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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부라더스]가 애닯게 불러주는 '막다른 삼류인생'
김영주 2008/01/14 18:29    

┗━ 관련 기사목록
[라디오 스타] 훈훈하고 코믹해서 더욱..
* 임순례 감독이 [와이키키 부라더스]를 만든지가 벌써 7년이 지났다. 이 영화에 감동먹고선, 그녀의 다음 작품을 목을 길게 빼고 기다려 왔다. 그녀의 영화가 이번 주에 상영된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좋은 감독이 항상 잘 만드는 건 아니지만, 워낙 [와이키키 ]에 반했던지라, 기대가 가득하다. 슬프고 우울한 영화이지만 대중적 재미도 제법 괜찮았는데, 관객들은 그 영화의 맛을 알아보지 못했다. [박하사탕]을 본 관객수가 별로였지만 그 뒷소문이 워낙 자자해서 [오아시스]가 관객이 제법 몰렸듯이, [와이키키 ]도 뒷소문이 많이 자자했기에 이번 [내 생애 ]에는 관객이 좀 모이지 않을까?( 이번에는 임순례감독도 흥행에 신경을 상당히 쓰는 듯하다. 그 출연진의 유명세를 이용한 매스컴 출연이 적극적이다. 좋은 사람이 유명해지는 건 좋은 일이니 그녀의 그런 노력이 좋게 보였다. 아무리 작품성이 높더라도 대중성에 대한 배려는 매우 중요하다. 현실을 소홀히 하는 이상도 잘못이고, 이상을 소홀히 하는 현실도 잘못이다. ) 설사 이번 작품이 [와이키키 ]보다 좀 못하더라도, 그녀같이 훌륭한 감독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질 필요가 있다. 그녀가 유명해지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합니다.


- 위의 사진에서, 왼쪽에서 세 번째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초짜 풋내기였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로 떠 올랐다. 그 때도 연기를 참 잘했는데, 역할이 완전 촌놈 드러머로 나와서 밋밋하게 묻혀버렸다. [달콤한 인생]에서 악당 백사장 역할로 나와서 빼어난 연기를 보여 주더니, [너는 내 운명]으로 최고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그래서 그가 재작년에 무슨 영화제에서 최고배우상을 받으며, "임순례감독에게 감사한다."고 하더니, "스텝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들고 나선 것 같아, 영화 뒷 그늘에서 항상 고생하는 스텝진이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는 멘트까지 날려서 더욱 유명해졌다. 나도 그 수상소감 멘트에 내 눈에 눈물이 찔끔나게 감동먹었다. "짜식! 참 좋은 놈이네? 그래, 너, 영원히 유명해져라!"

가장 왼쪽 오광록. 그는 아주 드물게 보이더니, 최근 TV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책사역할을 맡아 좀 뜨는 듯하다. 연기력은 아직 모르겠다. 그 다음 이얼. 주인공이면서 연기력도 참 좋았는데, 몇몇 영화에서 그리 돋보이지 않아 보여서 좀 안타깝다. 맨 끝 박원상. 이 영화에서 가장 연기력이 좋다고 보았다. 뺀질이 제비족역할을 참말로 실감나게 해 주었다. [화려한 휴가]에서도 뺀질이로 나온다. 이 영화말고 다른 영화에선 연기력이 괜찮은 정도이지 그리 돋보이진 않았다. 이 영화에선 그 뺀질이 제비족 역할에 딱 맞는 생김새 때문에 그의 연기력이 더욱 생생해 보였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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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부라더스]가 애닯게 불러주는 '막다른 삼류인생' 011125 김 영주


[와이즈 와이드 샷]에서 새하얀 대리석으로 곱게 빚어낸 니콜 키드만의 눈부신 누드가 눈동자에 박혀 있다. 그 황홀한 여신의 바디라인에 이끌려 [와이키키 ]로 가던 발길을 [물랑루즈]로 돌렸다. 쇼걸들의 화려한 무대 ` 현란한 의상 ` 요란한 춤. 눈요기는 좋았지만, 감동은 없었다. [와이키키 ]가 왈칵 보고 싶어졌다.

[어둠 속의 댄서]는 소름끼치도록 슬퍼서, 그 잔혹한 슬픔이 쓰라린 눈물을 넘어서 섬뜩한 자살을 충동질하였다. 깊고 뼈저린 눈물을 자아내게 한 건 [박하사탕]이었다. [와이키키]는 [박하사탕]에 버금가는 영화이다. 그래서 가슴 멍멍한 눈물을 흘렸다. 우리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그렇고 그런 ‘삼류 인생’을, 딱 그렇게 짠맛 나는 리얼리즘으로 씁쓸하게 잡아냈다. 거기에는 결코 범상치 않는 관찰과 사색의 갈고 닦음이 단단히 받쳐져 있을 게다. 임순례 감독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에서처럼 밴드마스타에 지쳐 뒤쳐진 인생을, 쓸쓸한 소주잔에 실어 담아 주는 사람이 내 곁에도 있다. 어린 시절, 오거리 아래동네 빈민촌에서 함께 자란 '오째 형'. 나보다 세 살 위이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가더니,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20여년 전 쯤 일이다. 반짝이 옷입고 축축하게 깔아주는 색소폰소리에 그 형이 너무 멋있었다. 그 날, 여자도 옆에 앉혀주었고 술도 공짜로 먹여주었다. 고맙고 부러웠다. 우연히 1년전쯤에 만났다. 많이 수척해지고 추레해 보였다. ‘오거리 노래방’ 구석지에 싸늘하게 식어버린 마이크를 틀어쥐고, “...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 들~어 주렴! 이제와 새삼- 이~자리 청춘에 슬픔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 ”, 끝마무리에 탁한 음색을 돋우며,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한 구절 한 고비 꺽어들어 넘어가노라면, 내 가슴도 찬바람에 메마른 가랑잎이 내려앉는다. 그 가랑잎 하나 주어 들고서 나도 한 가락 깔아주었다. “긴 세-월 흘 러 서 가-면-, 남 들-은 말 을 하 지 만-, 못 잊 어 그 리 워 지-면-, 내 마 음 서글 퍼 지 네-” 콧망울에 힘주어 읊조리다가, “웁빠 웁빠 우빠빠” 장난스레 입장단을 넣고는, “내 게 도 싸 랑 이, 싸 랑이 있었따~면, 그 것 은 오로-지 당신! 뿐이라오” 깡을 살짝 담은 겡꼴진 양아치 목소리로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를 불러 제끼며, 오째 성님의 가슴에 맞짱을 뜨면, 기야말로 한 폭의 ‘예술’이 따로 없다. 눈물이 왈칵 쏟아 내린다. [와이키키]에서 나는 그런 눈물을 쏟았다.

우리에게 꿈이 있었을까? 앞장 서서 잘 나가지는 못할 망정, 제 자리 걸음마저 주저앉아 저만치 뒤쳐져 가는 인생. 창가에 비쳐드는 눈부신 아침햇살을 축 늘어진 커튼으로 내리 누르고, 어두워지는 저녁 노을에서 삶의 고독을 벗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아득하게 그 탱탱한 젊은 날을, 한 잔 술에 겨워 그 시절 그 노랫가락에 담아 노닐다가, 문득 “우리에게 꿈이 있었을까?”. 서럽다 서럽다, 무엇이 그리도 서러울꼬. 아득한 세월에 아련히 묻혀버린 ‘철부지 꿈’이 서럽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하나 같이 초면이다. 그런데 하나 같이 그 역할에 딱 어울린다. 생김새며 표정이며 하는 짓거리며 자질구레한 몸짓 손끝까지 딱 어울린다. 학창시절과 어른이 되고 나서의 모습도 세세하게 배려한 것 같다. 작은 털끝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감독과 제작진의 정성이 깊어 보인다. 음악의 배치도 놓인 자리마다 딱 제자리에 놓여 있다. 그 노래의 맛을 살려내는 솜씨가 범상치 않다. 자질구레한 주변소리마저도, 왼 스피커 오른 스피커 소리 그리고 그 크고 작음마저 치밀하게 배려해서 밀어주고 당겨준다.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가 탄탄한데다가, 그 마지막 처리가 절묘하다. 여주인공 오지혜가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에선 벌떡 일어나, 삼류 쇼무대에 쩔은 휘가락 내지르며 ”앵꼬~올!“을 외치고 싶었다.( '사랑밖엔 난 몰라'는 지난 7년 동안 내가 가장 애창하는 18번 중의 하나가 되었다. )


대사에 좀 덜 다듬어진 부분이 있었고, 영화 한 편에 너무 많을 걸 담아내려는 욕심이 보였다. 조금 간결하게 다듬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웅크린 용이 연못을 박차고 튀어 오르며 휘두르는 초짜배기의 지나친 몸부림 때문이리라! 이런 걸 굳이 흠으로 꼬집어 말하는 건 내 괜한 욕심이다. 이만한 영화를 만들어 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녀와 제작팀 그리고 출연자들에게 크나큰 박수를 보낸다.

판소리의 제 맛을 알려면, 무엇보다 ‘전라도 사투리의 맛'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영화의 제 맛을 알려면, 무엇보다도 ‘삼류 인생’의 모질고 천박함에 깊이 배인 절절한 맛을 알아야 한다. 덧붙이자면, 쉰 살 바로 앞뒤 세대이면서, “좀 일찍 까져서, 인생이 비틀 휘청 해본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잘 나고 잘 나서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밑도 끝도 없이 입에 붙은 희망과 사랑을 되뇌이는 사람, 그리고 거창하고 고상한 데에서만 무슨 진리라는 걸 찾아 헤매는 사람이나, ‘추잡시런 삼류 인생’에 빠져들어 허우적거리며 그 안에 박힌 진주를 미처 보아낼 틈새가 없는 사람은, 임순례 감독이 이 영화에 담아내려는 깊이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꺼다.

눈물이 무조건 싫다는 사람에겐 어쩔 수 없지만, 눈물도 이런 눈물은 그 짠맛이 깊고 깊다. 가슴 미어지게 아프지만, 이런 눈물의 맛을 알지 못하는 것도 또 하나의 불행이리라!

독자 의견 목록
1 . 흐미 김영주님 내 예상이 적중했구먼요 아침이슬 2008-01-14 / 22:15
2 . 와이키키 부라더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동사서독 2008-01-15 / 12:20
3 . 우생순....감동, 감동 감동의 물결 2008-01-15 / 23:11
4 . 일반 기준으론 괜찮은데, [와이키키 ]에 비하면 많이 서운했습니다. 김영주 2008-01-19 /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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