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9년 7월 26일 금요일
손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동영상] 목포 쭈꾸미낚시


 졸음운전,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
 여름철 물놀이 안전수칙
 여름철 건강관리 요령
 완강기 사용법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 관리방..
 기획공연 연극『난영』 공연
 일본역사테마기행
 삼학도 문화제전 사진모음
 해남군립예술단 성인합창단 신규..
 2007 삼학도문화제전 행사진행표
 법과 규제가 사람을 죽이[evil]..
 도둑은 수천이라도 잡아야 하며 ..
 함평군립 미술관 건립 추진을 충..
 "왜"함평군은 군민의 눈,귀,입를..
 [동참] 부패한 종교, 시민의 힘..
 실손처리하세요
 오늘의 날씨
 제네시스
 제네시스
 아파트 쇼핑
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밀양]에 비쳐든 성聖과 속俗
김영주 2007/06/04 15:17    


이창동 감독의 코드는 ‘처절한 슬픔’이다. 그런데 그토록 처절한 슬픔을 담아내는 그릇이 우리가 흔히 만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이다. 더구나 그의 시선은 무덤덤하고 무심하다. 그 평범한 일상과 그 무심한 시선이 너무나 평범하고 무심해서, 오히려 그 처절한 슬픔을 더욱 시리고 사무치도록 돋을새긴다. 그래서 그의 슬픈 리얼리즘은 가혹하다 못해 잔인할 정도로 우리의 가슴을 파고든다. 너무 아프고 너무 무거워서 너무 힘들다. 처절한 슬픔을 넘어서서 ‘잔혹한 슬픔’이다. 이토록 잔혹한 슬픔은 아무 곳에나 박치기해 버리고 싶은 ‘자살충동’을 일으킨다.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 속의 댄서]가 그랬다. “아무리 심장을 단단히 여미어도, 그 슬픔의 시린 칼날에 베이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슬픔에 예민한 쎈서를 가진 사람은 이 영화 보지 말라. 다친다.

전도연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이라는 소식에 관객이 많이 늘었겠지만, 일반적으론 이런 영화는 보라고 권장해도 보지 않는다. 새파란 애들에겐 더욱 재미없고 지루하다.

*****

이 영화의 화두는 ‘기독교의 용서’이다. “원수를 사랑하라!” 전도연이 몰린 그 처절한 슬픔을 신앙심으로 과연 용서하고 풀어낼 수 있을까? 그 용서가 과연 진짜일까? 범인의 참회가 과연 진짜일까? 그게 진짜임을 누가 보증하고 누가 확신하는가! 하나님? 글쎄 ... .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다. 결국 신앙의 문제이니, 그 종교를 믿느냐 마느냐만 남는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렇게 매듭짓지 않고 이 문제를 굳이 따지며 묻는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우리 주변에 없었더라면, 이 문제는 전혀 다르게 접근하고 전혀 다르게 풀어갔을 터인데, 기독교라는 종교가 우리 주변에 넘쳐나면서 벌어지게 된 일이다. 그러니까 “원수를 사랑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에 앞서서, 기독교를 비롯한 서양사상의 밑바탕에 깔린 ‘생각틀’에 문제의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다. 서양사상의 뿌리를 캐어내어 헤집고 파헤치지 않는 한, 우리는 서양사상의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저 가지에서 저 너머 가지로 번거롭게 오고가는 다람쥐에 지나지 않게 된다. 문제 삼을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기독교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으니 문제 삼아 이야기하되, 서양사상의 가지에 매달리지 말고 서양사상의 뿌리를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느 한 모습을 극렬하게 몰아쳐서 이런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뮌헨] [다빈치 코드]에서 종교문제를 진하게 이야기하였다. “봉우리가 높으면 골짜기가 깊다”는 말을 앞세워, 종교가 보여준 천사와 악마의 극렬한 대립과 이상향을 향한 지나친 갈망이 우리 인류의 발자취를 핏빛으로 물들이며 인류를 오히려 더욱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고 비난하고, 어떤 개인과 집단이 ‘자기 집착을 미화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위선과 허세를 꼬집었다. 이창동 감독도 이 영화에서 이 땅의 종교가 보여주는 그 위선과 허세의 한 자락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지극히 평범한 리얼러티로 그려내고 있다. 그 평범한 리얼러티의 의미심장함을 보아내지 못하면, 이 영화의 예술적 값어치를 반에 반값 밖에 보지 못한다. 이창동 영화의 백미는 여기에 있다. 갈수록 슬픔을 감당하기 힘들어져서 슬픈 영화는 일부러 피함에도 불구하고, 잔혹할 정도로 슬픈 이창동 영화를 보는 것은 바로 이 맛 때문이다.




이 맛은 이창동 영화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에 깃들어 있다. 스토리 배경 음악 음향 의상 소품 그리고 주연과 조연의 대사 표정 몸짓 발짓 손짓 옷깃 ··· .( 주제음악이 참 좋다. 스윙으로 흔들고 애달픈 뽕짝처럼 흐느끼면서, 현을 쭈욱 늘이듯이 저 멀리 아련하게 밤거리의 가로등 불빛처럼 쓸쓸하게 흐른다. ) 주연의 연기만 좋은 게 아니라, 조연들의 연기도 놀라울 정도로 그 역할에 꼭 맞는 모습으로 자연스럽다. 전도연과 송강호의 연기에 언론들이 일찌감치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그렇게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들이 연기를 잘못한 건 아니다. 잘했다. 배우의 연기는 자기 혼자 만의 능력이 아니다. 좋은 감독은 그 배우의 바로 그 끼를 알알이 쏘옥 뽑아낸다. 이창동은 이 능력이 누구보다도 빼어나다. 그러나 그가 더욱 빼어난 것은 주연배우의 연기에만 그러한 게 아니라, 조연배우의 연기까지도 매우 그렇다는 점이다.( [라디오 스타]에서 이준익감독을 눈여겨 보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

전도연은 어줍쟎게 예쁘고 우아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기에, 어떤 역할이든 몸을 사리지 않고 허세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촌티나는 소녀도 바람난 아줌마도 깡다구 터프걸도 단단한 수절녀도 자포자기한 다방레지도 모두 잘 소화해낸다.( 그러나 때때로 그 역할에 너무 욕심을 부려 좀 과장된 오바가 보인다. ) 이 영화에서 전도연의 연기력이 다른 영화에 비해 유별났다기보다는 익히 인정했던 그 만큼인데 유럽사람들이 그녀의 연기를 처음 보곤 놀라워하며 칸 영화제의 큰 상을 안겨 주었다. 송강호는 연기력이 빼어나기보다는 논두렁 깡패처럼 막되 먹은 깡다구나 텁텁하게 어수룩한 촌닭 같은 이미지가 딱 맞아 들어가는 경우에 그 빛을 발한다. 그래서 [JSA 공동경비구역]의 북한군 장교나 [살인의 추억]에서 막사발 형사에서는 딱 어울렸고, ‘백세주’나 ‘공기청정기 케어스’의 광고에선 지나쳐서 닭살 돋게 어색했다. 이 영화에서 송강호는 주연이라지만, 전도연의 강렬한 역할을 두어 발자국 뒤에서 얼쩡거리며 뒤받쳐주는 들러리 주연이다. 전도연이 뿜어내는 서슬 퍼런 칼날 같은 슬픔을, ‘넉넉하고 느슨한 속물俗物의 빈 터’에 들러리다운 어정쩡함으로 우릴 풋풋이 웃겨줌으로써 영화 전체가 너무 강퍅하게 몰리지 않도록 균형 잡아주는 완충지대를 마련해 준다. 그러니 전도연이 칸 영화제 큰 상 받은 소감으로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시고 강호오빠가 잘 받쳐주지 않았다면, 나에게 이런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글고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시고”라는 말은, 수많은 조연배우들의 평범한 리얼러티를 빼어나게 뽑아낸 이창동감독의 역량에 유별난 강조점을 두어서 들어야 한다. 난 유괴범이 감옥에서 보여준 표정과 말씨에 전율을 느꼈고, 약국 부부와 어느 전도사의 표정과 말씨에 다가오는 ‘영락없는 리얼함’에 감탄했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그 표정과 말씨까지 잡아낼 수 있을까? 전문배우가 아닌 것 같은데 ... ?


전도연은 송강호를 “속물!”이라고 비아냥댄다. 그는 다방레지의 팬티나 기웃거리고, 화딱지 나는 대로 벌컥 화내고, “오늘따라 담배맛 끝내준다”며 개다리 떠는 재미로 살고, 주차장 완장차고 거들먹거리다 동네 선배에게 굽신거린다. 그러나 전도연 뒤만 쫄랑거리며 따라다니면서도 좋아한다는 속엣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 잠든 그녀의 머리내음을 몰래 훔쳐 맡는 속알머리 없는 소심남이다. 하나님과 예수님의 거룩함을 끊임없이 찬양하면서 나의 죄를 고백하고 눈물로 사죄하며 하나님께 그저 순종하며 살겠노라며 맹세를 거듭하는 그 사람들이 보면, 그는 ‘인간 말종’이다.( 그런 모습은 유괴범과 그 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그러나 굳이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창동은 그 분께 선택받은 ‘형제님과 자매님의 성스러움’보다도 그 분께서 불쌍히 여기시는 ‘싸가지 없는 말종들의 속물스러움’에 더 많은 애정과 호감을 입히고 있다. 물론 그가, 장로님에게는 육탄공세로 유혹하고 속물에게는 콧방귀로 냉랭하다는 다른 조건으로 두 남자를 “시험에 들게” 한다거나, 송강호의 속물근성을 적당하게 다듬어서 관객에게 귀엽고 호감이 가도록 ‘리얼러티가 떨어지는 꾸밈새’를 주고 있다. 잘못이다. 그러나 나도 ‘성스러움을 향한 거룩함’보다도 ‘성스러움이 짓누르는 엄혹함’에서 더 짙은 그늘을 보고, ‘속물스러움에 뒤덮힌 천박함’보다도 ‘속물스러움에 깃든 소박함’에서 더 진한 정겨움을 느끼기에, 이창동의 이러한 관점에 적극 동조한다. 우리는 '저 높은 곳을 향한 지나친 갈망'이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는다는 걸 새겨서, '지나친 이상향과 지나친 희망'에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 지나친 이상향과 지나친 희망의 뿌리는 '지나친 자기 집착'이다.

대단하십니다. 이창동님! 문화부장관 같은 거 하지 마셔요~ ^!o!^

독자 의견 목록
1 . 알았소이다. 덕분에 다녀오리다 영선 2007-06-05 / 20:53
2 . 저는 기냥..... 불법으로다가... 전 장관님의 작품을... 장보고 2007-06-06 / 02:31
3 . 송광호가 당했네 아침이슬 2007-06-08 / 12:09
4 . 송광호?? 시네마키드 2007-06-11 / 02:09
5 . 너저부리한 관람 심정 제철 2007-06-11 / 12:00
6 . 언제???? 강호로 바꿨디야^^* 아침이슬 2007-06-11 / 12:06
7 . 우와! 이렇게 많은 분들의 답글이 ... . 김영주 2007-06-12 / 21:48



의견글 쓰기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글쓴이 비밀번호
제 목
내 용



  → [밀양]에 비쳐든 성聖과 속俗[7] 2007.06.04
  영웅과 천재 그리고 공주병과 왕자병 2007.05.27
  [스파이더맨] 3편의 세 악당 vs 2편의 닥터 옥토![1] 2007.05.20
  [스파이더맨2]와 '닥터 옥토'의 숨막히는 카리스마 2007.05.09
  [천년학] 임권택 정일성님! 천년토록 아름다우시길 ... .[6] 2007.04.28
  [블랙 북] 블랙홀에 빠져드는 폴 버호벤 감독 2007.04.16
  [페인티드 베일]에 가려진 사랑의 미로, 그리고 오리엔탈리즘 2007.04.01
  [하얀 거탑]의 드높은 인기, 권선징악에 갇히다. 2007.03.18
  [드림 걸즈]의 화려한 성공신화에 가려진 슬픈 노래 2007.03.03
  [하얀 거탑]의 권력에 짙게 내려앉은 음습한 먹구름 2007.02.19
  [황후 화] 장예모 감독, 예술로 일어나서 상술로 무너지다! 2007.02.03
  색채의 마법사 장예모 감독이 그려낸 [황후 화]와 [영웅][1] 2007.01.29
  [묵공] 전쟁을 반대하는 묵가의 전쟁?[2] 2007.01.18
  [미녀는 괴로워]도 신난다! 2007.01.10
  진보운동권은 '신영복'을 다시 사색하라![2] 2007.01.02
  [사이보그 ] 박찬욱은 천재니까 괜찮아?[1] 2006.12.21
  [스텝 업] 퓨전이 퓨전다와야 퓨전이지~! 2006.12.07
  [열혈남아]의 사무친 그리움, 엄마-! 2006.11.24
  [라디오 스타] 훈훈하고 코믹해서 더욱 슬프다.[5] 2006.11.09
  @ <알림> '영화로 보는 세상'이야기를 당분간 쉽니다.[4] 2006.07.07
  [다빈치 코드] 여신숭배와 페미니즘[2] 2006.06.19
  [다빈치 코드] 예수의 신격화, '권력과 종교의 결탁'[5] 2006.06.09
  [다빈치 코드]에 숨겨진 사악한 권력음모 2006.05.29
  [블러디 썬데이] 그리고 그해 오월광주! 2006.05.11
  [인사이드 맨] 5.18영화도 이쯤은 되어주어야 ... 2006.04.28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우리힘소개 | 개인정보보호정책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제휴문의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Copyright © 2003 인터넷신문우리힘닷컴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Tel : (061) 277-5210 / Fax : (061) 277-5290
신문 등록번호 : 전남 아 1 등록일 : 2005.08.11 발행인 : 김은정 / 편집인 : 오승우 3.234.24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