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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 KBS<단박 인터뷰> 김용철을 말하다.
김영주 2007/11/11 10:06    

영화는 다른 예술장르에 비하여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을 가장 생생하고 다양하게 담아낼 수 있다. 예술 중에서 일반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가장 적은 돈과 가장 적은 시간으로 가장 다양한 예술적 표현양식을 맛볼 수 있다. 이야기 대상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초점을 확실하고 선명하게 잡을 수 있다.” 영화가 갖는 이러한 남다른 장점 때문에, 영화는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을 가장 생생하고 다양하게 다가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이다.

그러나 그 어떤 사건에 얽힌 어느 누구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말하기 참 어렵다. 이야기 대상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의 초점을 확실하고 선명하게 잡을 수가 없다. 누구나 다양한 마음의 껍질(Persona)이 여러 겹으로 켜켜이 복잡하게 둘러 쌓여 있어서 그 마음의 껍질들에 굴절되어 그 나름의 색깔에 젖어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전달매체나 전달상황에 따라 주어진 팩트Fact에 자기의 색깔로 갖은 양념을 버무려서 낱낱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그 무엇이나 얼마든지 좋게 말할 수도 있고 얼마든지 나쁘게도 말할 수 있다. 처세의 달인들은 이걸 절묘하게 잘 요리한다. 그 맛이 기막히다. 그래서 “열 길 물 속보다 한 길 사람 속이 더 깊고 어둡다.” 그러므로 그 전달자와 전달매체 뒤에 숨겨진 '개인적 사회적 페르조나의 굴절과 색깔'을 잘 벗겨보아야 한다. 사람이 있는 곳에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일이기에 그 질긴 삶의 멍에를 벗어버릴 수가 없다. 오랫동안 접촉해야 하고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 오랫동안 접촉하지 않으면 섣부른 판단에 흐르기 쉽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타성에 젖어들거나 스킨쉽의 정에 이끌리기 쉽다. 우리 삶의 구구절절한 속내 한 터럭 끝 마디마다마다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우리 삶의 마디마디에 맺힌 그런 고린내를 알아간다는 것이다. 그 정답은 없다. 그 중中과 정正을 잡아 지혜롭게 판단하고 실천해 간다는 게, 그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김용철 고백사건이 터지자, “이제 드디어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왔구나! 우리 사회의 마지막 성역 그리고 그 주변이 들추어지겠구나! 골리앗과 다윗! 1:1이 아니니, 골리앗들과 다윗!” 호기심이 확 당기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와 동시에 나의 지난 20여년 그리고 지금 내가 경험하는 수렁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이도 나와 엇비슷해 보였다. 삶의 모습은 달랐겠지만, 같은 시대를 살면서 같은 시대환경을 경험한 사람이다. 그의 인생자취에 나의 인생자취가 오버랩되었다. 그 옳고 그름을 떠나서 “김용철이란 사람,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며 그에게 저절로 동정심이 솟아올랐다. 그 사람의 뒤에, 천주교의 정의사제구현단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정말 정말 엄청나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감정적 쏠림의 소용돌이가 확 일어났다. 난 그때마다 가슴에서 경고등이 울려온다. “삐뽀삐뽀, 영주야! 오바하지마! 삐뽀삐뽀, 냉철 냉철!” 맘을 가라앉혔다.


난 지금 현재는 '미국 민주당'쯤에 해당하는 정치노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양극화를 싫어하지만 '좋은 부자'를 인정한다. 그러므로 '반 공화당'일지언정 '반미'도 결코 아니며 사회주의자도 결코 아니다. 단지 우리나라 학교교육과 사회분위기가 어영부영 얼렁뚱땅 '친 공화당'쪽 세뇌공작에 젖어 있기 때문에, 그 수렁에 빠진 사람들 눈에는 그 적대감이 도사려 나의 친 민주당을 반미나 사회주의로 몰아세워 보고 싶은 심정을 갖게 된다. 특히 조중동신문에 알게 모르게 젖어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나에겐 '친 민주당'이라는 페르조나가 깔려 있다.

이제 우리 사회의 화두는 '경제민주화'이다. 지나친 양극화로, 세상 모두가 '돈독'이 올라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아귀다툼이다. 돈이 싫다는 게 아니라, 그게 너무나 지나쳐서 인심을 사막화시키고, 세상이 잔재주로 넘쳐 흐르게 하고, 천박한 금박으로 덧칠한 허세가 판을 치도록 만들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의 독재가 온 세상을 장악해 간다. 지역감정이라는 악마와 지나친 양극화라는 마녀가 만나 '일상생활 속의 5.18사태'를 잉태하고 있다.

우린 삼성에게 두 가지 엇갈린 감정을 가지고 있다. 삼성제품에 대한 뿌뜻함과 신뢰 그리고 삼성왕국이 온 세상을 장악해감에 대한 두려움과 불길함. 당신은 어느 쪽에 더 쏠려 있습니까? 난 '친 민주당'쪽이기에, 두려움과 불길함 쪽에 쏠려 있다. 그래서 난 '김용철 고백'을 배신보다는 용감으로 보는 쪽이다. 김용철의 고백이 개인적 시달림에 따른 감정적 복수냐 자기의 시달림을 사회구조적 폭력으로 보아 저항하는 '공분'으로 승화시켰느냐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점을 알 수가 없어서, 그의 고백에 적극적 찬동을 해야 할지 지켜만 보아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두 가지 이유로 그의 고백을 용감쪽으로 보고 적극찬동하기로 하였다. 첫째, 그를 뒷받치고 있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깊은 신뢰이다. 둘째, KBS에서 방영한 <단박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돈과 자리에 연연했으면, 그들이 제안한 꿀단지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전 그 꿀단지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고 말하면서, 마무리 말에 "저는 제 영혼을 신부님들께 맡겼습니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삼성쪽이나 '시장만능주의자'쪽에서 코웃음치고 말겠지만, 삼성이 이번 '김용철 고백'을 입에 쓴 양약으로 받아들여 '맑은 기업'으로 나아가면 훨씬 시장효율성을 살리게 되고 나아가서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던 '가짜 노블레스 오블레주'에서 자랑스럽고 당당한 '진짜 노블레스 오브레주'로 변신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다. 그래서 삼성이 제품으로 자랑스럽고 '좋은 부자'로도 존경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진심이다. 내가 지금은 사회의 주어진 상황이 '친 민주당'에 서 있기는 하지만, 한 편으로 '진짜 노블레스 오브레주'를 갖는 참다운 보수세력을 애타게 목말라 하기 때문이다.

KBS [단박 인터뷰]에 김용철 변호사를 보았다. 거기에서 본 김용철은 그런 엄청난 일을 감당하고 있는 사람치고는 다소곳하고 점잔했다. 담담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엄청난 일에 그 담담한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 “제가 돈과 자리에 연연한다면, 최근에 삼성이 다가와 제안한 꿀단지를 받아들여야지요.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나에 관한 갖은 험담을 다 할 겁니다. 나는 진실만을 말할 겁니다.”는 요지이다. 마지막 말이 가슴에 깊게 다가왔다. “내 영혼을 신부님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를 나서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를 향한 돌팔매와 똥덩어리를 막아주는 울타리가 되어야 하겠다. 더구나 이 일에는 그가 ‘전라도 출신’이라는 지역감정이 밑바닥에 깔려 들 가능성이 크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일단은 맘을 가라앉히고, 여기에선 지금까지 내가 만난 KBS의 <단박 인터뷰>를 이야기하는 선에서 그치겠다.

*****


단박 인터뷰? 인터뷰라는 게 그 사람을 띄워주려고 그 사람의 밝은 면을 덕담하는 경향이 있기에, 그리 관심두지 않았다. 맨 처음, 우연히 [디 워]의 심형래 감독과 단박 인터뷰하는 걸 보게 되었다. 인터뷰어가 단단하고 다부졌다. 그 사람의 변명이나 덕담을 끌어내려는 질문이 아니다. 말씨가 또렷하고 담백하다. 인터뷰가 간결하고 예리하게 이슈의 정곡을 파고들었다. 그렇다고 딱딱하고 메마르지 않다. 인터뷰 바닥에 깔린 분위기가 부드럽고 겸손하다. 결코 평범치 않은 내공이 느껴진다. 믿음직하다. 마지막 질문을 꼭 이랬다. “가장 애창하시는 노래가 무엇입니까? ··· 지금 이 자리에서 불러 주실 수 있겠습니까? ··· ” 그리고 어떻게든 그들의 애창곡을 한 소절이라도 부르게 만들었다. 나도 빙그레 웃었다. 그 뒤로 이 프로그램을 애용한다. 그녀의 인터뷰는 항상 시원하고 새콤한 레몬주스를 단숨에 꿀꺽 들이킨 듯이 목이 확 트이고 상쾌했다.

그녀의 프로필을 찾아보았다. 이슈와 맞짱 뜨는 여자, 김영선. 1997년 KBS에 첫 발을 디딘 이후 탐사저널리즘의 매력에 빠져 보낸 청춘시절... 뉴스현장을 발로 뛰며 8kg 방탄조끼를 걸친 채 이라크 전장을 누빈 맹렬여성 PD로서, 이제 이슈의 한가운데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당찬 인터뷰어로 거듭납니다. 1999~2000 뉴스투데이 (PD와 기자가 함께 만든 8시뉴스) - 2001 역사스페셜 <북한문화유산시리즈> · 2002 TV 내무반 · 2003 추적 60분 <사라진유괴범 9일간의 두뇌게임> 외 · 2004 일요스페셜 KBS 스페셜 <한국교육 세계1위?> 외 · 2005 추적 60분 <이라크파병1년 자이툰을 가다> 외 · 2006 생방송 시사투나잇 · -- 2002 한국방송 프로듀서상 교양부문 작품상 (역사스페셜) · 2003 INPUT(세계공영방송대회) 시사프로그램 선정 (추적60분)

KBS홈피 - 시사교양 클릭 - 시사교양 왼쪽 연보라빛 코너의 ‘가나다 순’ 바로 아래 ‘ㄱ-ㅂ’자리 중간쯤에 ‘단박인터뷰’ 클릭 - 단박인터뷰 화면 중간에 ‘인터view'에 커서를 올리면, 아래풍선메뉴에 ’다시보기‘ 클릭 - 최근 72번 번호에 ’김용철 변호사‘ 동영상 300클릭

독자 의견 목록
1 . 삼성공화국, 靜香 2007-11-13 / 14:00
2 . 그래도 심성 aasssfdgfd 2007-11-13 / 20:39
3 . 그래도님! 김영주 2007-11-15 /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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