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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용의 창업과 경영


실수요를 정확히 파악했는가
시장을 잘 분석하고 그에 맞는 창업 아이템을 찾을 때, 실패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한규용 2003/08/18 15:47    

오늘은 내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6개월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매일 이용하다시피 하는 숙소 앞 지하철 입구에서 10미터쯤에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오픈했다. 또 거의 동시에 집으로 가는 길목의 2차선 이면도로 옆에 맥주와 호프를 같이 판매하는 고급 치킨점도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열었다.

△ 불황일수록 상권에 맞는 업종 선정이 중요하다. (사진/네이버검색)
오픈을 자축하는 이벤트 행사로 요란한 음악과 생기 넘치는 아가씨들의 댄스를 지켜보면서 짧으면 3-4개월, 길면 6개월 정도나 갈까? 좀 어려울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하면서 지켜본 적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예상은 적중, 6개월 내로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두 점포는 문을 닫고 말았다. 금전적으로 입은 손실이 적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니 ‘한번쯤 찾아가서 미리 얘기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내가 보기에 이 두 점포가 실패하게 된 데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그 가운데, 두 점포의 패인(敗因)의 가장 큰 요인은 상권에 맞는 업종 선정을 하는 데서 실패한 점이다. 점포와 업종을 결정하기 전에 기본이 되는 ‘수요예측’을 얼마나 고려했는지 묻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동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고사하고 일용직 근로자들이 많고 소득수준이 낮은 중산층이 많아서 유행에 민감하기보다 현실적인 소비를 중요시하는 업종이 요구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구성된 동네환경이다. 따라서 잘되는 주변의 점포를 살펴보면 주로 실생활과 연관된 쌀집, 슈퍼, 학원, 미용실, 정육점, 중국집, 문구점, 스포츠 용품 판매점, 핸드폰 대리점이 주류를 이룬다.

이런 상권을 무시하고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오픈을 했으니, 한 마디로 다소 품위 있는 커피의 기호식품을 선호하는 손님이 많을 리가 없다. 오히려 우리 동네의 경우에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커피보다는 저렴한 자판기 커피가 소비면에서 더 제격일 것이다. 그러나 당연히 전철역이면 그래도 유동인구가 많으니 장사가 좀 되지 않겠는가라고 막연히 기대했는지 모르지만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만 것이다.

또 하나의 업종은 치킨 안주 위주의 고급 맥주 호프집이었는데, 사실 우리 동네는 제일 많은 것이 미용실이고 그 다음이 치킨집이다. 주로 배달전문점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유명한 브랜드로 이미 치킨 영업이 펼쳐진 상태이고, 그렇다 보니 고정수요도 어느 정도 형성이 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인은 그래도 유사한 고급 업종이 없으니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간단한 술손님을 확보할 수 있지 않나하는 생각에 오픈 한 것 같은데, 초반에는 다행히 약간의 손님들로 자리를 메웠으나 치킨의 차별화가 약한 불리함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바로 옆집에 세계맥주 전문점이 생기면서 다양한 맥주와 값싼 안주가 기존 고객들을 빼앗아 가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점포는 자구책으로 점심시간에 특선 메뉴도 개발하고 세계맥주도 취급하고 술안주도 다양하게 개발하는 등 노력했지만, 업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옆집 맥주집의 매출만 올려주고 폐업을 하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두 점포의 새로운 인테리어 공사를 지켜보면서 이번에는 또 어떤 업종이 들어올까 새삼 설레임과 궁금함으로 그 길을 지나고 있다. 최근의 경기악화와 향후 예상되는 전반적인 장기침체 속에서, 정확한 수요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창업환경이다.

업종 선택에서 수요예측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차라리 창업을 뒤로 미루는 것도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무게를 두고 싶은 심정이다.

독자 의견 목록
1 . 부럽당 노만 2003-08-19 / 13:01
2 . 이번 글 역시나 공감합니다^^ 光革 2003-08-20 /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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