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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용의 창업과 경영


이렇게까지 서민 경제의 현실을 모를 수 있나...
정부의 ‘영세 자영업자 종합대책’에 대하여
한규용 2005/06/10 11:08    

정부는 5월31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제로 ‘중소기업 특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영세 자영업자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자영업자의 경영정상화 지원과 과당경쟁해소를 위한 지원 방안을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키로 발표했다.

전 국민의 30%에 이르는 종사자들의 향후 장래를 좌우하는 대책이어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언론의 보도와 분석이 피상적 수준에 그치고 있기에 필자는 부처별 정부대책의 원문을 입수하여 정리하고 그 문제점을 검토해 보려한다.


5.31 발표의 핵심요약

관련부처 : 중소기업 특별위원회, 산자부, 복지부, 노동부, 건교부, 기획예산처, 중기청

1. 자영업자 현황

(1) 자영업자 수 (‘03년 ) : 240만개로 중소기업수의 80%
(2) 업 종 분 존 : 소매업(27.3%), 음식업(25.3%), 운수업(12.1%), 개인서비스(6.3%)
(3) 종사자 비중 : 29.5% (OECD 평균 : 13.7% )
(4) 자영업자 가구 실질소득 : ‘04년 월 248만원 (‘00년 : 304만원, ‘03년 : 244만원 )
※ 임금근로자 가구 : 267만원

2. 자영업 실태조사 결과 : 전국 8개 상권, 16개 업종, 1,600개 점포 설문 조사

(1) 경영실태 : 매출액은 최근 3년간 감소(66.7%)또는 정체(24.9%) 되었다고 답했으며
앞으로도 정체(50.3%)나 감소(34.1%)로 예측했다.
영업이익은 생계유지정도 64.0%, 적자운영 26.4%였다.

(2) 경영 애로 원인 : 과잉진입(65.7%), 소비위축(49.3%), 자금부족(21.9%), 대형점포개장(21.6%)

(3) 창업업력 : 매년 50만개 창업과 40만개 폐업. 57.9%의 자영업자 3년 내 폐업과 창업 반복.

(4) 향후계획 : 매출감소에도 불구, 계속운영 83.9%, 전환 11.8%, 폐업희망은 3.3%에 불과

(5) 문제점
① 자영업자 :미취업자들의 생계수단으로 인식하여 사전준비 없이 무분별한 창업
② 시장여건 :창업시장에 대한 인프라부족, 낮은 진입장벽으로 빈번한 폐업과 재 창업이 반복됨
③ 정부지원 : 단순한 창업자금지원에 치중하여 과잉에 일조, 전담행정조직의 미비

3. 종합대책 중 핵심내용

(1) 과잉진입예방
① 지역별·업종별 경영실태 및 상권정보보급과 홍보를 통해 무분별한 과잉진입방지
② 창업지원시책 및 업종별 진입기준정비 등을 통해 준비된 창업의 유도
- 창업자금지원시 컨설팅·교육의 의무화, 개인서비스업 전문자격제도 강화 (복지부)
화물운송허가제 · 택시지역 총량제 (건교부), 중고령자의 고용연장지원 (노동부)

(2) 컨설팅 지원 체제 구축
① ‘05년 ~ ‘07년까지 개별점포별 맞춤컨설팅 (70만개) 및 교육(30만개)실시 하여 취약점포는 업종변경(프랜차이즈화)이나 폐업, 성장가능점포는 지원한다.
( 컨설팅경비는 50만원 범위 내에서 80% 정부지원. 단, 취약점포 판정 시는 100%지원 )
② ‘05년 하반기엔 컨설팅 20만개, 교육 6만개 실시

(3) 컨설팅에 근거한 경영안정지원
① 시설개선·마케팅 등 성장가능점포에 대한 필요비용 지원, 정보화 지원
② 지역신보의 자영업전문 보증기관 활용

(4) 컨설팅에 근거한 사업전환 및 퇴출 유도
① 능력 있는 전환희망자는 프랜차이즈협회 통한 가맹알선
(국민은행 5천만원 이내 신용대출지원 ‘05.7)
② 폐업과 청산 시 절차에 대한 자문 후 재취업 프로그램 알선

(5) 프랜차이즈화 지원
① 기존중소기업지원대상에 프랜차이즈를 포함하여 제조업과 동등하게 지원
② 건전한 프랜차이즈 육성을 위한 제도 마련 ( 단체인증제, 각종인프라지원 )



올 1월 건국 이래 처음이라는 대통령의 자영업 대책마련 지시 후 4개월 만에 발표되는 이 정책은 큰 기대를 가졌던 것만큼 그 심각한 졸속기획을 앞에 두고 갖는 실망도 크기만 하다.
흔한 공청회 한번 못할 만큼 발표를 서두른 대가는 언론과 국민의 비판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소자본 자영업자들을 직접 만나고 컨설팅 업계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계자들과 매일 대면하는 필자가 봤을 때도 당장 통째로 휴지통에 넣어야할 엉터리 정책이다.

문제점 1. 인위적 과잉진입예방

어차피 일주일 만에 김근태 장관의 사과와 함께 원점으로 돌아간 일부 업종의 자격증제는 물론이거니와 일자리가 없고 먹고 살 것이 없어서 장사라도 해봐야겠다는 서민들에게 서비스 자영업의 진입장벽설치는 숨이 막힐 노릇이다.

경제학적으로도 소매·음식·제과·미용·운수업 등은 독점적 경쟁 산업이라 분류되어 많은 업체의 퇴출과 창업이 반복되면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도록 되어있는 특징을 갖는다.

진입장벽은 결국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고 창업자들에게 부담만 지우는 꼴이 된다. 그러나, 예비 창업자들에게 관련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문제점 2. 열악한 컨설팅 인프라

올 하반기에 20만개, ‘07년까지 70만개를 컨설팅 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소리이다. 소자본자영업자들에게 그러한 컨설팅을 해줄만한 컨설턴트가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될까? 언론에선 150명 운운하는데 이것도‘한국 소자본 창업 컨설팅 협회’에서 60여 회원사소속 컨설턴트를 다 합쳐서 하는 말이고 필자가 봤을 때는 게 중에 태반은 함량 미달이다.
MBA 땄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장사꾼 컨설팅이 아니다. 장사라는 게 어떤 것인지 밑바닥에서 느껴본 사람만이 문제점을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컨설턴트를 양성 한다 해도 1년 뒤부터나 극히 일부분이라도 가능한 일이다.

문제점 3. 폐업 유도 후속 대책의 부재

정부는 선진국보다 두 배 이상 자영업 종사자비중이 높으므로 34만~148만개의 일자리를 줄일 필요성이 있고 그에 따라 이 정책이 나왔다는데 문 닫은 다음에는 어떻게 하라는 대책이 너무 약하다.
노동부에서 재취업 프로그램 만들고 ‘11년까지 노인요양제도관련 5,800개 일자리 등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달랑 이것뿐인데 나머지 수십만의 가장들은 뭐해서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한단 말인가?
정부관계자의 말처럼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몇몇 관계자가 서둘러 만들어낸 흔적이 역력한 금번 정책은 경제 위정자들의 자영업에 대한 시야가 무척 좁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인가?

첫째, 필자는 문제의 근본을 한국경제 전체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작년에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을 사상최대의 실적과 흑자를 올리고 상여금 잔치를 벌였지만 그 그늘에는 비정규직이 있고 한참 돈을 벌어야할 나이에 직장을 잃은 자영업자들이 있다. 겨우 먹고 살거나(65.7%) 적자가 나는데(26.4%) 그래도 계속 운영 하겠다(83.9%)는 게 무슨 말인가?

받아주는 직장이 없으니 인건비라도 벌어보려는 게 자영업자들의 현실인 것이다. 돈 많이 번 대기업과 그 노조들이 기득권을 틀어주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않는 이상에 자영업 구조조정은 불가능한 일이다.
돈만큼 사회적 명예와 체면도 중요한데 아무 일이나 할 수도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이민생각도 그래서 하는 것이다. 비록 시장경제에 반하는 일이지만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킬 방안이 딱히 없다면 대기업 할인점이 자발적으로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도 생각해야한다는게 개인생각이다.
대기업과 귀족노조가 사회에 쏟는 관심만큼 자영업 대란과 비정규직 차별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

두 번째로 한국 서비스산업에 전반적 개혁이 필요하다

서비스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하여 낮은데도 종사하는 자영업자는 두 배에 이른다는 통계가 말해주듯 사람을 줄이려는 노력에 앞서서 서비스산업전체의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선 행되어야한다. 좀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위해 외국을 찾는 유학생들이 1/4분기에만 7천5백억을 쓰고 서비스 부문의 국제수지 적자는 해마다 급증해서 여행에서만 1/4분기에 2조원을 넘었다.

해마다 수십조의 국부가 서비스산업에서 유출되는데 정부는 교육·관광·레저·유통산업에 대한 수입개방과 규제 철폐에 눈치만 보고 있다. 어차피 외국 가서 쓰는 돈 외국계 병원·학교 개방하고 관광·레저분야의 개발을 유도한다면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 분야의 GNP를 늘리게 되고 그 혜택을 자영업 종사자들이 골고루 누리게 된다.

세 번째는 당연한 말이지만 경기 부양에 힘써야 한다.

실태조사에서도 경영애로의 두 번째 큰 원인을 소비위축(49.3%)에서 찾고 있듯이 최소 2~3년간의 자영업 소득저하는 불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경제야 어찌되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정책을 따지고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치권과 사회적 책임보다 이념적 자기변명과 돈벌이에만 급급하여 서민 경제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못되는 언론사와 앞서 거론한 대기업 등 나라를 이끄는 중심세력들은 한시바삐 지긋지긋한 당파싸움을 걷고 경기 활성화에 힘을 모아야한다.

자본주의의 시장경제가 갖는 ‘보이지 않는 손’에 자영업의 구조조정도 맡겨야 한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문 닫는 가게와 생활정보지에 넘쳐나는 상가 매물 광고를 보면 안다.

정부는 예비창업자에게 각 아이템과 상권에 관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기존의 창업유도 자금 축소 정도로 그 역할이 충분하다. 프랜차이즈 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방침은 좋으나 그렇다고 영업이 부진한 자영업자에게 은행대출 알선하여 가맹시키겠다는 것도 오버다.

업체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국가차원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말인데 어떤 자본주의 국가가 민간 기업을 등급 분류한단 말인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육성은 시키되 가맹판단은 역시 스스로에게 맡겨야하며 대출 또한 국가가 관여 할 일이 아니다.
국가의 핵심 7개 부처가 모여서 할 일은 이렇게 공상에 가까운 정책 짜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일자리 창출과 부의 분배, 서비스산업의 성장과 경기부양 방안이 되어야 한다.


독자 의견 목록
1 . 용어부터 바꿉시다 시민힘 닷컴 2005-06-10 / 20:37
2 . 공정한 심판역할이 더 필요할 듯합니다. 자영업자 2005-06-11 / 10:02
3 . 관여과 허용의 함수관계 무학자 2005-06-14 /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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