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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매트릭스3] 엄청난 전투장면으로 땜빵하다.
김영주 2003/11/14 09:55    

영화를 괜히 비비꼬아서 쓸데없이 복잡하게 이야기하는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간결하게 핵심을 찔렀다. "따져 묻지 말라. 당신은 게임오버한 다음에도 그걸 사유하는가?"

그렇다. 2편에서 늘어놓는 개똥철학에 멋모르고 잔뜩 긴장했는데, 그게 결국 죽도 밥도 아닌 너절한 오바페이스여서 실망했다. 그래서 이번 3편에서는 그 개똥철학에 아예 관심 접고 영화를 보았다.
“니미럴 뭐라고 떠들든지 말든지... ”
들머리에서 그걸 마무리하느라 좀 늘어지는가 싶더니,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대한 눈요기가 펼쳐졌다.

엄청났다. [터미네이터]나 [스타워즈 에피소드]에서 기계인간 군단, [반지제왕]이나 [글래디에이터]에서 거대한 전투장면이 있었지만, 아주 잠깐만 보여주고 만다. “우~와 대단하구만!”하는 감탄을 더 길게 이어가지 못한다. 그런데 이 [매트릭스3]에서는 그 엄청난 전투장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펼쳐진다. 재어보진 않았지만 20-30분쯤은 된 것 같다.

유승완 감독이 "... 이야기의 부족을 스펙타클로 메꾸려는 뻔한 시도를 통해, 1편에서 눈에서 심장까지 전달됐던 그 흥분이 눈과 귀로만 몰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런 말로 그 엄청난 스펙타클을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누가 무어라고 하든 3편의 전투장면은 참말로 대단하다. 1편에서 멈짓 발차기 장면이나 총알 피하기 장면 그리고 2편에서 고속도로 추격 장면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혹시 이걸 비디오로 보려면 보지 않아도 된다. 싼 값으로 안방에서 편안하게 즐기지 않고, 굳이 비싼 값으로 불편하게 영화관을 가는 건, 바로 이런 가슴 벅찬 감동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감동이 단순한 눈요기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영화 대부분은 그 뻔한 주제를 앞세운 그 뻔한 스토리 진행이다. 그걸 엮어내는 소재가 다를 따름이다. [매트릭스]도 원래 그런 영화였는데, 그 1편을 영화평론가들이 너무 거창하게 떠벌인 것 같다. 그래서 2편에서 억지로 어깨에 힘주면서 뻥 좀 까려다가,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3편을 엄청난 스펙타클로 땜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면 이 영화는 그냥 1편에서 그쳤어야만 했다.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긴박감 넘치는 액션으로 그저 재미있는 영화이었는데, 2편과 3편을 만들면서 잘못된 사심이 끼여들었다고 본다. 매트릭스라는 현대문명에 마치 ‘장자의 나비꿈’처럼 현실과 가상을 뒤섞어 놓고는, 극단적인 선과 악을 대립시킨 채 도교와 불교를 매갑시 끼워 넣더니, “시작이 있는 곳에 끝이 있다”는 종말론적인 암시를 되뇌이면서 시온의 오로지 한 분(the One)뿐인 새로운(Neo) 구세주로 구원을 얻어내는 기독교로 마무리 짓는다.

흑인은 물론이고 유난히도 일본인 중국인 인도인까지 언저리의 주요인물로 등장시키면서, 백인남성을 굳이 구세주로까지 설정하여 끌고 가는 모습에 ‘백인 우월주의’가 오버랩 되는 건, 팍스 아메리카나에 나의 지나친 반감일까?

그리고 보니 "따져 묻지 말라. 당신은 게임오버한 다음에도 그걸 사유하는가?"는 말을 깜빡 잊었다. 여러분은 껌이나 땅콩을 씹으면서 사유하는가? 군것질은 그냥 군것질이다. 신나는 장면을 그저 신나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전투장면이 엄청나다. 잠깐 나오고 마는 모니카 벨루치의 뻥친 젖가슴도 스치듯이 즐기고, 마지막에 악당과 굵은 장대비를 가르며 싸우는 액션장면도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다. 애당초 그렇게 시작해서 그렇게 끝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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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매우 트릭들로 가득한 영화, 매트릭스.....? 공감 2003-11-14 /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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