룰이 너무 비겁하고 추하기 때문에, 그 틀을 많이 손질해야 한다. 내가 미국 특히 공화당 미국을 많이 싫어해서, 우리나라 시장체제가 미국을 닮아갈 게 아니라 유럽을 닮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행태를 보면 미국 공화당 흉내라도 제대로 내면 좋겠다. 그토록 미국을 환장하면서도 미국의 좋은 점은 도통 관심이 없고 어쩌면 그토록 즈그들 유리한 끄트머리만 잡아당겨서 편리한대로만 끌어다 붙이는지 모르겠다. 유치하고 비겁하다. 보수논객들은 보수적 교과서만 달달 외우고 맹신의 찬양에만 그친다. 그건 공부가 아니라 맹신이다. 보수논객은 공부 좀 해라! 지금 부자가 되는 게임룰이 너무 비겁하고 추하기 때문에 부자들의 편을 들어주면 '오이밭에서 신발끈 매는 셈'이 되니까 부자편을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지, 그렇지만 않는다면 난 지금이라도 당장 '좋은 부자의 철학적 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보수논객은 부자들의 길을 제대로 안내하고, 부자들을 제대로 뒷받침해라! 밥값도 못하는 주제에 똥묻은 나팔에 주둥이 대고 매갑시 탐욕만 드높다.

나도 실은 삼성왕국의 짙은 먹구름과 삼성기업의 자랑스러움 사이에서 한 동안 헷갈리고 지금도 갈등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게, 선과 악이 항상 함께 하고,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되는 복합적 이중성인데 ... . 삼성을, 찬양하자니 맘이 편치 않았고, 비난하자니 뒤틀린 오기로 보였다. 이리 갈등하는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나? 다만 자기의 놓인 처지에 따라 찬양 쪽에 기울기도 하고 비난 쪽에 기울기도 하겠다. 비록 내가 이 김용철의 고백을 배신으로 보지 않고 사회정의로 보고서 이건희 가문의 전횡을 비난하는 쪽에 서 있기는 하지만, 이건희를 찬양하고 김용철을 배신자라고 하는 사람에게 굳이 삿대질함서 다툼질하고 싶지 않다. 단지 그들이 여기에 '전라도 놈'이라는 말을 걸고 들어오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여기에 또 '전라도'를 걸고 들어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쫌만 생각해 봐, 임마! 니가 사람이냐? 악귀지?" 그 놈은 그 죄를 자손 대대로 받으리라! 이건희도 마찬가지이다. 이걸로 자길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전라도 구박'으로 흘러가면, 당신은 그 죄를 자손 대대로 받을 꺼다! 왜냐하면 그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물이라면, 그 핏줄과 그 가문의 앞날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절대 위기를 절호 찬스로 삼아서, 어영부영 땜방하거나 뒤틀어 갈 것이 아니라, '좋은 부자'로 가길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이 진짜 좋은 기회이다. 이건희 가문을 위해 좋은 기회요, 이 나라을 위해 좋은 기회이다. 이 나라에서 누가 삼성기업에 이병철 이건희의 업적을 부정하겠나! 이 나라에서 누가 삼성기업이 가라앉는 걸 바라겠나! 지금까지 삼성기업의 활동은 오픈게임이었고, 이제부터 삼성기업의 활동은 메인게임이어서, 명실상부한 '지구촌의 일등기업'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구색을 맞추려고 폼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30년 50년 동안 우리가 경제성장을 해 오면서 현실적으로 어찌할 수 없이 암암리에 음습하게 진행된 관행이 있다. 우리 모두가 그런 관행 속에서 살고 있고 인간 세상 자체가 그런 구석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걸 법의 잣대로만 모조리 확 썰어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 법조계가 현실과 법률 사이를 잘 가늠하여 모범된 선례와 판례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걸 잘 하는 게 법조계의 생명줄이다. 잘못 하는 때도 있었고, 잘하는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걸 똥칠해버렸다. 이건희 가문은 범죄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법조계를 더러운 돈으로 뒤덮었고 나아가서 온 세상을 자기 손아귀에 쥐고 맘껏 휘두를 ‘삼성공화국’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보다 훨씬 심각한 것은 그 범죄와 국기문란을 감싸는 행동대장이 법조계라는 점이다. 법조계가 선봉에 서서 국가기강을 무너뜨리는 것은, 언론이 설치는 것보다 학자가 나팔수로 나서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어느 네티즌이 "앞으로 법조계에 나서는 사람은 '나는 삼성 돈을 절대 먹지 않겠습니다. 만약 먹으면 개새낍니다.'라고 선서해야 한다."고 했단다. 그 엄정하게 폼나는 법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지랭이 서민에게 이런 모멸을 당하고도 법조계가 스스로 나서지 않는다면, 그냥 그 욕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개새끼’를 자처하고 그 폼나는 법복은 '개가죽'이 된다.

"맑은 물엔 물고기가 없다." 물고기가 없어서 없단 말이 아니라, 이 세상이라는 게, 지나치게 고결하여 꼬장꼬장하면 오히려 삶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삶이 메마르고 퍽퍽해진다는 뜻이다. 이 세상은 그토록 고결하고 거룩한 게 결코 아니다. 선과 악은 따로 나누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항상 함께 한다. 잘못과 실수는 그 어느 일에나 깃들어 있다. 그렇게 생겨난 생로병사와 흥망성쇠는 세상사의 당연하고 마땅한 이치이다. 현실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깡그리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적게 일어나도록 서로 노력하고 것뿐이다. 서로의 체질과 스타일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 그 사회의 흥망성쇠와 그 개인의 희로애락에서 그 어느 쪽을 지나치게 우월하게 찬양하거나 지나치게 열등하게 멸시하는 일이 줄어들도록 사회시스템을 다듬고 개인마음새를 닦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따름이다. 생명을 갖는 순간 다른 생명체를 못 살게 굴어야 살 수밖에 없는 게 이 세상이치이기에, 어차피 죄 짓고 살 수밖에 없지만 그나마라도 죄를 조금 덜 짓고 사는 길이 무얼까를 모색해 볼 따름이다. 지나치게 사랑과 희망을 강조하는 것도 자기 합리화를 위한 허상이고, 지나치게 저주와 절망에 빠져드는 것도 자기 집착과 욕심에서 비롯된다.

이 세상에서 먹고산다는 자체가, 흙탕물에 발 딛지 않을 수 없고 때론 똥을 묻히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시대 어떤 세상이나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다. 그 정도의 차이는 조금 있을지언정. 나도 시궁창에 코 박고 살고 있고 때론 손에 똥도 묻힌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돈에 껄떡대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특별검사라는 이름을 걸고 이리 똥밭을 뒹굴며 설치는 모습을 백주 대낮에 매스컴에서 보노라니, 이런 세상 참말로 훌훌 털고 떠나고 싶다. “똥 묻은 개와 재 묻은 개는 다르다.” 재 묻은 개는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세상에서 사노라니 어쩔 수 없이 더러워진 놈이고, 똥 묻은 개는 이런 세상을 당연하게 여기고 떵떵거리며 앞장서서 설치는 놈이다. 법조계의 얼굴을 걸고 똥 묻은 개를 넘어서서 아예 똥밭에서 뒹굴었다. 지금까진 삼성기업의 고마움과 자랑스러움 뒤로 숨었던 사람들마저도, 아마 이번 특검발표를 수근댈 것이다. 삼성을 욕하고 김용철을 찬양하지는 않을지언정, "돈 앞에선 법조계도 결국은 똥개구나!"

그렇게 되면, 머지않아 "저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불쑥 일어서서 외치리라!" 글고 봉께 오늘이 4.19네?

독자 의견 목록
1 . 419 도토리 2008-04-23 / 22:09
2 . 절라도, 차암 슬프죠?(냉무) 김영주 2008-04-25 /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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